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신경림(1935년~2024) 나이 들어 눈 어두우니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인다. 하늘에 별이 보이니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니 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탁한 하늘에 별이 보인다 눈 밝아 보이지 않던 별이 보인다. 약력: 충북 충주군(현 충주시) 출생. 1956년 등단. 만해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역임.
용인신문 | 용인 비봉산 자락에 자리한 한택식물원은 66만㎡(20만 평) 규모로, 한국 자생식물 2400여 종을 포함해 1만여 종을 품고 있는 국내 최대 식물원이다. 1979년부터 이택주 원장의 헌신으로 조성되어 2003년 개원했으며, 2001년 환경부로부터 ‘희귀·멸종위기식물 서식지외 보존기관’으로 지정될 만큼 국가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시설이 ‘사립’이라는 이유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현실은 대한민국 식물 자원 보존 시스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택주 원장은 개인의 부귀영화를 뒤로하고 50년간 한국 자생식물을 위해 헌신했다. 그의 노력으로 한택식물원은 식물 유전자원 보존, 연구, 환경 교육 등 공익 기능을 수행하는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이곳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그 가치를 인정한 바 있다.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중요성을 인정한 시설이 ‘사립’이라는 낡은 잣대에 묶여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직무 유기이다. 이는 국가가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자산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한택식물원은 심각한 재정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신분당선 휘민 급행열차를 탄다 기관사가 없어도 문이 열리고 닫힌다 맨 앞칸으로 가면 어둠 속을 질주하는 불빛을 볼 수 있다 내시경 카메라가 식도를 훑고 지나가는 것 같다 객실 안은 마스크 쓴 사람들로 가득하다 새로운 풍경이다 어떤 단어에 신이 붙는 것은 새롭다는 뜻일까 다르다는 뜻일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운 좋게 몇 개의 역을 지나쳤지만 미래는 가까워지지 않는다 내가 비건이 되면 세상에 단 두 마리뿐인 북부흰코뿔소가 멸종하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늦게 도착하는 사람 걱정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면 이미 그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누군가 기침을 한다 마스크들이 일제히 그를 바라본다 이 장면에도 신이 존재할까 신동탄까지 내려갔지만 그곳은 동탄이 아니었다 믿음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환승역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마스크는 불안의 안쪽일까 바깥쪽일까 약력: 충북 청원 출생으로 200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201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생일 꽃바구니》 《온전히 나일 수도 당신일 수도》, 동시집 《기린을 만났어》, 동화집《할머니는 축구 선수》, 그림책 《라 벨라 치따》 등이 있다.
치료·훈련·미용·입양·상담 등 개체별 체계적인 시스템 갖춰 전국적인 모범 사례 호평 일색 그 뒤엔 직원들의 헌신과 사랑 인력 태부족… 처우 개선 시급 용인신문 | 용인시 동물보호센터는 전국 최고 수준의 동물 보호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본지는 처인구 삼가동에 위치한 센터를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펴보았다. 유기동물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에 기여하고자 한다. ‘용인신문 용인TV’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 유기견 천국… 직원은 열악한 근무조건 용인경전철 기지창 우측 야산 중턱에 자리한 센터에 들어서자, 개장에 있는 유기견들이 방문객을 경계하듯 짖어댔다. 텁텁한 공기 속엔 동물 특유의 냄새가 섞여 있었고, 관리사 복장의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용인시 동물보호센터는 전국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송석윤 동물보호팀장은 “안락사 없는 정책과 개체별 맞춤형 관리 시스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치료, 훈련, 미용, 입양 상담 등 체계적인 절차를 통해 유기견 입양률을 높이려는 노력의 결실인 셈이다. 특히 전국 최초로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선언하고, 걸그룹 에이
용인신문 | 바야흐로 반려동물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책임한 유기(遺棄)로 사회 문제 또한 심각하다 이런 시대에 용인시 동물보호센터는 최전선에 서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명성은 쉽게 얻어진 게 아니다. 본지 취재결과, 그 이면에는 보호센터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노력 없이는 현재 센터 운영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센터에 들어서자마자 유기견들의 짖음 소리와 특유의 동물 냄새가 먼저 코를 찔렀다. 햇볕을 쬐기 위해 밖에 나온 유기견들, 그리고 그 안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열악한 환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유기견에게 물려보지 않은 직원이 없을 정도고, 일부는 소음으로 이명을 호소하는가 하면 냄새 때문에 기피 부서로 꼽힐 정도다. 그럼에도 안락사 없는 정책을 유지하며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이들의 노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무엇보다 ‘찾아가는 입양 시스템’이나 동물보호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입양률 제고는 용인시의 자랑이다. 그러나 이런 헌신만으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의 핵심은 공간 부족이다. 2
텃밭 가꾸기 안영선 그것은 숭엄한 장례일지도 모른다 생기 잃은 영혼을 위한 정갈한 의식 봉분마다 하관을 준비하는 땅이 열리고 무심하게 던져진 영혼 위에 뿌려진 흙은 묵언 중이다 틈틈이 영혼의 숨결을 살피러 온 고라니 사이 꽃마리, 강아지풀, 쇠비름, 쇠뜨기, 민들레, 명아주, 방동사니, 들깨풀, 중대가리풀, 개비름, 닭의장풀, 개망초, 질경이, 조뱅이, 뽀리뱅이…… 애꿎은 것들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땅속에서 문드러진 씨감자는 자신의 낡은 육신을 다 내놓고서야 비로소 지상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한참의 시간을 흘린 불면의 궤적 지상을 뚫고 나오는 저 연록의 생을 환생이라 불러도 될까 안영선|2013년 《문학의오늘》로 등단. 시집으로 『춘몽은 더 독한 계절이다』, 산문집으로 『살아 있는 문학여행 답사기』가 있음.
용인신문 |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중장)을 마지막으로 34년간의 군 생활을 마친 이상철 전 장군을 다시 만났다. 그는 최근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의 생생한 기록과 군인으로서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에세이 화살머리고지 좌표인 『38 ̊17 ̍21.9 ̎』(DMZ에서 나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배웠다)를 펴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책에 담긴 의미와 군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현 방첩사령부 전신인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을 역임했던 그는 ‘12‧3 계엄사태’에 대해 남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7일, 기흥구 동백동 그의 사무실 <한반도 위기관리 연구소>에서 진행됐고, 유튜브 ‘용인신문 용인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편집자 주> 대담 : 김종경 본지 발행인/대표 Q. 출간을 축하한다.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의 생생한 기록과 34년간 군 생활을 담은 이야기를 보고 감동 받았다. 책 제목을 『38 ̊17 ̍21.9 ̎』라고 했는데, 일반인이 보기엔 다소 어렵다. 특별히 이렇게 정한 이유와 좌표로서 의미가 있다면 설명해 달라. A. 6.25 전쟁 정전협정 이후 75년이 흘렀다. 전쟁을 겪은 세대는 얼마 남지 않았고, 많은 국민이
장미 전쟁 김윤배 서로를 헐어 오월이다 김윤배: 충북 청주 출생. 1986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 <내 생애는 늘 고백이었다>(별꽃, 2023)외 다수 등
용인신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으로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이 '사법 쿠데타' 논란과 후보의 사법리스크 재점화로 극심한 혼돈에 빠져들었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재판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다시 시작되면서 선거 판세는 예측 불허의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따라 6월 3일 대통령 보궐선거가 확정됐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를 각각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며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선거를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재판 파기환송 결정이 나오면서 정치권은 격랑에 휩싸였다. 지난 1일, 대법원은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항소심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이는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재점화하며 선거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며 대법원의 결정을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고, 선거 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파기환송에 관여한 대법관들에 대한 탄핵까지 거론하며
용인신문 | 용인신문은 20여 년간 용인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온 김용민 (사)평화나무 이사장을 만나 그의 다채로운 삶의 궤적과 깊이 있는 사유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4일 오후 7시 용인신문 미디어센터에서 본지 김종경 발행인은 이 시대의 담론을 이끌고 있는 김 이사장의 날카로운 시사 분석과 거침없는 논평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통찰해 보았다. 유튜브 <용인신문 용인TV>에서도 볼 수 있다. <편집자 주> □ 대담: 김종경 본지 발행인 Q: 용인에서 20년 가까이 거주하며 사회 주요 담론을 형성해 온 김용민 (사)평화나무 이사장님을 모셨습니다. 시민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 김용민: 용인신문에서 인터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용인 매체들이 꽤 있는데, 용인 시민으로서 평소 지역신문 중에 이렇게 퀄리티가 살아있는 신문이 또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용인신문이라는 매체가 있다는 것을 알고 누가 만드는 건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직접 뵙게 되어 감사합니다. 종이 매체가 어려운 시대에 읽는 매체를 낸다는 것은 용기와 책임감, 사명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Q: 용인 시민으로서 용인에 대한 이미지는? =김용민: 93년
무심 김종경 허물어진 담장밖으로 목련꽃 떨어지는 소리 이유 없이 컹컹 물어뜯던 저 몽실한 눈빛, 긴 하품과 껌벅이는 눈빛 사이 조용히 한없이 떨어지는 꽃잎, 하나 둘. 2008년 계간 『불교문예』 등단 시집 『기우뚱, 날다』,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동시집 『떼루의 채집활동』
용인신문 | 용인시 수지구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인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있었음을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 압박감이 극단적인 범행으로 이어진 배경에는 허술한 주택정책, 특히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의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신문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이러한 위험성을 지적해 왔으나, 결국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사건의 피의자는 지방에서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 채무와 소송에 직면했다. 이는 안일한 규제 속에 난립하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소 발기인 수만 충족하면 별다른 제약 없이 사업 추진이 가능하고, 투자금 반환에 대한 법적 안전망조차 미비한 실정이다. 사업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서민들의 꿈을 현혹하는 투자자 모집 행태는 이미 예견된 사회적 문제였다. 실제로 용인신문은 지역 내 민간임대아파트 및 지역주택조합의 투자자 모집 실태를 수 차례 보도하며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토지 확보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례, 사업 승인 가능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