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제22대 총선에서 범야권이 192석의 의석을 석권했지만 채수근 해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넘지 못했다. 대한민국 정치는 윤석열과 이재명이 각각 보수와 진보진영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서 0.73% p의 초박빙의 차이로 당락을 가른 이후 2년이 넘도록 극한 대립(치킨게임)을 되풀이하고 있다. 스펙트럼상으로 반북·친미·친일 울트라 보수와 입으로만 진보를 부르짖는 무늬만 진보정당인 민주당의 중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표가 있다. 국회에서 절대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마음만 먹으면 법률안을 발의하고 의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대통령의 거부권에 가로막혀 자동 폐기되는 수순을 밟는다. 어쩌면 이런 광경을 우리 국민은 앞으로 2년 9개월 동안 계속 지켜봐야 할지도 모른다. 민주당은 8월 18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당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될 것이 확실시된다. 민주당 전당대회 당원 투표율은 31% 남짓이다. 이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90.4%(7월 28일 기준)에 달하고 있다. ‘확대 명 전당대회’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이재명 체제를 공
용인신문 | 제2기 경기도 남부·북부자치경찰위원회는 위원장에 강경량 전 경기경찰청장(남부)과 이상로 전 인천경찰청장(북부)을 각각 임명한 가운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남부자치경찰위원회는 2급인 사무국장(상임)에 용인YMCA 이사장을 지낸 김정연 전 용인동부서 정보보안과장을 선출, 임용했다. 김 사무국장은 “자치경찰위원회는 도지사 직속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시도 경찰청장 지휘 감독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공무원에 대한 인사, 관련 정책 수립 및 예산편성 등 경기도 자치경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인 만큼 임기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지사가 지명하는 1명과 도의회 등 추천기관이 추천하는 6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들은 인권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 여성 위원을 포함한 법조계, 학계, 경찰 출신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다. 임기는 2024년 7월 1일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 3년간이다. 한편, ‘자치경찰제’는 전체 경찰 사무 중 지역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
껍데기論 김호삼 우리는 모두 버려진 껍데기 자꾸만 치받는 속 끝까지 감싸 안는 껍데기 껍데기 없는 속 있을까 조개껍데기 없는 진주 있을까 태양을 출산하는 동녘 세상의 어미는 저처럼 피 흘리고 모든 목숨은 함부로 찢긴 태반에서 잉태되는 것 하늘의 허물은 구름 구름은 비가 되고 눈이 되고 그것 먹고사는 우리는 꽃이고 나무고 우리는 함부로 버려진 껍데기 자식 가진 것 다 내어주고 텅 빈 저 쭉정이 정읍 칠보 출생. 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월간 문학』으로 등단. 시집 『남몰래 가슴에 새겨진 비문』 『즐거운 이별』 『999』(2024, 별꽃) 등이 있다.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김종경 오일장마다 ‘믿음 천국, 불신 지옥’을 부르짖는 붉은 조끼들이 천국행 암표를 팔고 있다 십자가를 등에 진 종말론자는 옆구리에 스피커를 매단 채 그분이 너희 죄를 사했노라고, 여장 남자 각설이는 호박엿은 구원이 아니라 만원에 네 개라며, 이미 구원을 받은 듯 찬송가보다 더 크게 뽕짝을 불러댔다 누런 푸들을 앞에 태운 노인의 전동 휠체어는 호박엿으로 구원을 받았는지 서둘러 귀가하고 땅바닥을 끌며 찬송가를 부르는 박물장수에게 천 원짜리 면봉과 편지 봉투 한 묶음을 사는 사람들, 그가 애벌레를 닮았다며 그림자마저 조심스레 비껴가고 그는 오늘도 온몸으로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노을 밖 세상을 구원 중이다 경기 용인출생. 2008년 계간 <불교문예> 등단. 시집: <기우뚱, 날다>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용인신문 | “우리 사회 언어의 병은 듣기가 안 된다는 것이죠. 말하는 자들만 있어요. 듣는 자가 없으니 인간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담벼락에 말하는 것과 똑같아요.” 요즘 읽었던 산문집 ‘허송세월’의 작가 김훈 선생이 한 말이다. 그의 나이 76세. 산문집 초반부터 건강과 일상에 대한 기록이 눈에 띄었다. 작가와의 친분은 없지만, 한때는 유명 소설 제목보다 등산 또는 자전거를 그의 상징처럼 기억했다. 그의 산문 ‘라면을 끓이며’를 읽다가 대파 한뿌리를 고집하는 나만의 레시피와 똑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라면의 미학’을 발견한 듯 박수를 쳤을 정도다. 어쩌면 작가의 글을 닮고 싶어서 그의 취미나 신변잡기를 표방하려는 심리마저 있었는지 모르겠다. 김훈 선생은 요즘 우리 사회에 말은 많은데, 정작 쓸만한 말이 없고, 그나마 제대로 들어주는 이조차 없으니 담벼락에 대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불통의 시대임을 비판한 것이다. 과거에는 국가 또는 정치지도자가 그릇된 길로 들어서면 나라의 원로나 석학들이 나서서 꾸짖었다. 언론도 정권 눈치가 보이면 종교 지도자나 석학들의 말을 빌려와 에둘러 비판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큰 스님, 원로 목사님
용인신문 |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한동훈 후보가 당선되었다. 지난 7월 23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는 당원투표(80%) 일반 국민 여론조사(20%)를 반영한 모바일 투표와 ARS 투표를 합산한 결과 32만702표(득표율 62.84%)를 득표하여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경쟁자인 원희룡 후보는 9만6177표(18.85%), 나경원 후보는 7만4419표(14.58%), 윤상현 후보는 1만9051표(3.73%)를 얻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한 한동훈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함으로써 당심이 이른바 윤심을 압도했다. 이로서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고 당대표 선거에서 당심으로부터 외면당했다. 한동훈 신임 당대표의 앞날은 불확실하다. 한 대표는 먼저 자신이 내건 채수근 해병 특검법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야당이 발의하고 의결한 채 해병 특검법안은 대통령의 거부권에 가로막혀 7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에 붙여져 재석의원 299인의 투표로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 해외출장으로 인한 투표 불참(개혁신당 천하람 의원) 1표로 부결되었다. 이로써
레퀴엠_ Requiem 정태욱 마지막 전철 경로석에 고꾸라진 어느 청년의 고단한 젊음. 폭염의 노동에 대한 잠시만의 위안처럼 그 곁 출입문에 나란히 붙어 서서 까르르 허리 꺾어 젖히는 두 처녀의 재잘거림. 누군가가 버린 생수병 속엔 남긴 만큼의 기도가 가늘게 흔들리고 그렇게 혹은 비장, 혹은 유쾌한 사람들이 계절의 막차에 담겨 흐른다. 제각각의 이어폰으로 제각각의 바다에 빠져 '라흐마니노프' Adagio의 위로거나 '베를리오즈' Sanctus의 심벌즈 사이 숨죽인 절규이거나에 출렁이며 혹은 맨 팔뚝의 문신과 보일 듯 말 듯 탱크 톱 요염함이 두루 섞인 이 계절의 폭포도 곧 종점이리니. 붉은 사랑이 재로 남겨질 다음 계절이 오고 폭설에 가려지는 다음 계절도 담장 넘으면 나는 문지방 너머 멀리 아지랑이의 온기를 가물가물 바라보리. 그 거리를 가늠하며 아득한 잠에 들지도 모르리. 1949년 대전生. "청색엽서", "덧붙이지 못한 말" 등의 시집과 "뚜벅뚜벅 시대를 건너" 등 저서가 있다. "창작세계" 주간. 한국문협, 전원문학, 용인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용인신문 | “그날의 기쁨과 감격과 감사가 어제 같은데 ◯◯가 결혼합니다. ◯◯◯ 올림.” 금요일 이른 아침,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날아온 지인의 간단한 결혼식 초대장 문구다. 구구절절 쓰인 일반적인 초대장과는 달리 시크한 분위기다. 더군다나 그 밑에는 초대의 말보다 몇 배 긴 ‘축의금에 관한 안내’라는 문구가 몇 단락으로 나뉘어 첨부되었다. 보통의 결혼식 또는 부고장을 보내는 사람들은 간단한 문구와 함께 계좌번호를 링크해서 첨부한다. 가족별로 나누어 몇 개의 계좌번호를 넣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세상은 변했지만, 아직도 축의금과 조의금에 대한 찬반 여론은 반반이다. 그런데 지인의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축의금에 관한 안내’ 문구 때문이다. 첫 번째 안내는 ‘참석하는 경우’로, 함께 식사해 주실 때만 ‘5만 원’의 현장 축의금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거기엔 “식사를 제가 모셔야 하는데 형편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괄호 안 양해 문구가 있었다. 두 번째는 ‘참석 못하시는 경우’로 “모든 축의금은 진심으로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강조형’ 문구였다. 지인은 다음에 한 구절을 더 보탰다. “휴가철 토요일이라 꼭 오시라고 못하고, 다른 일정 방해드리고 싶지
용인신문 |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읽씹(읽고 씹다), 당무개입, 김옥균 프로젝트, 기승전여사 등등 숱한 신조어를 남긴 가운데 7월 19~20일 모바일, 21~22일 ARS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 21~22일 실시된다. 투표 결과는 7월 23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해 7월 28일 발표된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선출한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는 집권 여당 당권 경쟁 중 역대 최고로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대표 선거는 친윤계가 미는 원희룡, 비대위원장으로 22대 총선을 지휘한 한동훈 후보의 치열한 대결로 폭로 비방전으로 치달렸다. 현재 국민의힘 당원은 84만 3292명이었지만 투표일 전일(18일) 기준, 1678명이 탈당하여 소폭 감소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7월 14~15일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에서 한동훈 후보 43.9%, 원희룡
지역 대표 문화재는 항몽성지 처인성 몽골과의 전쟁서 승리한 역사적 가치 호국의 장소 걸맞는 성역화 작업 절실 반야선원, 국가산단 부지 수용 가능성 이전한다면 호국도량으로 재탄생 염원 용인신문 | 용인의 반야선원 주지인 자광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이다. 한국 선불교의 살아있는 큰 스승으로 지난해(불기 2567년) 원로의장에 취임하면서 정치권을 향해 “(죽은 뒤) 화장하면 한 줌 재밖에 안 남는데 뭘 그리 가지려고 싸움만 하는지 애처롭다”고 말해 언론에 화제가 된바 있다. 최근엔 22대 국회의원 불자들의 모임인 ‘정각회’ 창립총회에서 “갈등, 인간의 갈등이 있을 수가 있죠. 그러나 가슴에 못을 박는 갈등은 일으키지 마세요.”라고 법문을 했다. 정각회는 국민의힘 소속 6선인 주호영 부의장 등 기존 회원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국 조국신당 대표까지 합류, 지난 21대 37명보다 17명이 늘어나 역대 최다다. 이번 자광 스님과의 차담 인터뷰는 여야 대립 구도가 심각한 정치권에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 큰 스님을 통해 현 정국 과 지역 이슈에 대한 지혜를 듣고자 함이었다.<편집자 주> 지난 13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시미리 반도체 국
용인신문 |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 소추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7월 12일 현재 140여만 명을 넘어섰다.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도 146만 명이 넘었다고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과거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 청원과 현재의 국회 국민 청원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청와대 국민 청원은 한 사람이 몇 번이라도 접속하여 청원할 수 있었지만 ‘국회 청원’은 철저하게 실명 인증 절차를 거쳐 ‘한 사람이 한 번만 서명에 찬성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즉 국민투표와도 같은 것이 이번에 실시되는 국회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민 청원이다. 국회 법사위는 대통령 탄핵 청원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대통령 탄핵은 신중한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탄핵은 이제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국회 법사위는 7월 9일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 등 39명을 증인으로, 7명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과 관련한 국회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청문회는 7월 19일, 26일 이틀간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안을 하와이에서 전자 결재로 거부한 가운데 열리는 ‘대통령 탄핵
어쩌다 윤문순 빗방울이 화살처럼 내리꽂힌다 심장을 관통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은 산울음 길을 덮는다 순간, 거대한 물줄기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고 어둠 속 부릅뜬 까만 동공 입안 가득 채우는 핏물 그리고, 캄캄한 고요 허리 잘린 산 하나 둥둥 떠서 다가오는데 눈물은 흐르지도 못한다. 계간 「문파」(2020) 시부문 등단 시계문학회 회원, 문파문학회 회원, 용인문인협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