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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환 변호사의 법과 생활-4

   
▲ 오수환 변호사
자동차 운행과 손해배상책임-1

우선, 사례를 먼저 살펴보고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주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관한 내용을 몇 번에 나누어 설명하기로 한다.

예를 들어 크레인이 부착된 화물차량을 이용한 화물 운반 및 하역 작업은 차주인 甲과 차주를 보조하는 乙이 평소 담당하던 업무였다. 甲이 현장에 없으면 乙이 위 차량을 이용한 화물 하역 업무를 총괄하면서 크레인 등 특수 장치를 포함, 차량 전체를 운전해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런데 전기배선공이 본인의 업무와 관계없이 관행적으로 위 차량을 이용한 화물 하역작업을 돕다가 크레인을 조작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 전기배선공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기배선공은 본인이 운전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여 사망하였으므로 손해배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위 법규를 분석해 보면 ①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전하는 자가 ② 자동차 운행으로 인하여 ③ 다른 사람을 사상한 경우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돼 있으므로 어느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게 되고 반대로 들여다보면 죽거나 다친 사람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위 사례의 결론부터 말하면 사고 당시 현실적으로 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자동차를 운전해야 할 위치에 있는 자(乙)가 법령상 또는 직무상의 임무에 위배해 타인(전기배선공)에게 운전을 위탁했고 그 타인이 운전무자격자나 운전미숙자인 경우에는 위와 같이 운전을 위탁한 자는 여전히 운전자다.(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다53827 판결) 이때 위 전기배선공은 자동차를 실제 사용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의 보조에 종사한 자는 될 수 있으나 운전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운전의 보조에 종사한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업무로써 운전자의 운전행위에 참여한 것인지 여부, 운전자와의 관계, 운전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참여 내용, 정도 및 시간, 사고 당시의 상황, 운전자의 권유 또는 자발적 의사에 따른 참여인지 여부, 참여에 따른 대가의 지급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5175 판결) 따라서 사례와 같이 자신의 업무와 관계없이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고 운전행위를 도운 것에 불과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의 보조에 종사한 자에도 해당하지 않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14다236830 판결)
(문의 전화 : 031-321-4066, E-mail : yonginlaw@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