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외로움을 끓여 먹는다
공다원
한밤 주방 서랍을 뒤진다.
요행이 하나 남은 라면이 반갑다.
그것을 끓여 냄비째 서서 후루룩 먹는다.
긴 면발을 타고 한참 먼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엄마가 쥐어준 17원
단걸음에 색도 고운 라면 한 봉지를 사 온다.
일곱 식구 먹을 라면을 못 사고 언니, 오빠 학교 간 틈타
엄마는 노란 냄비를 화로에 올려 보글보글 노란 라면 을 끓여주셨다.
약력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현재 용인중앙IL, 가온누리평생학교 대표
대표저서 2014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기울지 않는 조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