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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강아지의 시선으로 바라 본 ‘유쾌·행복한 일상’

김종경 시인, 첫 동시집 ‘떼루의 채집활동’ 출간

 

1부, 사람들의 이야기 담아내
2부, 친근한 자연 생태 모습들
3부, 할머니·형 등 가족이야기

 

용인신문 | 김종경 시인이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첫 동시집 ‘떼루의 채집활동’을 별꽃어린이에서 펴냈다.

 

오랫동안 인간과 자연과 생태를 노래하던 김 시인은 이번에 반려견 떼루를 주인공으로 한 동시집을 펴냈다. 시인은 오랫동안 함께하다 세상을 떠난 방울이와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 떼루의 목소리를 통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고 소중한 세상을 동시로 표현했다.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을 대변하는 강아지의 시선으로, 자연을 대표하는 동물의 시선으로,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고 경쾌하게 우리의 이야기를 시로 풀어냈다. 매 동시마다 따뜻한 그림이 함께 하는 그의 시 50여 편을 통해 우리는 사라져가는 자연의 이야기,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안도현 시인은 “모처럼 유쾌한 동시를 읽었다. 김종경 시인의 동시는 쉽고 장난기가 가득하다. 이 동시집을 읽는 어린이들은 가끔 꺅, 하고 소리를 질러댈지도 모른다. 세상 만물에 깃든 동심을 명쾌하게 포착하는 시인의 마음속에 어린이가 숨어있는 게 분명하다”며 “그 어린이는 때로는 아주 깊은 사유를 한다. 달팽이에게서 허리 굽은 할머니를 보는 눈은 따스하고 짠하다. 동시가 가장 시적인 것에 다다르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장세정 동시·동화작가는 해설에서 “김종경 시인은 비인간 존재인 개와 자연에 입을 주고 말을 걸면서 어린이 마음에 밀착해 들어간다. 멍멍멍! 개의 소리와 몸짓을 동시통역하듯 유려한 소통의 지점을 확보한다”며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존재와 진정성을 가지고 평등하게 소통한다”고 했다.

 

1부에서 시인은 떼루가 바라보는 가족의 이야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 ‘개, 무시’는 한글을 읽을 수 없는 떼루가 변함없이 꽃밭에 쉬를 한 후 글자를 모른다며 히히 웃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보여준다. 장 작가는 “김 시인은 각자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지나친 금기와 권위에 유머로 균열을 내며 균형 찾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 “여기는 꽃밭이니/ 반려견 출입을 금합니다.”// 울타리 밑 꽃밭에/ 화난 푯말 하나가/ 잔뜩 무게를 잡고 서있다.// 떼루는/ 변함없이 꽃밭 앞에서/ 실례를 한 후/ 시치미를 뚝 뗀다.// 돌아서며 한마디,/ “미안합니다. 나는 글자를/ 몰라요…히히!” ”(동시 ‘개, 무시’ 전문)

 

2부로 가면 개미, 거미, 개똥쑥 등 우리가 평소에 주변에서 친근하게 볼 수 있는 자연 생태의 모습을 시로 그려낸다.

 

“우리 동네 황금 두꺼비는/ 가로등 불이 달빛인 줄 알고/ 밤이면 큰 길에 나오곤 했답니다.//…// 아침 해가 높이 뜬 날,/ 장의사 까마귀들이/ 자동차에 치어/ 세상을 떠난 두꺼비를/ 하늘로 데려가는 걸 보았어요.// 아빠와 나는/ 가로등 불빛 아래로 모여드는/ 새끼 두꺼비들을/ 우리 농장으로 옮겼어요.// 그날 밤/ 반딧불이도 몰려와/ 깜빡깜빡 불 밝히며/ 호송 작전을 도왔답니다.”(동시 ‘두꺼비 호송 작전’ 중)

 

장 작가는 해설에서 “김 시인은 로드킬 당한 두꺼비의 영혼을 장사지내고, 남은 새끼마저 자신의 농장으로 옮기는 자연과의 연대의식을 보여준다”며 “슬픔에 끝나는 여타 로드킬 작품과 다른 차별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3부의 동시들은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형 등 가족의 일원이 된 떼루와 호두 등 반려견 이야기를 다루면서 가족 간의 따듯한 사랑을 보여준다.

 

김종경 시인은 ‘불교문예’로 등단, 시집 ‘기우뚱, 날다’(실천문학사, 2017)와 ‘저물어가는 지구를 굴리며’(별꽃, 2022) 등 자연, 인간, 환경에 대한 시를 쓰고 있으며, 자연 생태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