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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

나사풀린 공직사회, 재정난 위기의식 '실종'

시, 간부 공무원 100여명 ‘야유회성 출장’논란

   
역대 최악의 재정난을 겪고 있는 용인시 4~5급 고위 공직자 100여명이 이틀에 걸쳐 전라남도 순천에서 열리고 있는 ‘2013 순천 국제 정원박람회’를 다녀왔다.

공유재산 우수활용지자체 현지시찰 명목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물론, 시의회와 지역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예산부족으로 인해 도서관 도서구입비조차 제때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간부 공무원들의 야유회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 집행부 측은 과장급(5급) 이상 공직자들이 재산관리관으로 돼 있어 5급 이상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현지 시찰을 진행했다는 항변이지만, 공직 내부의 비난목소리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시 간부 공직자 100여명은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전남 순천시 오천동 일대에서 열리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현지 시찰을 실시했다. 이번 시찰은 효율적인 공유재산 관리를 위해 공유재산 우수활용 지자체 벤치마킹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벤치마킹을 기획한 시 회계과 측은 현지 시찰 참여 대상을 5급 이상 간부 공무원으로 제한했다. 현 직제 상 5급 공직자가 재산관리관으로 지정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공유재산 관리 부서 실무자는 견학이 아닌 프로그램 진행과 수행자로 참여했다.
시찰 참가 공무원들은 152만7000㎡ 규모에 조성된 국제정원박람회장과 낙안면 동내리에 있는 낙안읍성민속마을을 관람했다.

시는 경기도의 ‘국·공유재산관리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받은 포상금 6500만원 중 500여 만원을 시찰 비용으로 사용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국·공유재산 관리 종합평가결과받은 포상금 일부로 6급 이하 공직자들은 대상으로 여수박람회를 다녀왔다”며 “이에 따라 올해는 간부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현지시찰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이번 현지 시찰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당장 올해 안전행정부에 갚아야 할 지방채 상환금 388억 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도 재정보전금 210억 원도 감액이 결정돼 지난 4월에 이어 또 다시 감액추경을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인 내년도 본예산 편성의 경우 가용재원이 150억 여원밖에 되지 않아 역대 최악의 위기설마저 나돌고 있다.

이틀간 진행된 100여명의 시찰단 규모도 시의 위기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 공직자 A씨는 “공유재산의 효율적 관리가 목적이었다면 실무자 중심의 5~10여명 규모면 충분했다”며 “후배 공직자들의 시각에는 시찰을 빙자한 간부 공무원들의 야유회로 보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공직자 B씨는 “용인시가 위기라고 말하며 ‘야유회’성 시찰을 하는 간부공무원을을 보고 시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겠느냐”며 “공직자들의 이런 모습 때문에 시민들이 행정기관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시 공직사회가 여전히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미연 시의원은 “갚아야 할 빚을 뒤로 미뤄둔 채 본예산을 편성한 것도 모자라 감액추경을 앞두고 야유회 성 시찰을 다녀오는 것은 시 고위 공직자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오늘날 용인시의 위기가 이 같은 고위 공직자들의 위기 불감증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