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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한울농장’을 찾아

   
▲ 갈곡초, 석성초교 재학생으로 이루어진 한울농장 멤버들이 밭을 일구는 도중에 사진촬영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텃밭 가꾸고 놀이하고…
'혼자' 아닌 '함께' 산교육


기흥구 구갈동 갈곡초등학교와 중동 석성초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이 그룹을 이뤄 기흥구 상하동 풍림아파트 내 ‘한울농장’이라 명명한 주말농장에서 텃밭가꾸기가 한창이다. 가만 보니 텃밭 활동하는 날에는 엄마와 아이들이 어울려 놀이도 즐긴다. 피구와 줄넘기를 비롯해 우리나라 전통놀이에 푹 빠지다보면 학생과 엄마의 해맑은 웃음소리는 물론 가끔 비명소리와 눈물도 함께한다. 서로 다투거나 놀이하는 도중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리더를 맡은 김영란 농장주 겸 텃밭교사는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부터 함께 지냈던 아이들이 입학한 지난 2014년 엄마들과 모여 회의를 하고 동의를 얻어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엔 원하는 다문화, 장애, 새터민 가정의 아이들까지 12명이 한울농장의 멤버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울농장은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하나 되자’는 취지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장애인이나 독거노인을 찾아다니며 봉사했던 김 텃밭교사는 아이들과 레크리에이션에는 자신 있었지만 텃밭을 가꾸기 위해서는 텃밭 전문교육까지 받아야 했다. 교육을 수료하고 70여㎡의 텃밭을 마련, 가꾸기를 시작했고 지금은 밭주인의 배려로 기름진 40여㎡에서 이어가고 있다.

그는 “사교육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부모와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와 실천하는 행동으로 인성교육에 도움 주고자 시작했다”며 “상급학교에 진학해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봄부터 수확 시까지 주 1회 한울농장에 모이지만 아이들은 만나는 날이 적다고 아쉬움을 표한다. 상추, 쑥갓, 토마토, 오이, 고추 등 주로 쌈 채소를 가꾸고 참여한 아이들은 수확의 기쁨을 경험한다. 수확한 농산물은 아이들의 뜻에 따라 이웃에 전달하기로 했다. 일부 판매한 수익금도 소외된 이웃 몫이다. 엄마들 모두 아이들의 제안에 따르기로 결정한 것.

   
▲ 한울농장 멤버들이 밭 정리를 마치고 줄넘기 놀이로 하나됐다
텃밭 일을 마치면 엄마와 함께하는 레크리에이션을 즐기고 귀가 전에는 하루 일을 돌아보며 각자 자기 발표의 시간도 갖는다. 아이들은 협동과 배려, 나눔의 귀함을 배웠고 ‘혼자’에서 ‘함께’로 바뀌었으며 표정도 무척 밝아졌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을 이끄는 리더가 됐다.

아이들 도시락 준비하랴, 놀이 지도하랴, 텃밭에 물 조달하랴 엄마들은 바쁘고 힘들지만 항상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내 아이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밝고 건강하게 커가는 모습이 좋기만 하기에 리더인 김 텃밭교사의 요구에 묵묵히 응하며 오히려 고마워한다.

한울농장은 항상 열려있다. 갈곡초등학교생은 물론이고 강남마을 근처에 거주해서 거리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누구나 환영한다. 특히 새터민, 장애인,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어울림에 목마르다고 느낀다면 문을 두드려줄 것을 당부했다.

이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되자”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