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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민주주의·민생의 위기… 더 이상 방치하면 대한민국 위험 정계복귀 결단”

우제창 제17·18대 국회의원
대담: 용인신문 김종경 발행인·대표

 

 

지난 10년간 자성과 고통의 시간… 기업 키우고·독서하며 내적 성장
용인갑 선거구 국회의원들 줄구속 ‘정치흑역사 1번지’ 전락 가슴 아파
처인구에 결초보은해야 하는 빚을 진 사람… 지역발전 숙원 꼭 해결

 

[용인신문]  Q1) 10여 년 만에 지면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게 됐다. 근황은?

=오랜 자성과 고통의 시간이었다. 용인시민께서 부여하신 국가와 용인 발전이라는 소명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뼈저리게 느끼며 지내왔다. 최근엔 민주주의와 국민경제가 백척간두에 서 있는 것을 바라보며 더 절실하게 가슴이 저며온다. 이런 민생위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크나큰 책임감을 느낀다.

 

그동안 크게 두 가지 일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나는 커피머신을 제조하고 생두 및 원두를 유통하는 기업을 창업해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제조업을 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했다. 기업 현실에 대해 공부했고, 개인적으로는 단련의 시간이었다. 정치인에게 경제적 기반은 ‘경제권력의 포섭’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다. ‘항산항심’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저는 공짜점심 안 먹고, 공짜접대 안 받겠다는 확실한 원칙을 세웠다.

 

다른 하나는 무수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정치인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역사인식’이다. 올바르고 날카로운 역사인식을 지니셨던 김대중 대통령님과 노무현 대통령님이 대한민국을 IMF 경제위기에서 구했고, 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기셨다. 독서없이 어떻게 길을 알겠는가. 지금도 사회과학 서적과 역사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Q2) 최근 지역 활동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권 회복과 연관있나?

= 저는 용인시민께 빚진 사람이다. 용인 처인구는 제 고향이기도 하고 저에게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애정과 기회를 준 곳이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고마움과 미안함을 어떻게 다 말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최근 지역 활동이 많은 것은 아니고, 처인구가 처한 현실과 발전 가능성을 공부하는 차원에서 몇몇 분들과 만나서 소통하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고향 발전에 기여 하고 싶다. 처인구야말로 용인의 왜곡된 성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남은 공간이며, 균형된 성장과 높은 삶의 질을 실현할 수 있는 보배 같은 지역이다. 수지와 기흥이 서울과 같다면, 처인은 경기도와 같은 곳이다. 물론 처인이 수지와 기흥의 밑에 있다는 뜻이 아니고, 앞으로 더 높은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처인이야말로 도시, 산업, 자연환경, 문화 등이 공존번영 할 수 있는, 영어로 urban ecology(도시생태환경)가 실현 가능한 용인 내의 유일한 공간이다. 그 가치를 알고 키울 수 있는 지도자의 몫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Q3) 공식적인 정계 복귀 공식선언으로 봐도 되나?

= 다시 말씀드리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위기이고, 민생경제는 IMF 시기 수준의 침체로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 전체가 갈등으로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회적 갈등 수준이 세계 1, 2위를 다툰다. 소득 간, 세대 간, 지역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SNS를 통한 직접민주주의 활성화로 역설적이게도 정당 간 정쟁은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팬덤 현상과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가 온통 대한민국을 좀먹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생은 유력 정치인들 마음에서 뒷전이다. 정치보복만이 지면의 대부분을 장식한다. 결국 게임의 룰을 결정하는 정치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올바른 역사인식과 자기희생의 도덕성, 경제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등을 갖춘 정치세력으로의 교체만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다. 여기에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보태고 싶다.

 

Q4) 과거 선거법 위반 사법 처벌을 받았다. 부담이 크지 않나?

뼈아픈 지적에 감사드린다. 2021년 말 복권이 돼서 법적으로는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진정한 회복과 기회는 국민께서, 더 나아가 용인시민께서 주셔야만 가능하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할 것이다. 지난 모진 세월은 정치에 대한 근본을 깨닫게 해준 귀중한 시간이었다. 또다시 봉사할 수 있게 된다면 국가로부터 받는 모든 세비는 모두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다. 가족과 상의한 일이다. 그것이 회복의 기회를 주신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Q5) 17·18대 용인갑 국회의원을 지냈다. 우 전 의원을 비롯한 갑 선거구 국회의원이 잇따라 사법처벌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한 입장은.

= 저의 책임을 통감한다. 용인시민께서 제게 많은 기대와 애정을 주셨고, 용인의 정치판과 정치문화를 바꾸라는 사명을 주셨는데, 제가 실패했다. 그 뒤 처인구의 정치가 후퇴됐고, 중앙에서 중심에 서질 못했다. 용인시민께 용서를 구한다. 이러한 흑역사를 알기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더욱 겸손할 뿐이다. 저는 처인구에 대해 결초보은해야 하는 빚을 진 사람이다.

 

Q6) 용인지역 국회의원 선거구가 4곳으로 늘었고, 민주당 소속이 3명이다. 그럼에도 지역 국회의원 간 협치가 안 보인다.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나?

=동의한다. 그만큼 용인이 커져서 국회의원들이 각자 지역구 현안 해결만으로도 시간과 역량이 부족한 탓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용인 내에서 정치인들 간 협력보다는 경쟁과 갈등의 모습이 더 보인다.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 지역의 발전이 가져오는 파급효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용인시장이 정당을 초월해서 용인발전을 위해 국회의원들을 서로 소통케 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제대로 되질 않았다. 서로 모일 기회조차 부족하니 협치의 지점이 생기질 않은 것이다. 새롭게 당선된 이상일 시장께 기대해본다.

 

Q7) 여의도에서 경제통으로 명성이 높았다. 용인과 처인구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앞서 얘기했지만 용인의 서울 격인 수지와 기흥은 그 발전의 틀이 이미 성숙된 단계이기 때문에 재개발, 재배치를 통해 기존의 왜곡된 성장과 난개발을 보정하는 식으로 도시계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처인구는 제대로된 성장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행정의 중심이고 용인시 산업의 대부분이 산재되어 있는 공간이다. 산수 또한 매우 빼어나서 질 높은 주거공간으로서도 그만인 곳이다.

 

처인구는 크게 세 권역의 발전에 주목한다. 첫 번째 지역은 포곡, 모현 권으로, 이곳 발전의 핵심은 포곡의 항공대대 이전으로 시작될 수 있다. 이미 제2경부선이 통과하고 지역이고, 항공대대를 이전시키고 그곳을 민관이 함께 개발하는 식으로 가면 분당 밑에 수도권 명품도시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면서 애물단지인 경전철을 연장해서 분당선에 붙이게 되면, 이 권역의 개발을 더욱 견인할 수 있고 경전철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항공대대 이전이나 경전철의 연장은 반드시 중앙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정치리더의 역량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두 번째 지역은 양지, 원삼, 백암 권으로, 역시 핵심은 반도체 산업의 이전과 그에 따른 협력업체 입주 등 친환경적인 산업의 클러스터를 제대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그리고 곳곳에 주거 기능을 함께 집어넣어서 유기적으로 생산과 주거를 합치시키는 지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얘기되어온 투자가 시간만 지나면 자동적으로 실현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용인시 차원에서 기업들에 대한 끊임없는 설득과 행정서비스, 또 중앙정부에 대한 정치인들의 단합된 노력 없이는 절대 현실화할 수 없다. 앞으로도 수많은 변수가 있는 만큼 선언된 투자가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또 행정적으로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세 번째 지역은 이동, 남사 권으로, 경부선에 잇닿은 신도시 개발과 각종 산업단지의 개발 및 기업유치가 그 핵심이다. 이동저수지 주변 개발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얼마든지 명품 주거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송탄상수원 해제는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 송탄상수원의 효용 자체가 대부분 소멸된 만큼, 평택시와 경기도를 설득해내는 정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용인시가 할 일이 있고, 중앙정치 차원에서 맡아야 할 몫이 있다.

 

Q8) 시민에게 한마디.

= 정말 오랜만에 지면을 통해 인사를 드린다. 아직도 저를 기억해 주시고 애정을 보여 주시는 시민들을 뵈면 감사로 가득한 감동이 가슴을 채운다.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점은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모든 분이 동의하는 바일 것이다. 용인이 그동안 밖에서 주목받았던 만큼 그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이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 책임이다. 내년은 총선이 있는 해이고 국가와 용인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정치의 근본은 결국 비전을 제시하여 국민의 뜻을 모으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이다. 국민 없이는 아무것도 없다. 더 낮게, 더 열정적으로 섬길 뿐이다. 이와 같은 말로 제 마음을 대신한다.

 

주요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

런던정경대(LSE) 경제학 석사

옥스퍼드대학 경제학 박사(중국경제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