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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단지내 도서관 맞아?… 남녀노소 ‘사랑방’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 아파트 ‘수지꿈꾸는도서관’

이금숙 관장

 

도서관이 임시 폐쇄했을때 이용객들이 쪽지로 투쟁했던 모습

 

입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도서관 내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해 따로 공간을 꾸몄다

 

입주민 작가를 위한 작품 전시 공간도 준비했다

 

어린이를 동반할 수 있도록 꾸민 3번 스터디룸 내부

 

지난해 3월부터 진행된 정기 독서모임에서 문화부장이 진행하는 독서토론회 모습. 이젠 도서관 대표 프로그램이 됐다

 

이금숙 창의인성 전문강사 ‘변화의 주역’
관장 부임 이후 함께 만드는 공간 탈바꿈
도서·교육·문화 등 5인 부장·자원봉사자
독서·꽃꽂이·인문학·스터디룸 등 대성공

 

용인신문 |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 아파트는 지난 2019년 준공된 약 280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이곳 아파트 내 수지꿈꾸는도서관(관장 이금숙)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특화된 도서관이다.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는 곳이고 청·중·장년에게도 꼭 필요한 시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아파트 전입자들에게까지 이런 도서관이 있는 아파트라고 소개할 만큼 아파트 내 대표시설이 됐다. 작은도서관이 큰 역할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아봤다.

 

“수지꿈꾸는도서관은 아파트 내 입주민을 위한 작은도서관입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아파트에도 도서관 공간을 마련하지만 우리는 특별한 도서관이 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입주민들이 꿈을 키우는 꼭 필요한 도서관이 되기 위해 명칭도 꿈꾸는도서관이 됐습니다. 또한 도서관 운영도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큰 관심을 갖고 직접 하고 있습니다.”

 

3년 전, 경기도 창의인성교육원 소속 이금숙 창의인성 전문강사가 이곳 수지꿈꾸는도서관(이후 도서관)에 관장으로 부임한 것은 무척 행운이었다. 그는 전문가로서 도서관장과 사서 역할을 겸하고 있다. 외부 활동으로는 상현도서관에서 도서관의 효율적인 운영 밎 독서문화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는 도서관 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먼저 입주민 대상 도서관이기에 운영도, 관리도 입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도서관 관리를 위해 운영진을 선출했다. 다행히 입주민들 가운데 다수가 도서관의 필요성을 인정했고 운영진 선출에 여럿이 도전했다. 현재 도서·교육·사무·총무·문화 등 5인의 부장들이 이 관장과 함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도서관 이용객 숫자를 봐서는 이 관장을 포함한 6인의 운영진만으로는 어려운 상태다. 이 관장은 다시 시간제 봉사자를 모집했다. 현재 도서관 운영은 6인 운영진과 함께 27인의 봉사자들이 자신이 낼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물론 봉사를 같은 사람이 계속할 수 없기에 가끔 모집할 때면 작은 경쟁으로 인해 도서관에서 양해를 구할 정도로 인기다. 이곳 봉사자들은 봉사 시간을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한 봉사자는 “도서관을 이용만 했는데 이용할 때 봉사자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자극받아 도전했다”며 “봉사는 월 1~2회 정도로 시간 할애에 불편함이 없었고 깔끔한 도서관에서 신간을 대하는 기쁨은 우리 아파트 도서관에 대한 애정을 한층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서를 나누는 것은, 우선 유아·아동·청소년·성인 등으로 크게 분류하고 각 곳에는 철학, 종교, 과학, 예술, 언어, 문학, 역사 등 한국십진분류표에 맞춰 재분류한 다음 아파트 내 입주민들의 공간도 할애했다. ‘입주민 저자, 도서’란 공간을 만들었더니 그 공간에도 항상 새로운 책이 들어왔다. 도서구입은 입주민이 직접 도서관에 남긴 희망 도서와 신간을 중심으로 운영진 회의를 거쳐 시행하고 있다. 어떤 달에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구입했는데 다음 달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일도 있다.

 

이 관장은 전문가답게 도서관을 ‘책’만 읽는 공간에서 탈피했다. 꽃꽂이, 스토리텔링, 인문학·뜨개질 강좌, 켈리그라피 등 성인과 학부모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종목을 입주민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내부에는 스터디룸을 꾸미고 그룹별로 삼삼오오 모여서 공부도 하고 연구도 할 수 있게 했다.

 

그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별하고 입주민들의 재능기부나 각 분야 전문강사를 초청해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며 “입학 시즌이면 학부모들에게 인문학 강좌를, 방학 때는 학생들에게 영화관람을 프로그램에 포함하는 등 운영진 회의를 통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 입주 초기에는 입주민들이 도서관 위치가 어딘지, 도서관에서 무엇을 하는지, 관심 없는 입주민은 아예 우리 아파트에 도서관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입주민들이 다음 프로그램을 기다리게 됐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입대위 의결로 예산 집행이 이뤄진다. 아주 잠시였지만 지난 2023년 초 입대위에서 도서관 예산을 의결하지 않았다. 도서관은 예산이 없어 책 구매와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운 관계로 임시 폐쇄를 알렸다.

 

도서관 입구에는 “도서관 문을 열어주세요”, “도서관이 꼭 필요합니다”, “어린이도 입주민입니다”, “입주민을 무시하는 입대위에게 화가 납니다” 등과 “기죽지 마세요.”, “힘내세요.” 등 이 적힌 메모가 문에 빼곡하게 붙었다.

 

지금은 이용자 희망도서와 신간을 선정해 매월 150만 원 상당의 도서구입비를 지출한다. 주로 알라딘과 교보문고를 이용한다. 또한 입주민 독지가의 후원으로 아파트 직원들에게 명절 등 때맞춰 선물도 전한다.

 

지난해 3월부터는 매월 정기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책을 선정하고 입주민 대상 참석자를 모집한 뒤 인원에 맞춰 책을 구입하고 읽은 내용으로 토론회를 진행한다.

 

이 관장은 “매월 진행하니 벅찬 생각도 있지만 담당하는 문화부장이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도서관 대표 프로그램이 됐다”고 했다.

 

총무부장을 맡은 입주민은 “입주민 대상 도서관이지만 친구와 같이 방문했다는 학생에게 잘했다고 응원하니 외부인에게도 개방된 상태”라며 “작은도서관이 지혜롭게 제 역할을 한다면 의외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