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論
김호삼
우리는 모두 버려진 껍데기
자꾸만 치받는 속
끝까지 감싸 안는 껍데기
껍데기 없는 속 있을까
조개껍데기 없는 진주 있을까
태양을 출산하는 동녘
세상의 어미는 저처럼 피 흘리고
모든 목숨은
함부로 찢긴 태반에서 잉태되는 것
하늘의 허물은 구름
구름은 비가 되고 눈이 되고
그것 먹고사는 우리는
꽃이고 나무고
우리는
함부로 버려진 껍데기 자식
가진 것 다 내어주고 텅 빈 저 쭉정이
정읍 칠보 출생. 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월간 문학』으로 등단. 시집 『남몰래 가슴에 새겨진 비문』 『즐거운 이별』 『999』(2024, 별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