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인 11개교 6학급 이하 작은 규모
학생수 한 두명 차이로 교사 수급
재정지원 등 문제 발생 ‘전전긍긍’
원삼·백암 초교 입학 유치전 치열
[용인신문] 용인 처인구 농촌지역의 작은 초등학교들이 학구 내 학생수가 적어 분교 및 폐교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이에 교장 이하 교사,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 학교를 지키기 위해 경기도 도시지역 등을 대상으로 학생 유치전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부나 자치단체, 교육청 등도 방과 후 활동 전체를 무상교육으로 진행하는 등 이들 소규모 학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용인지역 초등학교는 처인구 32개교, 수지구 32개교, 기흥구 41개교 등 총 105개교다. 초등학교의 도·농간 격차가 커 수지·기흥구 등 도시 지역은 매머드급 학교가 다수인 반면, 처인구 소재 학교 가운데 34.3%에 이르는 총 11개 학교가 전체 학급수 6학급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다. 수지구 수지초의 경우 전체 63학급에 전교생이 1820여명이며, 기흥구 서농초도 52학급에 1371명에 달한다. 처인구도 도시지역인 역북지구 내 함박초가 49학급 1343명에 이르며, 대규모 아파트단지인 남사읍 한숲시티 내 남곡초가 66학급 1816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비해 처인구 작은 학교의 경우, 전교생 기준으로 백암면 소재 백암초등학교 115명, 백암초 수정분교 11명, 장평초 30명, 백봉초 35명으로 백암면의 모든 초등학교가 작은 학교에 해당하는 실정이다. 원삼면 소재 두창초 45명, 원삼초 67명, 좌항초 72명이며, 남사읍 소재 남촌초 41명, 남사초 115명. 남곡초 제2캠(남곡분교) 1개 학급 8명, 동부동 운학초 83명이다.
이 같은 상황이 되자 학생 수 한 두명 차이로 교사 수급 문제나 재정지원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안정적인 교육 활동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이들 소규모 학교는 “학생 1명이 중요하다”는 긴박감 속에 신입생 유치전은 물론 각종 홍보전을 통해 전학을 유도하는 전략을 짜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전학 온 학생이 머물 장소가 없다면 개인집이나 마을회관이라도 내줄 각오를 하고 있다.
용인시 전체에서 10대 어린이가 가장 적은 원삼면과 백암면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 유치전과 학교 홍보전이 더욱 치열하다.
원삼면에 소재한 두창초등학교는 한때 전원주택이 늘면서 학생 수가 늘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줄어 급기야 지난해 12월, 산타복장을 한 교장을 필두로 교사들이 선물꾸러미를 들고 학구를 벗어난 백암면 소재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방문, 학교 홍보에 나섰다. 이 결과 백암초등학교에 입학할 학생 3명이 두창초등학교에 입학해 두창초는 복식학급을 면할 수 있었다. 복식학급은 한 교실에서 두 개 학년이 한 교사 아래서 수업을 받는 것으로, 학부모들이 원치 않는 편이다.
이와 관련해 백암초등학교 하춘식 교장은 “지난해 두창초 교장이 학구 안에 입학할 어린이가 없어 얼마나 고민했는지 몰라요. 우리는 교장협의회가 있어서 서로 학교 사정을 잘 알고 있죠. 우리 학교는 현재 1학년이 20명으로 적정 인원이에요. 두창초로 한 두 명이 가도 적정 인원이 유지가 되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은 거에요. 서로 윈윈하는 거에요. 우리는 학생수가 적정해서 가르치기 좋고, 두창초는 학급수를 유지하게 되니 서로 좋지요. 그렇게 해야지만 서로 사는 거에요”라고 했다.
하 교장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18조 1항 및 21조 6항에 의거, 학교장의 승낙으로 입학할 학교의 변경 및 초등학교 전학절차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백암초 수정분교 교장을 겸하고 있는 하 교장은 입학생 확보를 위해 적극 홍보전에 나섰다. 분교의 경우는 상황이 더 열악하기 때문이다. 10월이면 면사무소에 가서 취학연령 어린이를 사전에 파악한 후, 12월에 각 가정방문을 통해 사전에 부모에게 입학을 권하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장학금 제시 등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큰 학교로 입학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입학생 숫자를 예측할 수 없다.
수정분교는 전교생 11명에 전체 3학급 복식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 교장은 “수정분교(당초 수정초에서 분교가 됨) 동문회 등 지역사회가 폐교를 원하지 않는다. 학교를 활성화시키고 학생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며 “향후 인근 원삼에 반도체가 들어오면 인구 증가로 학생수가 늘 때를 대비해서도 폐교를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남사읍 남곡초등학교 제2캠(남곡분교)은 내년에 폐교된다. 물론 남곡분교 폐교는 인구감소 때문이 아니다. 대규모 한숲시티 아파트가 들어섬에 따라 단지 내에 대규모 남곡초등학교가 이전 개교해 ‘적정규모육성사업’에 근거, 남곡분교가 더 이상 신입생을 안 받기로 결정한 데 따라 재학생이 다 졸업하게 되는 내년에 남곡초 본교로 흡수된다.
시 행정당국도 이들 폐교위기에 처한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 예산지원 및 학교와 지역사회 기관 등과 연계 사업에 적극적이다. 현재 백암면 백봉초등학교와 장평초 경우 각각 AI 활용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 지원이나 장평초 아토피치유학교 지정 등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장평초는 지난해 5학급에서 올해 6학급으로 늘었다.
사실 작은 학교의 폐교를 막기 위해 정부나 교육청, 지차체 등의 관심도 많고 지원도 많아 학교마다 영화제작, 골프, 승마학교, 캠핑학교 등 고유 프로그램을 개발 및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저출산과 교육인프라가 부족한 농촌기피 현상이다.
사진설명: 백암면 백봉초등학교와 원삼면 두창초등학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