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용인신문] 2023년 10월 5일 아침 조간신문은 미국발 고금리 충격파가 한국 금융시장을 덮쳤다는 뉴스를 1면 톱으로 실었다. 미국의 국채 금리가 4%대로 치솟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356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연준(Fed.)은 기준 금리를 11차례나 인상하여 현재 5.25%~5.5%를 유지하고 있다. 미 연준은 연말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을 예고했다. 2023년 현재 미국의 국채는 32조 달러(4경 3000조 원)에 달한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4.88%로 조만간 5%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미국 금융자본에 철저하게 예속되어있는 한국 금융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된다. 현재 국민 1인당 부채는 1억 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가계부채가 국가 GDP의 108%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국가 GDP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아무리 많이 잡아줘도 45% 남짓이다. 이 통계는 대한민국 국민은 가계 총소득의 240% 정도의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이다. 가계부채를 0%로 청산하려면 2년 반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 돈을 안 쓰는 방법은 죽는 방법밖에 없다. 죽어도 장례비용이 들어가니 돈을 안 쓸 수는 없다
가을의 각도 정연희 산수책 손에 쥔 적 없는 어머니는 숫자나 도형의 각도는 모르지만 가을의 각도는 달달 외운다 뒤로 젖힌 목 15도와 125도로 굽혀야 하는 허리 따거나 찾을 수 있는 각도에 익숙하다 벌어진 각도를 벗어난 작은 산밤을 금세 한 움큼 찾아낸다 알밤 두세 개 주워 들고 좋아하던 유년의 나만큼 작아진 어머니 동그랗게 키를 말고 푸른빛 설가신 질경이 잎 사이사이를 더듬고 있다 도둑 풀 사이에서도 하나 개미취나물 사이에서도 하나, 가을보다 먼저 노랗게 변해버린 이름 모를 풀숲을 빼놓지 않고 곁을 트며 가신다 벌써, 밤묵 내놓으실 생각에 이마의 주름이 출렁댄다 자식들 얼레던 오래된 기울기와 무량대수로 쏟았던 모정의 숫자에 앞산이 벌겋게 타오르고 어머니는 지금 작아진 엉덩이로 파랗게 질린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정연희 약력 전남 보성 출생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귀촌」 당선 2017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잔등노을」당선 2017년 경기문화재단 창작기금 2023년 용인문화재단 출간기금 용인문학회 회원, 동서문학상 수상자 모임 회원
[용인신문] 영국은 철도를 민영화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마거릿 대처 보수당 정권이 들어서고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였다. 그 결과 런던~리버풀 400여km 구간 요금이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5만 원까지 치솟았다. 국민들의 불만은 당연히 폭발했다. 보수당 정부는 꼼수를 써서 1년 치 정기권을 끊으면 차액을 정부가 민영철도회사에 보조하는 방법으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철도로 출퇴근하는 국민을 의식해서다. 그러나 정기권이 필요 없는 국민은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려면 생돈 35만 원을 내던가 자동차로 가야 한다. 높아진 철도 요금은 자동차 운행을 폭증시켰다. 출퇴근대가 아닌데도 상습 정체 도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철도 민영화 여파로 스코틀랜드 관광객은 급감했고, 젊은이들은 그 돈이면 모로코로 휴가를 떠나는 것이 유행으로 번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했다가 도로 정체를 계산하지 못해 조문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던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윤이 목표인 민영 철도가 되면서 철도회사는 선로 보수를 소홀히해 대형 사고가 터졌다. 철도회사는 사망자 보상금을 최소한으로 지급하기 위해 파
[용인신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공사장 인근 고당리와 문촌리 일원에 있던 백로들이 사암리 용담저수지 한가운데 작은섬으로 서식지를 옮겨와 저녁마다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로와 일부 왜가리들은 저수지와 인근 야산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한다.
[용인신문] 독립영화만 출연하는 개념파 배우 아델 에넬 아델 에넬은 1989년 2월 11일생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이자 개념 있는 여배우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셀린 시아마 감독과 마찬가지로 아델 에넬은 레즈비언이다. 13세 때 ‘악마들’로 데뷔하였다. <워터 릴리스>, <라폴로니드: 관용의 집>, <수잔>, <싸우는 사람들>, 다르덴 형제의 <언노운 걸>, 피에르 쉘러의 <원 네이션>,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에 출연하였다. 세자르상 연기상 부문에 6회 지명되어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각각 1회씩 수상하였다. 그녀는 파리 출신의 오스트리아계 프랑스인으로 게르만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금발벽안(金髮碧眼)에 175cm에 이르는 훤칠한 키에서 당당함이 넘치는 여배우로 연기력 또한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기자도 여성이지만 남성들에게 오랜 세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애 낳는 암소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다. 용인신문에 <통계로 보는 세상>이 있는데 여성을 중노동에서 해방시킨 문명의 이기(利器) 1호는 다름 아닌 세탁기였다. 프랑스대혁명 당시 바스티유
유리의 시간 박진형 단단해 보이지만 폐허를 품고 산다 살갗은 빙벽처럼 서서히 녹고 있는데 문제는 속도라던가 고요로 버틴다 무엇이 진짜일까 불안을 감출뿐 내가 나를 잊은 채 한없이 가벼워질 때 환상이 만들어낸다 오늘만은 믿는다 들키지 않는 감촉보다 숨결을 더 믿는 나 내 몸에 잠긴 시간 아슬하게 끌어당겨 나라는 투명한 세계 끊임없이 바꾼다 [프로필] 2016년 계간 시에로 등단.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용인문화재단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 선정(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사업 선정(2022). 시조집 『어디까지 희망입니까』.
[용인신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일단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미 연준의 결정은 USA의 경제성장이 정체를 보이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사실상 미국의 금융권에 예속되어 있는 한국경제는 미국 연준의 결정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해왔다. 어느 해나 그랬지만 올 추석은 차례상을 차리기가 두려울 정도로 경제가 엉망이다. 물가는 급격하게 상승했고 가계소득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줄어들었다. 국민 10명 중 8명이 작년 추석보다 물가가 올랐다고 느낀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풍성한 추석은 옛말이 되었다. 살기가 이렇게 힘든데도 정치권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 격돌하고 있다. 지난 9월 21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 2표 차로 가결되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하였다. 헌정사상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최초의 사례다. 또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상정되어 찬성 175표, 반대 116표, 기권 4표로 통과되었다.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것도 헌정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2023년 9월 2
[용인신문]
종이컵 양석 나의 DNA는 나무 조직이 견고한 질긴 침엽수 고향은 북반구 아한대 눈과 바람만이 나의 친구 더위라는 말조차 생경했던 내가 뜨거운 사랑을 품을 줄이야 가벼운 만남 뜨거운 입맞춤 짧은 키스가 끝나면 쉽게 버려질 사랑 [프로필] 2020 계간 『문학·선』 등단 시집 《행복 증후군》 용인문학, 한국작가회의 회원
[용인신문]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2022년 세계 AI 반도체 매출은 442억 달러에 이르렀다. 2023년 534억 달러, 2024년 671억 달러, 2027년에는 무려 119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AI 반도체는 인간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반도체이다. 자동차에 자율 운전 기능의 AI가 탑재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었다. 교육부는 2025년까지 AI 교육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추세로 가면 AI가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을 날도 머지않았다. 어쩌면 미래세대는 AI가 통제하는 세상에 살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도 청소년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도 휴대폰 없이 며칠을 견디기 어렵다. AI 교육을 의무화하려면 인공지능의 위험성도 충분히 가르쳐야 한다. 인간이 인공지능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컴퓨터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금융, 철도, 에너지는 물론 사회 전 분야가 컴퓨터에 탑재된 인공지능 반도체에 의해 유지되는 세상이다. 인간의 진화는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인공지능의 진화는 광속도로 이루어진다. 미국에서 인공지능을 재판에 적용한 연구가 발표되어 경각심을 주고 있다. AI에 변론을 맡겼는데 판례를 스스로 만들어 승소했다는 것이다. 만약 AI의 개
[용인신문] ‘문화자유행동’ 최아무개 공동대표가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을 주장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광화문광장 세종·이순신에 문제의식 못 느끼면 우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문화자유행동’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과 대통령실 수석이 창립을 축하한 단체이다.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동상을 이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문제의식을 못느끼면 우파가 아니다‘는 발언이다. 이 발언을 일반적으로 해석하면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동상을 그대로 두자’고 말하는 사람들은 ‘좌파로 분류된다’는 논리이다. 뉴라이트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인식의 차이가 큰지는 짐작하지 못했다. 최 대표의 논리는 간단하다. 왕조시대의 인물인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공화정인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대표 거리에 두면 민주공화정의 정통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해괴한 논리다. 돌이켜보면 육군사관학교에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기로 한 배경에도 이러한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부 보수언론은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된 홍범도 장군의 묘소가 ‘지나치게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