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용인시 청사 건너편 야산엔 ‘삼가2지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지어진 아파트 총 1950세대가 보인다. 일명 ‘삼가2지구 뉴스테이’로 불리는 현대 브랜드 힐스테이트. 이 임대아파트는 이미 건설이 완료됐기 때문에 지난 3월 준공예정이었다. 하지만 역삼지구 조합 측과 시행사인 ‘동남현대카이트제십호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측이 진입로와 학교부지 등을 해결하지 못해 준공이 내년 4월로 미뤄졌다. 양 측은 현재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다. 결국, 서민들을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임대 아파트가 진입로 없는 ‘유령의 집’이 되어 방치 중인 셈이다. 과연,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집중취재했다. -편집자 주-

#진입로 없는 임대아파트 2000여 세대?

일명 ‘삼가2지구 뉴스테이’는 정부의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 공급사업의 일환이다. 특히 처인구 중심지역에 조성되면서 서민들의 주거복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모아왔다.

용인시는 '동남현대카이트제십호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2016년 7월 6일 사업계획을 승인했고,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주)에서 2018년 2월 착공했다. 총 사업비 6800억 원 중 공적자금 5600억 원이 투입되어 서민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1950세대가 지어진 것이다.

사업계획상 준공 예정은 2021년 3월. 하지만 아파트 건설이 100% 완료된 상태에서 돌연 1년 2개월 연장되어 내년 4월이 준공 예정일이다. 가장 중요한 진입로 부분의 도로개설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년여 간 사용한  공사용 진출입로는 ‘임시도로’였고, 사업계획승인 조건이었던 역삼지구내 도로(중로2-84호)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다.

당초 도로개설과 초‧중‧고교 학교부지 조성은 인접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조합이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 실시계획인가 처분을 받았을 때에 역삼조합에서 이행해야 하는 의무 조건으로 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역삼조합 측의 내부 문제로 추진 지연과, 합의 약속 미이행 등으로 기간 내 준공이 어렵게 되자 준공일을 불가피하게 연장한 것이다.

만약 지난 3월 현대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약 2000여 세대의 임대분양이 정상적으로 끝났다면 처인구는 서민 주거안정은 물론 상권변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막대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취재를 시작했던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에 생긴 미세먼지 때문인지 시청사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는 ‘유령의 집’처럼 느껴졌다. 이 책임은 이해관계 때문에 법적 소송 중인 역삼조합 측과 시행사에 있다. 아울러 사업승인권자인 용인시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어 보인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임대주택 분양을 오랫동안 애타게 기다리는 서민들 입장에서보면 용인시 행정력이 한심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 임대아파트 볼모로 기득권 싸움?

삼가2지구 뉴스테이는 처음부터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과 맞물리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무려 20여 년째 자중지란 속에 답보상태인 역삼조합 내부 권력다툼이 장기화되면서 유탄을 맞은 셈이다. 시는 2017년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역삼조합의 중학교 부지조성 문제를 해결하고, 3일 후 바로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환지계획인가’를 승인했다. 이후 시는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환지계획인가`에 따른 조치계획서 제출을 역삼조합에 요구했고, 2018년 1월 삼가2지구와 역삼조합은 환지계획인가에 따른 ‘기반시설 이행 및 부담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그 후 삼가2지구가 착공됐고, 3월에는 시가 ‘삼가2지구’와 ‘역삼조합’으로부터 조치계획서를 제출받았다. 이 분란은 삼가2지구와 역삼조합이 용인시에 기반시설 이행 조치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준공예정일이 다 되도록 양측이 체결한 기한 내에 도로개설 등 기반시설 이행이 지켜지지 않자 법적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뒤늦게 용인시도 지난 9월에는 역삼조합에 환지계획 인가시 부가된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환지계획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며 극단적 통보를 한 상태다. 바꿔말해 사업승인 취소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시가 승인한 환지계획 인가조건은 초·중·고교 부지확보와 근린공원 조성, 그리고 삼가2지구 기반시설인 문제의 진입로 ‘중로2-84호(현 삼가2지구 진입로)’ 등 도로개설 문제다.

그럼에도 용인시와 조합 측은 구체적인 실천계획이나 협의점을 찾지 못해 임대아파트 준공이 언제될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는 임대아파트 공사는 100% 완료됐지만, 기반시설 등의 미비로 준공과 임대분양이 늦어진다는 게 팩트다. 

무주택자인 처인구민 A씨는 “기존 공사용 도로라도 먼저 임시도로로 사용하고, 차후 법적 문제가 해결된 후 도로 개설을 하는 조건으로 먼저 임대분양을 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시와 조합 측을 비판했다.

#역삼조합 갈등 원인…공영개발 못하나?

역삼지구와 삼가2지구의 열쇠를 쥔 ‘역삼조합’은 지난 18일 총회에서 또 다시 분란이 시작됐다. 기존 조합장 해임총회가 성원 미달로 폐회됐지만, 총회 소집권자인 또 다른 조합원이 별도의 총회를 개최해 기존 조합장 등에 대한 해임안을 가결 후 새 조합장을 선출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 조합 측이 강력반발하며 행정적, 법적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이지만 용인시 측은 이미 환지계획인가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용인도시공사 역시 그간 체비지 문제 등 난제가 많아 공영개발은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 와중에 백군기 시장은 전임시장 시절의 특혜성 사업승인 논란에 대해 집중감사를 벌였고, 이로 인해 공직자들의 해결 의지도 사라졌다는 게 내부 목소리다. 결론은 조합장이 바뀔 때마다 논란이 일었던 역삼조합 내부 문제가 종지부를 찍고 결자해지를 하던지, 하루빨리 환지승인조건을 조속히 이행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편, 현재 삼가2지구는 역삼조합 측에 가압류 조치를 한 상태로 손해배상소송 결과에 따라 강제집행 여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가2지구 뉴스테이 추진과정>

•2016.07 :  사업계획승인

•2017.08:  용인시 시정조정위원회 개최

•2017.08: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환지계획인가

•2018.01:  기반시설 이행 및 부담에 대한 합의서 체결 (삼가2지구 ↔ 역삼조합)

•2018.02:  삼가2지구 착공

•2018.03:  기반시설 이행 조치계획 제출 (삼가2지구, 역삼조합 → 용인시)

•2021.02:  공사기간 연장 (21년 3월 → 22년 4월)

•2021.09: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관련 환지계획인가 조건 등

현안사항 추진계획 제출 촉구 (용인시 → 역삼조합)

•2021.10: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관련 환지계획인가 조건 등

현안사항 추진계획 제출 촉구 회신 (역삼조합 → 용인시)

•2021.11: 기반시설 의무 합의 미이행에 따른 법적 소송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