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4 (화)

  • 맑음동두천 -9.4℃
  • 맑음강릉 -4.3℃
  • 맑음서울 -7.4℃
  • 맑음대전 -5.7℃
  • 맑음대구 -2.7℃
  • 맑음울산 -2.5℃
  • 광주 -3.9℃
  • 맑음부산 -0.9℃
  • 흐림고창 -5.2℃
  • 구름많음제주 1.7℃
  • 맑음강화 -8.6℃
  • 맑음보은 -6.9℃
  • 맑음금산 -5.7℃
  • 맑음강진군 -2.3℃
  • 맑음경주시 -3.0℃
  • 맑음거제 -1.2℃
기상청 제공

특별기고/쥐띠 유감(有感) 1.

송후석/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나는 쥐띠다.
쥐띠인 병자년(1936년)생이니 쥐와 연관 있는 팔자다.
내가 태어 난 후 6번째로 쥐띠 해를 맞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쥐에 대해 퍽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다.

쥐는 설치류(齧齒類)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동작이 민첩하고 잡식성이며 야행성으로 번식력이 강하여 숫자로는 지상동물의 1/3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한국에는 시궁쥐, 들쥐, 꼬리긴 쥐, 새앙 쥐, 등 10여종이 있다.

앞니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물건을 갉으며, 생활력이 강하여 농작물을 먹어 해치고, 전염병 병원체를 간접 매개하여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 한 때 범정부차원에서 쥐잡기(驅鼠)운동을 대대적으로 한 일이 있었다.

각 마을별 농가별, 학교별로 쥐잡기 목표량을 할당하고 잡은 쥐는 몸통은 땅에 묻거나 태우고, 꼬리를 잘라 새끼에 꾀여 면단위, 학교단위로 가져와 확인을 받도록 강력히 추진하였으며, 쥐잡기 약을 무상으로 공급하였다.

쥐약은 아주 위험한 독극물로 곡식에 무쳐 놓은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개 등 다른 가축들이 먹고 죽는 일이 많았고, 사람들이 안전 취급을 잘 못하거나, 자살용으로 오용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쥐가 이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약 3600만 년 전으로 인도와 말레이지방이 원산지로, 12세기경에는 유럽으로 퍼졌고, 이후 전 세계로 널리 퍼졌다.
쥐는 아주 영리한 동물이다.

기억력이 뛰어나 멀고 가까운 거리를 구별할 줄 알고, 왼쪽과 오른쪽을 구별할 줄 알며, 먹이를 놓고 서로 싸우지 않으며, 먹이를 물어 운반하여 굴속 창고에 별도로 저장하여 두고 먹으며, 침실 구덩이와 화장실 굴을 따로 만들어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쥐에 대한 기록으로는 신라의 사금갑(射琴匣)설화가 최초인 것 같다.
정월 대보름날 약밥을 지어먹는 풍속의 유래와 관계되는 설화로, 488년(신라 소지왕 10년)에 왕이 천천정(天泉亭)에 거동하였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슬프게 울다가, 쥐가 사람의 말로 “까마귀가 가는 곳을 찾아보라”고 하였다.

왕이 신하에게 명하여 까마귀 뒤를 따르게 하였는데, 신하가 까마귀를 찾아가 피촌(避村:현 壤避寺村)에 이르니 돼지 2마리가 싸우고 있는 것을 구경하다가 까마귀가 날아간 행방을 잊어버려 방황하고 있던 중, 한 노인이 못 가운데서 홀연히 나타나 글을 올리는데, 겉봉에 “이를 떼어보면 두사람이 죽고, 안 떼어 보면 한 사람이 죽는다”라고 적혀 있었다.

신하가 이 글을 왕에게 올리니 왕은 떼어보지 않음으로서 한 사람만 죽게 하자고 하였으나 일관(日官;觀相家)이 아뢰기를 두 사람은 서민이고, 한 사람은 왕이다, 라고 하므로 그 글을 떼어보니 “금갑(琴匣)을 쏴라”고 적혀 있다.
왕이 이상히 여겨 곧 궁중으로 들어가 금갑(琴匣:거문고보관함)을 쏘니 그 안에 내전(內殿)에서 분향수도(焚香修道)하던 중과 궁주(宮主)가 정을 통하고 있었다.
이에 두 사람을 붙들어 죽였다.

이로부터 매년 정월 상해(上亥=첫 亥日·午日)날에는 일을 안 하고, 오기일(烏忌日:까마귀 제삿날)이라 하여 약밥으로 제사를 지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음호에 하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