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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권정생이 말하는 진짜 지도자

 

 

용인신문 | 1988년 권정생의 동화집 『바닷가 아이들』 에 수록된 「장군님과 농부」가 여러 해 전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 원작이 나오고도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는 장군으로 상징되는 사람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때문일 것이다. 이성표 작가의 푸른빛으로 재창조된 『장군님과 농부』는 현명한 농부의 손이 인상적으로 남는 그림책이다.

 

그림책 속에서 장군은 전쟁 중 홀로 도망쳐 나와 농부에게 이런저런 명령을 하는 인물이다. 장군이 농부의 감자를 욕심껏 먹는 그림은 제법 큰 그림책의 물성을 활용해 부각되어 표현된다. 크게 벌린 입 안에 든 여러 개의 감자는 전쟁 중 소중하게 보관했을 식량을 무자비하게 해치운다. 반면 농부는 전쟁으로 사람들이 떠난 마을을 지키며 농작물을 돌보고 있다. 농부는 홀로 탈출해 찾아온 장군의 이런저런 명령을 들어준다. 가까이 다가온 전쟁 때문에 무인도에서 지내게 된 농부는 장군의 무리한 요구를 다 들어주며 또 변함없이 농작물을 키워낸다.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들은 거친 농부의 손을 보고 ‘진짜 장군’임을 선언한다. 푸른 빛으로 표현된 농부의 손은 갈라지고 거칠고 투박하다. 그 손은 한결같은 자세로 사람들 곁에서 일을 한 손이다. 장군의 직함을 거절하는 농부의 겸손한 자세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기에 이른다.

 

그림작가 이성경은 어째서 농부의 손을 크게 그렸을까? 손은 한 사람의 인격을 담고 있다. 전쟁을 하는 이의 손과 노동을 하는 이의 손은 확연히 다르다. 글을 쓰는 이와 음식을 하는 이의 손이 또 다르다. 손에 생긴 굳은 살과 주름들은 그 사람의 역사와 인품을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