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의 덪
고명진
야 그 애들 다 죽었다며
다시 사다 놓으면 되지
요새 다들 그래 여기저기 들깨 천지여
대답하는 그 친구는 내 슬픈 표정을 외면한 채
종이 커피잔만 사랑한다
넌 괜찮니?
내 얼굴이 조금 풀리는 걸 보면서
수업료 톱톱히 치렀네
그 말에 어찌 대답할지 몰라
빨대 꽃은 입을 하고
어둠 속에 웅크리고 떨고 있을 鷄乭이鷄順이나
안아 줘야겠다
닭장 안에 쪼그리고 앉았다
보호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죄인은
어두운 산속을 스캔하며
덫 만들 묘책을 궁리 중이다.
(한자.계돌이계순이=숫닭,암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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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진
서러벌문예등단. 음향 yk엔터테이먼트대표
아랑고고장구 용구예술단 단장, 시인, 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