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6월 용인시는 이천시 . 화성시와 공동으로 말산업특구로 지정됐지만, 장기적 발전 방향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앙정부의 말산업육성 구호가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해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지자체 역시 산업육성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마다 승마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특구로 지정된 일선 지자체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시는 특구지정 효과에 따라 국비지원을 통해 승마사업과 농촌지역의 새로운 소득창출을 기대했다.
때문에 시는 지난해 ‘말산업발전위원회’를 구성, 말 산업 인프라구축과 승마산업 활성화, 승마 연계 산업 육성, 말 보건‧방역‧안전체계 구축 등 4개 분야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사육과 조련을 겸한 전문 조련 시스템 지원을 통해 고품질 승용마를 생산하는 한편 승마체험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 말산업 실태조사’를 통해 정기 승마 인구수가 전년대비 10.5% 증가했고, 말 사육수는 3%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련 사업체와 종사자는 각각 11%, 5.2% 증가하는 등 말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말산업에 대해 긍정적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말산업육성은 확실한 방향을 잡지 못한채 준비상황에 멈춰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농식품부는 지난해 1차말산업 육성에 관한 5개년 종합계획이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2차 계획에 대해서 계획조차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승마인구 저변확대가 더딘 가운데 예산지원 역시 기대보다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구로 지정된 용인시와 이천시, 화성시에 지원된 국비는 2년 동안 50억원.
이를 3곳의 지자체가 나누다 보니 실질적으로 각 지자체가 지원받는 금액은 2년 동안 17억원 수준으로, 지자체가 50%의 예산 매칭을 해도 34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시가 오는 2020년까지 총 18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는 계획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시가 할 수 있는 사업은 승마장 개보수 사업과 운송장비 지원, 승마교육 사업지원에 국한됐다.
시는 말산업 육성을 위해서 승마인구 저변확대가 선제조건이라고 판단, 재활승마와 어린이 승마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어린이 승마의 경우 지난 2015년 100명에서 올해는 1000명 수준으로 저변이 확대됐지만, 이 역시 말산업특구 지정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시는 올해 처인구 백암면에 위치한 MBC드라미아 인근에 산악승마코스를 조성, 승마인구 유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공공승마장 건립도 고려했지만 부지확보와 예산, 그리고 승마인구 증가가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 이용율에 대한 문제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특구신청 당시 이천시는 말사육, 화성시는 코스, 용인시는 승마장 활성화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말산업 육성은 아직 시작단계로 대형사업이 아닌 승마에 대한 저변확대가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할 필요가 있어 교육과 체험위주의 사업을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사용이 제한적이고 기대보다 승마장의 이익이 크지 않아 무분별하게 공공승마장을 건립하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할 일”이라며 “말생산 및 사육도 농가들의 수익이 안정적이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역내 승마장과 말 사육농가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승마장 9곳에서 250마리, 승용마생산 농가는 8곳에서 99마리가 사육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