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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육군항공대 이전 물 건너 갔나?

LOCAL FOCUS_용인 육군항공대 이전 논란

 

1975년부터 도심지 주둔 육군항공대 이전 촉구만 20년 넘어

4성 장군 출신 백군기 시장 ‘임기내 이전’ 공약 사실상 무산

시, “국방부에 이전승인 요청…행정절차상 1년 안 착공 불가”

 

[용인신문] 46년째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 일대 30만㎡(10만 여평) 부지에 주둔 중인 용인 육군항공대. 부대 반경 4㎞내의 전대·둔전·삼계·영문·유운·신원리 등 6개 마을은 군사시설보호법 적용 구역이다. 인구 3만3000여 명의 포곡읍은 2005년도에 도농복합시에서는 처음 읍(邑)승격이 될 만큼 도시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항공대 헬기 이착륙시 발생하는 소음‧ 진동 피해와 군사시설보호법 규제를 받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촉구해왔던 항공대 이전 문제, 무엇이 문제인지 심층취재했다. -편집자 주-

 

# 2001년부터 항공대 이전 촉구

국내 최대 위락시설인 에버랜드를 찾는 사람들에게 용인시의 첫 이미지는 작은 시골 마을로 밖에 안보인다. 용인경전철 에버랜드역에 인접한 육군항공대 인근이 군사시설보호구역임을 알수 없기 때문이다. 인근 지역민들도 국내 1위 기업이 운영 중인 삼성에버랜드 옆에 수십 년째 살면서도 경제적 특수가 없다. 오히려 교통체증 등 불편이 가중될 뿐이다.

 

읍 단위 시골 마을에 도시화가 진행 중이지만 46년 전 들어선 항공부대가 도심 한복판을 지키고 있는 탓이다. 군부대 인근 4km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있고, 지역 내 지상작전사령부 지원을 비롯한 국방환경은 급격히 변화 중이다. 결국 헬기의 종류와 편수 등이 증가하면서 이착륙 횟수 역시 늘어나 부대 이전과 확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 대체부지 조건부 동의

항공대 이전 논란은 2001년부터 국방부, 국회, 청와대 등에 시민청원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본격화된 것은 2014년(당시 정찬민 시장)에 용인시와 (사)용인시포곡관광발전협의회(이하 포관협)가 에버랜드 주변 육군항공대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체류형 관광도시 개발을 위한 업무협력을 맺으면서다. 그리고 다음 해 용인시가 항공대 대체 부지를 찾아주고, 이전하는 방식인 ‘기부 대 양여사업’을 국방부에 공식 협의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용인시는 그때부터 지역 내에서 항공대 이전 후보지를 물색했다. 국방부는 용인시에서 올린 30여 후보지에 대해 작전성 검토 과정를 거쳤고, ‘부동의’와 ‘보완’등의 과정을 통해 2017년 ‘조건부 동의’ 통보를 해왔다. 용인시는 곧바로 항공대 이전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고, 검토보고서를 국방부에 제출했다. 2018년엔 기획재정부와 ‘기부 대 양여사업’의 타당성 협의까지 마쳤다.

 

그런데 용인시는 2019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이전 후보지 기초조사 용역을 국방부 측에 자청, 고의로 시간 끌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용역을 마친 후 2020년 3월 또 다른 이전 후보지를 국방부 측에 재건의했으나, 이 후보지는 불가판정을 받았다.

 

당시 용인시 항공대 업무 담당자는 “이전 후보지를 단수로 했을 경우 해당 지역 민원인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니냐”면서 “백군기 시장 역시 주민동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뜻이었고, 실무자 입장에서도 (복수의 후보지) 주민공모사업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당초 시-포관협, 양해각서 논란

항공대 이전과 관련, 용인시와 포관협은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했지만 항공대 이전부지 검토용역 등은 민간 중심의 SPC(특수목적법인)를 구성해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용인시 실무자와 다소 입장차를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대 이전은 1조 원 이상의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타 지역에서도 민간자본을 투입하는 ‘기부 대 양여사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행정기관이 민간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용인시 역시 그동안 기초조사 용역 등 최소한의 비용만 지출했을 뿐, 다양한 예산지출문제 등은 SPC에서 떠맡아 온 것이다. 따라서 항공대 이전 문제는 용인시와 민간 SPC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풀어야할 숙제로 남게 됐다.

 

# 백군기 시장 취임 3년만에 공약 변경

백군기 용인시장은 3군사령관을 지낸 군 출신으로 시장 출마시 포곡 육군항공대를 임기 내에 이전하고, 2022년 6월 이전에 관광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공약 추진 일정을 2023년 이전까지 합의각서 승인과 착공을 하겠다고 바꿨다. 임기 내 추진이 불가능함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항공대 이전을 위해서는 용인시와 국방부가 이전을 위한 합의각서 작성·승인, 군사시설사업 시행자 선정, 민간사업자 선정, 군부대 이전, 양여부지 도시개발사업 절차 등을 이행해야 한다. 이럴 경우 물리적으로 1년 안에는 불가능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에 항공대 이전 승인을 요청한 상태이며, 승인이 나면 민간공모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신규부지 확보를 위한 시 재원 마련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혀 항공대 이전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용인 항공대 이전 관련, 군 작전성 검토결과 조건사항에 대해 용인시가 검토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용인시가 군 임무수행에 제한없는 범위 내에서 대체부지와 시설을 제공할 경우 적극 검토 할수 있다"고 밝혔다. 또 "용인시와의 기부 대 양여사업은 용인시 의지가 분명하고, 군 작전성 검토 결과에 따른 조건사항이 충족 가능하다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일정>- 도표(자료제공: 용인시포곡관광발전협의회)

2001~2002: 국방부, 국회, 청와대 등 시민청원서 제출

2008~2009: 포곡 항공대 이전 검토 국방부 건의

2014: 용인시- 항공대 이전 사전 검토 국방부 건의

2014.4: 용인시의회, 항공대 이전사업 및 추진 권고결의안 결의

2014.9: 용인시-포관협 항공대 이전사업 추진 양해각서 체결

2015.4: 항공대 이전 기부 대 양여사업 국방부 협의 요청

2015.9: 항공대 이전 대체부지 보완 제안서 국방부 제출

2016.3: 기획재정부 국유재산 정책과 면담 및 협의

2016.7: 국방부, 작전성 검토 결과 부동의, 타 후보지 제출 통보

2016. 7~8: 용인시, 00지역 외 이전 후보지 30여 개소 건의

2017. 2: 국방부, 작전성 검토 결과 00지역 조건부 동의 통보

2017. 8: 용인시, 항공대 이전사업 타당성 검토보고서 국방부 제출

2020. 1: 용인시, 이전 후보지 기초조사 용역준공

2020. 8~ 현재: 용인시-국방부 이전 대책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