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요즘 영화 소비는 보통 개인적으로 이뤄지잖아요. 핸드폰이나 집에서 혼자 보는 식인데, 머내마을영화제는 모여서 함께 보고, 또 대부분 프로그램마다 시네토크가 있어서 영화를 감상한 후에 같이 이야기 나누고 있어요. 함께 한다는 의미가 크죠.”
올해 제7회 머내마을영화제가 지난 6~8일까지 동천동을 중심으로 용인 전역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주민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독창적인 영화제로 지역의 60여 개 단체가 협력하고 140여 명의 주민이 감독, 무비 큐레이터, 스탭이 되어 만들어 가는 대표적인 주민영화제다.
지난해는 관객이 연인원 1500명이었으나, 올해는 2300여 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선경 공동집행위원장(사진)은 “머내마을 영화제가 잘된대, 괜찮대”라는 소문이 나면서 영화제 자체를 구경하기 위해 많은 시민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영화제가 마을을 벗어나 용인 전역으로 확대된 첫 해의 성과로도 보고 있다. 기흥구에 소재한 백남준아트센터가 처음 상영관으로 참여함으로써 50명씩 2회를 수용하는 등 기여한 바가 컸기 때문이다.
“마을 영화제가 용인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본 거죠. 방법적인 측면에서 내년에 어떻게 해야 될지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올해가 서로의 관계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었다면 내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좀 더 탄탄한 관계 설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용인시미디어센터도 청년작가들에게 강사를 지원함으로써, 영화제의 양적 질적 성장에 기여했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혹시, 나를 아세요?’였다. 나에 대한 질문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정체성, 다양성을 찾는 장편 22편, 단편 25편 등 총 47편의 독립영화가 상영됐다.
“주제 선정만 해도 2개월을 고민을 합니다. 올해의 사회적 추세, 인문학적 트렌드, 지역의 이슈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죠.”
올해 영화제는 영화의 구성이나 전체적 배치 등 기획력이 돋보였고, 상영작들의 수준도 높았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머내마을영화제는 상영관이 없는 독립영화계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올해는 특히 협력상점을 두었다는 것도 성과였다.
“상영관이 점으로 존재하잖아요. 그런데 영화제 기간 동안 음식을 할인해주는 시네상점을 협력상점으로 두었어요. 점을 연결해서 선의 거리로 만든거죠. 만세길, 손곡천길, 수풍로길 등 세 개의 거리를 만들었어요. 그 길에서 버스킹도 열렸어요. 이제 선이 면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좋은 영화를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보면서 소통의 광장을 만들고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머내마을영화제가 내년에는 어떻게 더 성장한 공동체의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