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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경로당’의 대변신… 노인들 ‘행복전당’

민속마을 현대모닝사이드아파트 ‘시니어클럽’

박인호 회장

 

아파트 노인회관 입구의 '시니어클럽' 명패

 

박인호 회장 취임 후 본격적 ‘변화바람’
쾌적한 환경·즐거운 취미·맛있는 식사
이웃 아파트 노인정서 벤치마킹 줄이어

 

용인신문 | 아파트마다 단지 내 어르신들이 쉴 수 있도록 관리동 건물에 방을 마련하고 노인정, 또는 경로당이란 이름으로 방을 만들어 어르신들만의 방법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을 볼 수 있다. 여기 노인, 경로 등 단어가 싫다며 지금 시대에 맞도록 방을 꾸미고 또 걸맞은 생활을 실천하며 아파트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고 주민들과의 친화력을 과시하면서 이웃 아파트 노인정들의 벤치마킹을 언제고 환영하는 기흥구 보라동 민속마을 현대모닝사이드아파트 ‘경로당’의 새 이름 ‘시니어클럽’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깨인 생각으로 아파트 노인정을 주민들과 스스럼 없이 지낼 수 있도록 기획한 박인호 회장은 지난 4월 12일 노인회장직을 수락하고 제일 먼저 명칭을 시니어클럽(Senior Club)으로 바꿔 입구에 명판을 걸었다. 또 주민들과 보이지 않는 거리감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 차곡차곡 개선해 나가는 중이다.

 

그는 “일단 나이가 들어갈수록 솔선수범보다는 대접받기를 원하고 인사도 먼저 받기를, 밥도 차려주기를, 또한 나만 편하고 대접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또래끼리 만나도 나이를 묻고 그 차이에 따라 어른 노릇을 서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시대를 살면서 이런 생각들이 주변이나 이웃, 또는 친구들과 반목이 생기는 원인임을 알기에 노인으로서 받는 것보다 베풀기, 나만이 아닌 공동체 생각, 인사도 내가 먼저 등을 회원들에게 강조했다. 회장으로서 강조한 내용을 솔선수범하니 적응 기간을 거쳐 지금은 주민 친화적인 시니어클럽으로 거듭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럽에 오면 먹는 것과 취미생활 등 즐거움이 있어야 활성화된다고 믿었기에 점심과 간식이란 먹는 즐거움과 함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기구 및 장비를 순차적으로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럽 입구의 신발장

 

안마의자 모습

 

먼저 노인 특유의 냄새 등 회관 내부환경이 열악한 것이 피부에 와닿았다. 우선 냄새가 심한 물건들을 제거 또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클럽의 철 대문을 유리 미닫이로 바꾸고 클럽 내부를 밖에서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내부 도배를 새로 했으며 주방 집기와 냉장고 교체, 각 방 에어컨 설치 등 내부환경부터 새로이 했다. 입구에는 신발장을 신설하고 회원들의 이름을 적어 개인 자리를 마련했다. 그동안 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던져 지던 자신의 신을 신발장에 올려놓으니 보기도 좋고 분실 우려도 없다. 회원들에게는 기초적인 노인체조를 생활화하고 매일 샤워할 것과 새 옷으로 갈아입을 것을 당부했다.

 

또 분별없는 언어폭력과 회원들 간 반목을 목격하고 이를 목표로 설정, 회원 한 사람씩 따로 만나서 무엇이 문제인지 체크하고 정신교육을 진행하며 긴급 정비를 시작했다. 회원들 간 이해와 양보를 강조했고 이런 생활을 솔선수범하며 회장부터 몸으로 보여줬다.

 

이제 클럽에서 즐거움을 선사할 차례다. 가장 중요한 먹는 즐거움은 매일 소모되는 자금을 해결하려니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다. 수입이 끊긴 노인들의 회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규모를 벗어난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지자체, 대한노인회 등 생각할 수 있는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아 월 15일 이상 점심을 제공키로 했다. 주방 인건비까지 아낀다는 생각으로 인근 뷔페식당을 연결, 국과 6찬의 노인건강식을 약속받았다. 식탁도 새로 꾸며서 제대로 먹는 분위기를 조성하니 먹는 즐거움도 배가됐다.

 

박인호 회장의 '바둑강좌'

 

이제 취미생활에서 즐거움을 찾을 차례다. 회장실로 제한됐던 공간을 다용도실로 할애했고 우선 뇌 건강을 위해 바둑교실을 열었다. 회원 중 강의할 수 있는 바둑 강자들에게는 강좌도 부탁했다. 그 외 외국어 동아리, 독서동아리, 기타 취미활동의 공간을 할애했다. 아파트 입주민 누구나 활동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하니 공동체 생활 활성화라는 수식어도 따라왔다.

 

정동훈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아파트 내 노인정, 경로당이란 분위기를 쇄신한 우리 아파트만의 새로운 공동체 공간 시니어클럽을 ‘공동체란 이런 것이다’라고 전국에 자랑하고픈 심정”이라며 “입주민 전체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 아파트 시니어클럽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호 회장의 '한궁' 시범

 

노래방에서 조명을 받으며 노래하는 회원들

 

현재 안마의자를 설치했고 별도 노래방기기를 설치했으며 한궁을 비롯해 노인들이 격한 움직임이 아닌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건강 유지를 위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노래방에서는 노인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외에도 요즘 유행하는 곡을 삽입해 기간을 정하고 배우게 함으로써 회원들의 정서 및 정신건강을 돕고 있다. 회원들 모두는 관할 보건소와 연계해 Iot를 실행 중이다.

 

농촌테마파크 야유회에서 기념사진 촬영

 

지난달 25일에는 건물에서 탈피해 매년 봄, 가을에 실시하는 야유회를 원삼면에 위치한 용인농촌테마파크로 다녀왔다. 평균나이 80세의 34명 회원 중 25명이 참석했다. 많이 기다렸던 행사가 분명하다. 모처럼 꽃밭에서 사진도 찍고 햇볕도 만끽했다.

 

벤치마킹을 위한 만남

 

입소문을 타고 이웃 아파트 노인정에서의 벤치마킹도 이루어진다. 박인호 회장은 그때마다 꼭 전하는 당부가 있다.

 

그는 “공동체 생활임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잘 먹고, 노인에게 맞는 운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우리 아파트만의 프로그램을 만들면 된다”며 “특히 입맛이 없고 까다로운 노인들에게는 동네 식당에서 주는 대중적인 반찬을 제공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