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습반 지도 학생들 성적 우수... 학원.일부 학부모 의혹제기
해당 교사 시험문제 유출 의심 민원 경찰조사. 결국 "혐의없음" 결론
학교측, 학부모눈치 '계약 종료'... 교육청 "열정.능력있는 교사 내쫓아"
“그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일했는데 마음에 상처만 입고 정든 아이들을 떠나게 되네요…”
지난달 20일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계약기간이 끝난 초당고등학교 A교사는 올해 벌어진 일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쓴 웃음을 지었다.
A교사의 상처는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 치러진 중간고사에서 A교사가 방과후활동에서 가르치는 학생 20명 중 7명이 수학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것.
수학을 담당하고 있는 A교사는 동료교사와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수업진행 방식에 대한 호평을 듣고 있었으며,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교육자로서 이같은 성과는 큰 보람으로 다가왔지만 일부에서는 이같은 성과를 부정하고, 심지어 삐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지역 내 B학원에서 시험성적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것. 심지어 학원측은 A교사가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문제를 확대시켰다.
결국 A교사는 학원과 일부 학부모들의 문제제기로 인해 경기도교육청과 용인교육지원청의 감사는 물론 경찰조사까지 받는 수모를 겪었으며, 해당 기관들에서는 문제유출은 근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일부 학부모들이 A교사가 기말고사 문제 출제위원에서 배제하고, 방과후학습도 중단할 것을 학교 측에 강하게 요구한 것.
더욱이 민원이 제기되자 학교 측은 A교사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지었다.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 수뇌부는 일부 학부모의 민원을 이유로 문제가 없는 A교사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학교에서 내쫓은 꼴이다.
특히 교육청 내에서는 학교장을 비롯한 수뇌부들이 문제 해결에 대한 능력도 없을 뿐만 아니라 민원에 휩쓸리며 자기자리 보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A선생님에 대해 대면조사도 하고 감사를 벌였지만 문제유출이나 수업에서 전혀 문제점이 나타나지는 않았다”며 “좋은 수업방식과 노하우를 가진 선생님을 교장과 교감이 보호하기는 커녕 일부 학부모의 민원을 의식해 쫓아낸 결과로,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초당고등학교 교감은 소수의 민원도 학교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교장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초당고등학교 교감은 “A교사는 많은 학부모들이 좋아하고 신뢰했지만 일부에서는 신뢰하지 않는 학부모들이 있었다”며 “초당고와 계약은 만료됐지만 타 학교와 계약해 교직생활은 이어나가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A교사는 “3년 가까이 초당고등학교에서 있으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만일 같은 상황을 젊은 기간제 교사들이 당했을 경우 교직생활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