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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의 토지매각 거부로 공사가 지연돼 완공되지 못한 상태에서 개교한 상현동 매봉초등학교 모습 |
올해 문을 연 용인 매봉초등학교가 입학식 때까지 교정 신축공사를 마무리짓지 못해 논란이다. 당초 학교부지 소유주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LH)가 토지매매가격을 이유로 갑작스레 토지인도를 거부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기 때문이다.
학교 신축공사가 완공되지 못한 매봉초 학생들은 지난 4일 정식 개교가 아닌 시업식으로 새학년·새학기를 맞았다.
매봉초 운영을 두고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나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은 후 ‘선 입학 후 개교’ 방침을 정해 문을 열었지만, 자녀들의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는 여전히 그대로다.
결국 땅값을 올려 받으려 한 LH공사 측의 ‘몽니’로 인해 어린 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이에 따라 ‘땅 장사’ 논란과 지적을 받아온 LH가 학교부지마저도 장삿 속으로 팔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수지구 상현동에 위치한 매봉초는 지난 4일 교내 시청각실에서 1학년 신입생 33명과 인근 심곡초교에서 전학 온 2~6학년 112명, 유치원생 49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번째 입학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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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초는 학생정원을 초과해 운영돼 온 인근 심곡초등학교의 학생들을 분산 수용하기 위해 계획됐다. 24학급 규모의 심곡초가 33학급으로 편성돼 운영됐기 때문이다.
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매봉초는 지난해 3월 착공해 올해 2월 18일 준공예정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학교부지 매입과정에서 토지 소유주인 LH측이 토지감정가가 낮다는 이유로 토지인도를 거부하며 계획이 틀어졌다. 교육청 측이 협상에 나섰지만, LH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
결국 교육청 측이 토지수용절차를 진행하려 하자 LH는 당초 토지감정가격으로 해당 토지를 인도했다. 이 과정에서 40여일이 지체됐고, 학교의 정상 개교도 늦춰질 수 밖에 없었다.
지미연 시의원은 “그동안 전국 각지의 택지개발지구사업을 진행하며 ‘땅 장사’논란과 지적을 받아온 LH가 이제는 학교부지에서까지 ‘땅 장사’를 하려 한 것”이라며 “그 많은 ‘땅 장사’로 벌어들인 돈은 어디다 쓰고 학교부지까지 땅값을 올리려 했는지 의문”이라며 LH측 행태를 비난했다.
현재 매봉초의 공정률은 95%로 학교 주변의 조경과 진입로 포장, 체육관 등의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 학교 뒤편에는 보도블럭과 바닥재, 철골 등이 여기저기 쌓여있다. 또한 공사용 차량도 빈번하게 드나들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의 ‘선 개교 방침’에 동의하면서도 자녀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학부모 A씨(36·여)는 “교내 곳곳에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지만 아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공사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공사가 덜 끝난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는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공기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지매입 문제로 입학식 이전 준공은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학생 안전을 위해 공사환경 감독과 차량 통제 등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