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희 원장
[용인신문] “요새 코로나19 때문에 숲에 나가지 못하는 대신 자루정원을 만들어 대신하고 있어요. 인위적이어서 제 맘에는 들지 않지만 어린이들은 자루정원에서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며 매우 신기해하고 좋아합니다.”
용인리더스어린이집(처인구 낙은로) 김옥희 원장은 평소 어린이들을 자연친화적으로 지도해 왔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숲 체험을 못하는 대신 숲을 어린이집으로 끌고 들어와 자루정원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어린이집 정문 앞에 자루정원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상추씨, 무씨, 감자씨와 계절별로 꽃씨 등을 심게 했다.
“물을 주면서 새싹이 파릇파릇 움터오는 것을 관찰하는 어린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상추도 키워보고 감자도 캐보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을 키워보는 즐거움을 한껏 누리고 있어요. 이제 곧 무와 고구마 캐기를 할 겁니다.”
김 원장은 “잘 놀아본 애들이 성공한다”는 교육 철학으로 “잘 놀 줄 아는 아이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수시로 용인자연휴양림을 비롯해 동백한숲이나 어린이집 근처 번안공원 등으로 어린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자연속에서 뛰놀게 했다.
“자연속에는 가장 창의적이고 내추럴한 놀이가 무궁무진합니다.”
김 원장은 “교실에서는 교사들이 지원해 주는 놀이를 수동적으로 해야 하지만 자연 속에서는 스스로 놀잇감을 찾아내고 능동적으로 놀면서 창의력, 상상력과 또래 협동심과 인성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자연 속에 널려있는 나뭇가지, 흙, 돌맹이, 나뭇잎 등이 최고의 장난감이죠. 개미, 거미같은 곤충을 관찰하고 만지고 놀면서 생명의 소중함도 함께 배웁니다.”
뿐만 아니라 김 원장은 매주 1회 연령별 계획안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과 함께 2주 뒤에 수업할 내용을 미리 회의하면서 회의에서 제안된 놀잇감과 교구 등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이미 장난감이 꽉 채워져 있지만 김 원장은 매주 새로운 놀잇감을 두 세 개씩 바꿔주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김옥희 원장은 “출생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냐”며 “아이들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교사에요. 아이들에게 좋은걸 먹이고 싶어서 우리콩으로 담군 재래식 된장과 유기농 우유, 유기농 쌀로 아이들의 식단을 만들고 있다”며 교육에 대한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무한 사랑을 이야기 했다.
글로벌리더 양성을 위해서도 상주하는 영어선생님을 둬 매일 교실을 돌면서 영어를 들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시켜주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김옥희 원장은 피아노학원 운영 및 유치원 교사 등을 하다가 직접 자신의 유아교육 철학과 방법을 실현하고 싶어서 어린이집을 시작했다. 가정어린이집으로부터 시작해 차츰 규모를 넓혀 지난해 3월 현재의 어린이집을 개원해 벌써 원아 87명에 이르고 있다.
“어머니들이 제 교육철학을 이해하고 제 마음을 알아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죠.”
지난 2018년에는 대학원에서 유아교육 석사를 했다. 주변에서는 사회복지 등 전망있는 전공을 하라고 권했지만 다시한번 유아교육 이론을 공부하면서 교육자로서의 각성과 함께 원장으로서 새롭게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김 원장은 “어린시절에 부모님이 여러 가지 교육을 맘껏 시켜줬지만 무엇보다 숲과 개울에서 또래와 함께 했던 놀이가 안잊혀진다. 그런 놀이 덕에 내가 잘 컸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며 현대의 엄마들이 이런 내 마음과 진실을 알아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