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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후보들, 출판기념회 마케팅

총선 기획

 

 

출사표 정치인들 출판기념회는 선거비용 마련 요긴한 수단
      치적·인생 이야기 담은 자서선 이면엔 대필작가 땀방울
비밀유지 각서 공증… 의뢰한 정치인 사적인 정보 누설 금지

 

문장력 부족하더라도 평소 자신의 생각 정리하는 습관 필요
      화려한 문장 아니지만 진솔한 이야기가 오히려 더 감동
국회의원 도전자들 저서는 됨됨이와 역량을 볼 수 있는 ‘창

 

용인신문 | # 용인지역 예비후보들 앞다퉈 출판기념회

 

제22대 총선이 불과 70여 일 앞이다. 용인시 4개 선거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들은 앞다투어 선거일 90일 전까지 열 수 있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물론 현직 국회의원들은 저서 출판보다는 ‘의정보고서’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들이 책을 쓰고 출판기념회를 여는 목적은 자신을 효과적으로 알려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출판기념회는 선거비용 마련을 위한 요긴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대개 국회의원 총선거가 열리는 전해에 집중된다. 책 내용도 다양하지만 한결 같이 자신을 알리는 것이 주를 이룬다. 여의도 주변에는 정치인의 자서전을 전문적으로 대필(代筆)해 주는 대필작가(Ghostwriter)가 있다. 작가에 따라 집필료는 천차만별이다. 대필작가는 얼굴 없는 존재라고 하여 ‘유령작가’로도 불린다. 이들은 정치인들이 메모해 둔 것이나 유소년·학창 시절의 성장 스토리와 사회활동 등을 구술하면 이를 받아서 정리하고 문장을 만들거나 다듬어 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에는 대필작가가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지만,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전문 직종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 등 다방면에 걸쳐 해박한 식견을 갖춘 작가가 좋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대필작가에 대한 평가가 야박하지만 미국의 경우 저명한 작가를 고용하려면 100만 달러 이상의 대필료를 지불해야 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자서전은 최소한 대필작가에게 ‘50만 달러 이상의 집필료를 지불했다’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은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쓸 정치인이 대필작가를 선정하면 출판계약을 한 출판사에서 원고 집필료를 지불한다. 정치인이 직접 대필작가에게 원고료를 지불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찾아보기 어렵다. 대필작가는 집필계약을 하면서 반드시 비밀유지 각서를 쓰고 공증을 받는다. 따라서 의뢰 정치인에 대한 사적인 정보는 절대 누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어기면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

 

아직 한국에서는 대필작가를 고용한 것을 창피하게 여기는 풍토여서 집필 의뢰가 음성적으로 이루어진다. 대필작가에게는 불문율이 있다. 일단 책을 집필하고 나면 함구(緘口)하고 의뢰자의 출판기념회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한국의 정치인이나 지망생들의 저서를 보면 대개가 지극히 평면적이다. 평소에 신문이나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였던 문필력이 뛰어난 정치인들은 거의 본인이 책의 내용을 직접 쓰고 작가가 아닌 편집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책을 펴낸다.

 

어떤 내용의 책이든 당사자가 직접 쓰거나 전문가 도움은 최소한에 그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문장력이 떨어지면 전문 대필작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술하여 정리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작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능력이고 소정의 집필료를 지불해야 가능하다.

 

# 책은 평소에 틈틈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를 보면서 드는 아쉬움은 “왜 평소에 틈틈이 준비하지 못하고, 선거가 목전에 닥치면 책을 펴내는가?”이다. 문장력이 부족하더라도 평소에 자신이 가졌던 생각을 정리하고 메모해 둔다면 누구나 자서전을 낼 수 있다. 본인이 책의 골격을 구성할 수 있으면 그 사람은 반은 작가다.

 

출판기념회를 보면서 아쉬운 점은 평소부터 착실하게 준비하여 자신을 효과적으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를 할 생각이 있으면 어느 줄에 설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 왜? 정치를 하고 싶은가에 대한 답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당에서 오래 일한 당료들의 말에 의하면 3선 이상의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들도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는가? 질문하면 명쾌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것은 정치의 목표가 개인의 출세에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으로 출세하고 싶은 욕망은 당연한 것이지만 지나치면 곤란하다. 누가 뭐래도 정치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최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치에 입문하려면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명분과 해답을 갖고서 출발해야 한다. 개인의 욕망보다 공익을 우선할 수 있는 정치 지망생은 꼭 국회의원에 당선되어야 할 사람이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는 꾸준히 공부하고 진지하게 자신과 세상을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용인신문이 입수한 예비후보들의 저서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고석의 사명/저자 고석

‘고석의 사명’은 2024년 1월 5일 북코리아에서 출판한 것으로 22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고석 씨(이하 경칭 생략)가 펴낸 책이다. 고석은 육군사관학교(39기)를 거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국민의힘 용인시병 당협위원장을 지내고 있다. 책에는 저자의 유년시절부터 30여 년의 공직 생활과 10여 년 변호사 시절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저자는 아울러 대한민국과 용인시 수지구의 발전을 위한 자신의 구상과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1998년 병역 비리 사건을 수사하고, 창군 이래 최대 규모의 병역 비리 사건을 적발한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의 이러한 기록은 생생한 증언으로 자료적 가치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대남이의 꿈: 진심 그리고 소통/저자 김대남

김대남은 1966년 강원도 강릉시에서 태어나 강릉고,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캐롤라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시민소통비서관을 역임하고 2023년 10월 공직을 사퇴, 제22대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대남이의 꿈은 저자의 정치입문 과정의 소개, 도시재개발의 허와 실, 강남 재개발, 용인 반도체 특례시를 콘텐츠로 삼았다. 저자는 저서에서 도시개발의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시켜 용인시의 당면과제인 도시재생사업의 적임자라는 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용인시 기본계획을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는 것이 저서의 특징이다. 현재 직책은 국민의힘 경기도당 경기남부 총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미래한국여행/김범수 칼럼집

저자 김범수는 1973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국민의힘 용인정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경기고 재학중 유학을 떠나 미국의 팬실베이니아 대학, 예일대, 하버드대에서 인류학, 국제관계학, 정책학을 공부했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김범수의 저서에는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추천사를 썼다. 저자 김범수는 ’자유를 보수하자‘는 항목에서 촛불의 반성, 보수의 반성과 희망 등 자신이 언론에 기고했던 칼럼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김범수의 칼럼은 상당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대북, 대중 문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부록으로 월간중앙, 월간조선, 시사저널 등에 실렸던 인터뷰와 에세이도 소개하고 있다.

 

권력과 안보/저자 부승찬

해요미디어에서 출판한 ‘권력과 안보’는 2023년 2월에 발간한 초판의 개정증보판이다. 대통령실은 책에 언급된 천공에 대한 의혹과 관련하여 저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군은 내용(6p 분량)중 일부가 군사기밀에 해당된다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책 소개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 부승찬은 제주에서 해녀의 아들로 태어나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령으로 예편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북한과 이스라엘의 생존전략: 포위심성의 적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과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저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정책보좌관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과 국방부 대변인을 역임했다.

 

키우는 사람 윤재복 이야기/저자 윤재복

윤재복은 1969년 용인에서 태어나 태성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역 토박이로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농사경력을 갖춘 실사구시형(實事求是形) 정치인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현재 ㈜고추와 육종의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그는 석·박사 시절에 탄저병 저항성 고추 종자를 개발했다.

 

저자는 용인시의 농업을 반도체에 비교하여 지역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그의 저서는 농업에 대한 애정이 물씬 풍기는 점에서 다른 후보자와 차별된다. 윤재복은 반려견, 경안천, 대중교통, 고령화 시대에 대한 준비에 대해서도 나름의 정책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지역 토박이로 용인의 현안에 정통하다는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태권 V 이동섭의 인생에세이

태권V 이동섭의 인생에세이 저자 이동섭은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태권도 공인 9단의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20대 국회의원을 거쳐 2021년 세계태권도 본부의 수장인 ‘국기원장’에 선출됐다. 용인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하여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기원장인 이동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에게 명예 단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용인과의 연고를 내세우며 제22대 총선 용인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동섭은 남과 북이 태권도 실전과 연구 두 가지 면에서 원활하게 교류하도록 하는 것이 꿈이다. 북한과 대결 일변도의 보수 정치권에서 이동섭같이 유연하게 사고하는 정치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멈추지 않는 도전/저자 이상식

이상식은 도서출판 밀크북에서 ‘멈추지 않는 도전’을 펴내고 22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상식은 치안정감에 올라 부산경찰청장을 지낸 경력의 소유자다. 1966년 경북 경주에서 출생하여 경찰대학 5기에 수석 입학한 수재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경찰청장을 목전에 두고 퇴직하여 현재 민주당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용인대학교 객원교수를 맡고 있다.

 

이상식은 저서에서 치안정감을 끝으로 사표를 내게 된 경위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와의 인연, 검찰공화국에 대한 비판 등 현정부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을 담고 있다. 이상식은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해 경찰대학 재학시절 인연을 맺은 용인을 지역구로 선택했다는 점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함께 그리는 꿈/정원영의 발로 뛰는 도시 이야기

저자 정원영은 용인시정연구원 재직 시절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책을 펴냈다. 저자는 자신을 정책전문가라고 소개하면서 자신의 업적을 상세하게 밝히는 것으로 다른 예비후보와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저자는 22대 총선에 출마할 뜻을 비교적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용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라고 소개하면서 용인시민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저자의 적극적인 자기 PR은 정치인에게는 필요한 덕목이다.

 

정원영은 전북 군산에서 출생하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한 저자는 용인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되었다고 저서에서 말하고 있다.

 

타잔마을/지석환의 문학소품집 ⓵

‘타잔마을’의 저자 지석환은 1976년 용인에서 태어나 용인초등학교, 태성중학교를 거쳐 신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용인토박이 정치인이다.

 

제10대 경기도의원을 지냈고, 2016년 ‘처인&아름다운사람들’이라는 단체를 조직하여 용인시 통일공원에서 촛불집회를 주도했다. 지석환은 타잔마을을 펴내면서 22대 총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는 2018년~2022년까지의 도의원 활동을 부록으로 실어 자신의 입법활동에 대한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석환은 헌법 10조에 명시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사람들이 향유하는 것이 정치의 목표라고 보수적인 정치인과 차별되는 진보적인 정치철학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김종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