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용인시가 세계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거듭날 전망이다. 2019년 원삼면에 120조 원이 투자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결정에 이어 2023년 이동‧ 남사면 일대에 국가 첨단산업단지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청사진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직‧간접적 생산 유발 효과는 700조 원, 고용효과는 160만 명이다.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 710만㎡(215만 평)에 조성되는 국가 첨단산업단지는 삼성전자가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건설하고, 국내외 소부장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150여 곳이 입주한다.
최근 공사 첫 삽을 뜬 SK하이닉스에 이은 낭보는 용인특례시가 명실상부한 세계최대 반도체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음을 가능케 한 셈이다. 용인시민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의회를 비롯한 지역 내 관계 기관들도 환영 성명서와 플래카드를 게시하는 등 들뜬 분위기다.
반도체 도시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온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 국가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추진단을 구성했다. 행정절차 전반과 사업 대상지의 주민들이나 기업들의 보상과 이주 문제까지 빈틈없이 챙기겠다는 의지다.
물론 부동산이 들썩거리면서 용인시에 또다시 부동산 광풍이 휘몰아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반면, 용인시가 추진해왔으나 중단됐던 45번 우회도로(57호 국지도)와 경강선 국가철도(광주~용인~안성)는 정부 차원의 발 빠른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TV 생중계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의 기술력 있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반도체 첨단 혁신기지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 부분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에 연이어 “용인에 조성될 반도체 클러스터에 한일 간 공급망 협력을 구체화하고, 항공편을 늘리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일본의 일방적인 반도체 액화가스 공급중단으로 수년간 곤욕을 치렀다. 그 교훈으로 국내기업도 반도체 액화가스 공급에 투자해서 현재는 자력으로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일본에 된통 당했으면서도 일본기업을 협력 파트너로, 더군다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방 자리를 내주겠다는 것은 국내기업 이익이나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아 보인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인 소부장 업체는 일본기업이 아닌 국내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우선 국내 유망기업들을 먼저 유치하는 게 올바른 해법일 터인데, 이해가 가질 않는다.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이 일본 소부장업체 유치를 발표했던 3월 21일은 1919년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인근 좌찬 고개에서 촉발, 연인원 1만 3000여 명이 참가한 3.21 용인 만세운동 기념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