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와 사마귀 김어영 둘 다 상대의 주검을 먹고 살아가는 곤충이다 활 모양의 비닐하우스 대에 비닐은 없다 호박 넝쿨이 친구가 되어준다 거미가 대 사이에 쳐 놓은 그물망 앞으로 위로 뭘 사냥하다 걸려들었을까 오르려고만 하는 사마귀는 거미줄에 점점 빠져든다 신기함에 빠져 곤충 하나의 죽음을 방조했다 거미는 모처럼 걸려든 먹잇감을 보고 있을 것이다 약한 것이 먹히는 자연의 섭리가 이런 것일까 날개는 물론 다리도 움직임이 없다 한낮의 태양은 아는지 모르는지 공평하다며 햇살을 보내고 있다 김어영|2006년 《용인문학》 신인상 수상. 한국방송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집으로 『청춘이 밟고 간 꽃길』이 있음. 용인문학회 고문.
[용인신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결국 시작되었다. IAEA는 어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에 희석시킨 샘플을 측정하여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 IAEA의 발표는 100% 신뢰할 수 있는가? 세상에 100% 안전한 것은 없다.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햇수로 48년 되었고 1972년 파리평화협정으로 미국과 북베트남의 군사 충돌이 중단된 것은 51년 지났다.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는 ‘벌거벗은 세계사’가 장안의 화제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고정 시청률이 상당하고 많은 국민이 세계역사의 감춰진 이면에 관심갖도록 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2022년 2월 15일 방영된 벌거벗은 세계사 시즌3, 제34회에서는 베트남전쟁을 다루었다. 미국은 직접 교전국인 북베트남과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더해 무차별적으로 폭격하였고 라오스에는 무려 2억4000만t 이상의 폭탄을 투하했다. 이중에서 불발탄 8000만t이 아직 제거되지 않았다고 한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은 작전을 원활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메콩강 델타지역을 중심으로 고엽제(다이옥신)를 무차별 살포하였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보다 1000배나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베트남 사람들의 고엽제 피해는 엄청났고 당시 파병되었
[용인신문] 일본 도쿄전력이 8월 24일 오후 1시부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했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발생 후 12년 만이다. 오염수 방류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발이 거세다. 우리나라도 야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크지만, 정작 정부 여당은 반대세력들의 주장에 대해 ‘괴담’ 또는 ‘가짜뉴스’라고 반격하기 바쁘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의힘은 야당일 때는 현 야당 못지않게 강력하게 반대 뜻을 보였으나 집권 후 하루아침에 정반대로 선회했다. 급격한 한‧일 관계의 진전과 정책 변화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이해하고 싶지만, 정부가 밝힌 입장만으로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을 설득하기엔 오히려 역부족이다. 심지어 일본 내부에서조차 반대여론이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홍보영상을 만들어 배포한 것은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직접 시료 채취’를 거부한 것 역시 정부 대응이 너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오염수에 대한 국민 불신을 없애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에도, 시작부터 일본이 거부한다면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믿고 신뢰할 수 있단 말인가. 정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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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버그 윤경예 훔칠 수 있다고 아무거나 훔치진 않아요 비행은 날개가 아니라 떨림이 요구되니까요 있잖아요 그릇된 일은 빛이 드는 쪽을 피해 꺾이는 모가지거나 오직 결함으로 발견하는 장소 같은 거 울어야 생기는 것이 웃을 일이라는데 태도로만 남을 장면을 박멸할 필요까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왜 험담은 붙기도 떼어놓기도 좋을 딱 그만큼 눈도 안 생긴 사람한테 항복하듯 달려들까요 살아있다고 믿기 위해 각기 다른 무덤을 파거나 무덤이 되어가는 중인데 말이죠 좋다 말았단 소린 붙어있긴 그만이겠지만 안 봐도 될 얼굴까지 들춰보진 않겠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앞날이 창창한 문이고 틈이니까요 징그럽다 못해 매혹적이기까지 한 저 몸 그릇 곧 도착한다는 기별처럼 들릴 때 당신, 그만 연주해도 되겠습니까 윤경예 2018년 제1회 남구만신인문학상 수상. 여수해양문학상 목포문학상 등 수상. 시집으로『감출 때 가장 빛나는 흰빛처럼』이 있음. 2021년 문학나눔 도서 선정.
[용인신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7%로 0.1% 상향 조정하여 발표했다. 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1.6%에서 0.1%가 내린 1.5%로 수정했다. OECD는 2024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도 기존 2.3%에서 0.2%포인트(p) 내린 2.1%로 예상하여 세계 평균에 훨씬 미달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OECD의 발표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분이 언짢은 것은 어쩔 수 없다. OECD의 발표를 금과옥조(金科玉條)라도 되는 양 맹신할 필요는 없다. 통계에는 숱한 함정과 조작이 숨어 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내용과 질이다. 예컨대 가계소득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 그것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통계 수치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주식시장이 주도한다면 그것은 일반 서민과는 하등의 관계없는 허울뿐인 성장이다. 주식이 성장을 주도하면 돈버는 것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될 것이 100%이기 때문에 소시민이 좋아할 이유도 없고 성장을 해본들 떡고물도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인은 유달리 전문가에 약하다. 그런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대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통계수치다
[용인신문] 입추가 지나고 처서를 앞둔 지난 주말까지도 낮 최고기온과 체감온도가 36도까지 올라갔다. 무더위 속 소나기 예보와 열대야 등으로 폭염주의보가 계속되었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차가 커지면서 절기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사진은 처인구 원삼면 연꽃단지에 조성된 수세미 덩쿨로 방문객들에게 포토존으로도 인기다. <글‧사진: 김종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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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제25회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 여파가 용인시에까지 미쳤다. 전체 조기 퇴영 결정으로 가장 많은 수의 잼버리 참가 청소년 대원들을 배정받은 용인시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비상사태를 맞았다. 그럼에도 이상일 용인시장을 필두로 관계 기관 모두가 총력전 수준으로 대응한 결과, 무탈하게 마지막 일정까지 마무리했다니 천만다행이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이번만큼 세계 주요 방송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전체예산 1082억 원을 들인 이번 대회는 결과적으로 선진 대한민국 위상을 한꺼번에 추락시키고 말았다. 잼버리 대회 역사상 ‘대회 파행’이라는 전무후무한 사건이다. 8월 1일부터 시작되어 8월 12일까지 열린 잼버리 대회는 미국과 영국 측의 조기 퇴영이후 태풍을 빌미로 결국 중단되어 전국 각지로 분산되어 진행됐고, 용인시에서도 5000여 명을 분산 수용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용인시의 발 빠른 대처로 대회 참가 도중 참가 중단을 선언하고 철수한 나라 청소년들을 제외한 전체 7분의 1일을 수용하게 됐다. 용인시는 정부와 주최·주관 단체가 저질러 놓은 잘못을 최선을 다해 수습했다. 이번 사태는 애당초
[용인신문] 2023년 1/4분기 국민 1인당 빚은 9834만 원으로 지난 2022년 4분의 1분기 9876만 원보다 미세하게 줄었다. 가구당 부채가 9834만 원이어도 엄청난데 1인당 부채가 1억 원에 육박했다는 사실은 사태가 심각한 것이다. 대부분 주택담보 대출인데 문제는 집값이 점점 내려가고, 거래도 되지 않아 집을 팔 수도 없고 설사 팔았다 해도 빚을 갚고 나면 갈 곳이 없다는 점이다. 금융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전 국민을 빚쟁이로 만든다는 점이다. 은행은 자기 돈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다. 예금자의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또 한국은행에서 빌려서 이자를 덧붙여 빌려준다.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의 통계발표에 의하면 대출금리는 2022년 3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하여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3% 후반대이던 것이 2023년 3월 기준으로 4.40%, 중도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3% 초반대이던 것이 2023년 3월 기준으로 5.68%까지 치솟았다. 중도 대출은 이자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로 시행한 것인데 오히려 채무자의 부담만 가중하고 있다. 기가 막힌 것은 대한민국 은행들의 금리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결정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구두 수선소 송남순 사거리 도로 가장자리에 고장 난 신호등처럼 매일 불이 환한 곳 입구도 출구도 하나인 수선소 창문이 없어 계절이 미처 찾아오지 못하는 곳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는 사람들 돋보기 아래 한 땀, 한 땀 발자국을 수선하는 노인 젊은 날 오전 한때를 다른 사람의 발자국을 빌려 걸어 보기도 한다 망치 소리가 끝나면 한 사람씩 기울어진 문을 빠져나가고 도시의 발목처럼 단단한 가로수 그들의 뒤를 바람 소리가 쫓는다 2020년 공직 문학상 수상 2022년 경기문화재단 국가문화예술지원 생애 첫 시집 공모 선정 저서: 시집『너에게, 첫』(시인 시작)
[용인신문] 민주주의의 꽃은 뭐니해도 투표다. 그 정점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나라의 강성과 사회의 안녕과 국민의 윤택함을 책임질 수 있는 단 한 명의 적임자를 뽑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가슴 떨리는 일임이 분명하다.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백성은 백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뭇 백성이 임금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차라리 수퇘지가 새끼 낳는 게 더 빠를 수 있다.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한번 임금이 되면 죽는 날까지를 넘어 자손 대대로 임금이 된다. 천하에 거칠 것이 없는 무소불위의 자리. 그런 임금일수록 분명하게 아는 한 가지 사실이 있는데 “백성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공포 외에는 없다”이며, 그 행동강령으로 “가장 무서운 권력은 폭력”이라는 것이다. 이런 임금일지라도 홍수만 나도 임금이 무능하여 하늘이 벌을 준다고 믿었던 시대가 있었다. 이쯤에서 임금은 백성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부덕의 소치를 읊조리곤 했다. 참으로 어두웠던 시대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한 지금은 어지간한 홍수쯤이야 충분히 통제권 아래 있다. 그럼에도 나라 안에 물난리로 국민이 화를 당한다면 이는 무엇으로도 발뺌할 수는 있겠으나 인재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