용인시가 대규모 사업을 추진 조정하는 만능리모콘은 아마도 ‘느리게’로 세팅됐나 보다. 수년 째 표류하고 있는 분당선 연장선 사업을 비롯한 각종 대규모 사업들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져 시민들의 행정력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분당선 연장선은 2008년 완공목표였으나 1년을 앞둔 현재 공정율이 5%대라고 한다. 여기에 시민체육공원은 사업이 대폭 변경돼 아예 4년 늦은 2015년에 완공계획이라고 한다. 과연 이 사업계획도 시민들이 얼마나 신뢰를 보낼런지 궁금하다.
지금 옆도시 이천에서는 하이닉스 문제로 조용할 날이 없다. 문제는 공장총량제로 인해 공장증설이 무산된 것부터 출발했다. 기업이 이전하면 지역상권을 비롯한 지역경제가 암울해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500여개의 기업이 있는 용인. 만일 거대 기업이 훌쩍 용인을 떠난 버린다면 크게는 수만 명의 생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 공장총량제에 묶인 향토기업이 중국으로 이전한다면 그 피해는 남아있는 지역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자명하다. 자족도시로 가느냐 잠만 자는 도시가 되느냐의 갈림길일 수도 있다.
삼가동의 레포츠공원이 대폭 축소되고 이름도 시민체육공원으로 바뀌어 2015년에나 완공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주민들의 반대로 오락가락 행보를 하던 토월약수터 노인복지시설은 폐지한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다. 정답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체육공원은 수익사업이 배제됐기 때문에 유지비의 문제를 떠안게 되었고 축소된 계획으로 인구 200만의 거대 도시로의 행보에 걸맞지 않는 행정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토월약수터 인근 노인복지시설 부지는 매입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에서 제시안 금액을 민간건설 업자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예측이다. 장기적 계획이 아쉬운 대목들이다.
지난 23일 행정타운 앞에서는 시립장례문화센터 부지로 선정된 어비리 인근 주민들의 집회가 있었다. 성급한 것인지 추진력이 있는 것인지는 나중에 판단할 문제지만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부족한 것도 사실인 모양이다. 시에서는 몇 가지 당근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주민들간의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환경영향평가도 남아있고 부지에 대한 농림부의 농업진흥구역 해제라는 문제도 남아 있다고 한다. 문제는 풀으라고 있는 것일테니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 또한 주민들이 우려하는 환경 및 오염발생에 대한 문제도 오해 없이 해결해 주어야 할 것이다.
홀컵이 어딘지도 모른 채 퍼팅을 한 것일까? 시립장례문화센터로 거론되는 이동면 어비리 주변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기만 하다. 게다가 안성시 양성 주민들도 가세하고 나섰다. 인구 120만을 바라보는 용인시로서는 장례문화센터가 절실한 사업중에 하나일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 중에는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는 한 쉽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사실일 듯 싶다.
부동산 로또라는 흥덕지구. 그중 낮은 분양가와 전매가 가능해 관심을 모았던 경남아너스빌의 1순위 청약접수에서 청약경쟁률이 최고 265 대 1에 이르렀다. 545가구 모집에 무려 7만 여명이 몰려 평균경쟁률도 82.24대 1이나 되었다. 그나마 3자녀 이상 이거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분양이 14: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고 용인지역 청약자 경쟁률이 97 : 1 이었다. 부동산 광풍이라 안할 수 없을 것이다. 기대를 갖고 청약 통장을 꺼내든 시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반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10년간 전매가 제한되는 업체들의 청약접수는 한산하기만 한 것을 보면 집으로의 실용성보다는 재테크 측면이 강한 것이 현실인 모양이다.
만두국에 제맘대로 떡을 넣고 떡값을 따로 받겠다고 하면 기분이 어떨까? 오는 9월까지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 아파트까지 확대 시행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그 헛점이 들어나고 있다. 현재 분양중인 흥덕지구 K아파트는 발코니를 확장하는 옵션을 통해 분양가가 평당 200만원 가까이 오른셈이 됐다. 또 기흥의 S아파트도 고가 발코니 확장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라는 제도 도입이 오히려 편법만을 부추기게 결과를 낳게 될까 걱정이다. 제대로된 분양가원가공개만이 해답은 아닐런지. 원가도 모르는 집을 달라는 대로 주고 살아야 하는 것은 제대로된 모순의 하나일 것이다.
돼지해의 복(福)을 풍성하게 찾으시기 바랍니다. 돼지는 양면성을 가진 동물입니다. 재물과 길몽을 뜻하는 동물인 동시에 탐욕과 게으름, 지저분함 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어떤 의미가 될지는 결국 사람들에게 달려 있는 듯 합니다. 여기저기 도로·경전철·택지개발·전철연장선 등으로 공사하는 모습이 분주한 용인. 길몽이 되어 재물이 될 것인지 탐욕으로 지저분해 질 것인지는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 슬기로운 결론들로 모두 웃는 날이 많은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2006년도 이제 일주일 남았다. 북한의 핵실험 선언에 이어 각종 어수선한 뉴스로 해가 저물고 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 영구송신(迎舊送新)이 되는 듯 싶다. 시간만 새롭지 새로운 것이 없어 보인다. 대선이 예정돼 있는 2007년. 깨끗하고 투명한 한 해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늘 그래 왔듯이 정치권의 이합집산과 무절제한 언론보도가 우리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힐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어느 무속인의 예언처럼 2007년이 통일을 위한 큰 진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지난 6일 제115회 시의회 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장. 시정질의에 나선 김영린의원은 작심하고 나선듯 서정석시장을 향해 말잔치를 벌였다. 말 내용보다는 서로 감정의 골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수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김의원이 숱한 말을 하는 동안 서시장은 핸드폰으로 무엇인가를 확인하느라 분주하기만 했다. 한 때 한 편에 서 있던 두 사람의 정치적 갈등. 이런 모습을 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착찹하기만 하다. 서 시장과 김 의원의 속마음은 과연 어땠을까? 지금도 궁금하기만 하다.
축하 화환 대신 쌀로 받아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공연이 있어 화제다. 지난 4일에 열린 녹야 국악관현악단 제6회 정기공연이 그것. 벌써 3년째 화환대신 쌀로 받는 녹야의 공연은 이제는 제법 많이 알려져 주민들의 호응도 높다. 올해엔 백암면의 15세대에 귀중한 쌀을 전달해 공연의 의미를 두배로 했다. 한편, 이번에는 백암면(면장 장명석)과 백암농협(조합장 이래성), 이장협의회(회장 곽길영) 그리고 면직원들의 도움으로 훈훈한 사랑을 더욱 뜻 깊게 전달했다.
12월 3일은 용인신문 창간 14주년 기념일이다.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14살이다. 지역신문에서는 몇 안되는 연륜인 셈이다. 어려움도 있었고 즐거움도 있었다. 기사에 따른 희노애락도 있었다. 박수도 많이 받았지만 질책도 있었다. 격려와 질책을 먹고 사는 것이 신문의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모두다 애정어린 관심이기에 용인신문은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다. 독자여러분은 창간 14주년을 계기로 보다 성숙해 가는 용인신문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