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사람들 심춘자 터널 속 어둠처럼 긴 현실 슬픔은 그날 그대로 어머니는 아들을 잃고 아내는 남편을 잃고 딸은 아버지를 잃고 삶이 무너졌다 아침엔 눈이 또 떠졌다 심춘자는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났다. 2018년 『문학사랑』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남겨진 사람들」은 우리들의 일상의 삶에서 겪게 되는 비극적인 상황을 묘사한 시다. 슬픔은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더 선명해지는 것이어서 울컥울컥 피를 토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삶이 무너져도 아침엔 또 눈을 뜨는 것이다. 그게 가혹한 우리들의 삶이다.
[용인신문] 일찍이 공자는 자신의 공부 벽을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열 가구쯤 되는 마을에 충성되고 신뢰 되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나만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부에 관한 한 하늘을 찌르는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섭땅의 군주 섭공이 자로에게 물었다. 그대의 스승 공자님은 어떤 분입니까? 자로의 생각에 공자의 인품이 워낙 훌륭하셔서 자로가 뭐라 한마디로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려워 아무 말도 못 하고 물러 나와 공자께 일을 고하니 공자께서는 대단히 서운하시다는 듯 당신을 거듭 변명을 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너의 스승의 사람 됨이 공부를 하고자 애씀에는 먹는 것도 잊고, 공부해서 알게 되면 그 즐거움에 근심도 잊으며, 몸이 늙어가는 것도 모른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이토록 공부를 좋아하고, 또 공부를 많이 했지만, 군주나 대부를 제외한 일반 범부들 사이에선 공자를 그리 알아준 것은 아니었다. 하루는 공자의 수제자 자로가 석문에서 하룻밤 유숙하고 새벽을 나서는데 “어디서 오는 길이오?”라고 석문지기가 물으니 자로는 답하길 “공 씨 계신 데서 오는 길입니다”라고 했다. 이에 석문 지기가 말한다. 아하. 안되는 줄을 뻔히 알면서도 해대는
[용인신문] 옛날부터 옻나무와 함께 최고의 황금색 고급 칠감을 생산하는 나무가 황칠나무다. 옻나무처럼 황칠나무도 줄기에 상처를 내면 누런 수액이 나와 황칠(黃漆)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북한에서는 옻나무처럼 수액이 보이고 그 색깔이 노랗게 보였기에 노란 옻나무라고 불렸으며 잎이 오리발을 닮았다고 해서 압각목(鴨脚木), 황금색 닭발이란 의미의 금계지(金鷄趾) 등으로 불렀다. 황칠은 칠 가운데에서도 으뜸으로 꼽았다. 전통공예로 옻칠, 황칠의 수액을 채취해 절제 후 사용하며 칠한 후 색이 변하는데 처음엔 우윳빛에서 점차 공기에 산화되며 황금색을 띄게 된다. 다산 정약용이 황칠이란 시에서 ‘보물 중의 보물’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영롱한 금빛을 띈다. 부와 권력의 상징인 황금색을 가졌기에 황칠을 금칠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쓰임새가 광범위해서 나무와 종이, 가죽, 금속, 유리에도 사용한다. 황칠은 옻칠 천년, 황칠 만년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장기간 변하지 않는 내구성이 최고며 투명하고 광택이 우수해 열에도 강하고 방수성도 뛰어나다. 황칠은 역사도 깊다.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에 따르면 보장왕 4년 당태종이 이세적을 앞세워 요동성을 공격할 때 백제가 금칠한 갑옷을 바치고
[용인신문] 윤석열 정부는 강제 징용피해 제3자 배상이라는 해괴한 방법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이 1905년 을사늑약부터 1945년 8.15해방까지 40년간 우리나라를 강점해온 식민 지배에 대해 완전한 면죄부를 받게 된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도 국민의 여론을 듣고 있을 터인데 이토록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한겨레신문 3월 8일 자 <김누리 칼럼>은 윤석열 정부 1년을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거대한 퇴보’라고 규정했다. 김누리 교수의 칼럼을 간략하게 인용한다. “독일 방송에서 가장 정치적이고 지적인 장르는 코미디다. 특히 공영방송 코미디 프로는 정치의식의 수준을 보여준다. 한국에도 그런 프로가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 1년은 정치 코미디의 황금기였을 것이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코미디 소재를 제공한 대통령이 있었던가. 왕(王)자 손바닥, 천공 스캔들, 바이든-날리면 참사, 도어스테핑 사고, 이준석-유승민-나경원 사태까지 그야말로 코미디의 연속이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1년을 퇴행과 역행의 연속이었다고 진단했다. 첫째 신자유주의의 부활, 둘째 수구의 귀환, 셋째 냉전의 회귀, 넷째 역사의 퇴행으로 윤 정부
[용인신문] 1909년 7월, 덕수궁 함녕전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송별연이 열렸다. 조선 통감에서 물러나 추밀원 의장으로 영전한 것이다. 그의 자리는 부통감으로 있던 소네 아라스케가 물려받았다. 이날 송별연은 태황제였던 고종이 베풀었다. 때마침 비가 내리고 고종이 인(人), 신(新), 춘(春)의 석 자를 운(韻)으로 내려 시를 지어볼 것을 권했다. 이토와 이완용, 소네 등이 가세하여 다음과 같은 합작 시가 탄생했다. -이토 : 단비가 처음 내려 만 사람을 적셔주고/감우초래점만인(甘雨初來霑萬人)-모리 : 함녕전 위에 이슬빛이 새로워지니/함녕전상로화신(咸寧殿上露華新)-소네 : 부상과 근역을 어찌 다르다 논하리오/부상근역하론태(扶桑槿域何論態)-이완용: 두 땅이 한집을 이루니 천하가 봄이로다/양지일가천하춘(兩地一家天下春). 위의 구절에 나오는 부상(扶桑)은 일본을 가리키는 말이고, 근역(槿域)은 한국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경술국치일은 1910년 8월 29일이다. 대한제국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이완용은 “두 나라가 하나”라는 구절을 버젓이 읊조렸다. 2023년, 제104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
[용인신문] 양지면 남곡리 거주중인 예비학부모입니다. 현재 인근 개발사업 부지 내에 남곡초중통합학교 부지가 있으나 개교일시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4000세대 이상의 인구 유입이 언제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역의 특성과 상황이 다 다른데 동일한 기준으로 학교설립 여부를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사이 남곡리에는 많은 인구가 유입 됐고, 지속적인 인구 증가가 예상됩니다. 양지면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앞으로 하이닉스 등으로 인해 많은 인구유입이 예상됩니다. 현재 남곡리에는 초등학교가 없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초과밀학급이 예상되는 양지초등학교로 배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지초 증축이 예정돼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역북동이나 유림동 등 처인구 내 동 지역의 경우 초등학교가 여러개 있으며, 대부분 학생들이 비교적 가깝고 안전한 통학로의 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과밀학급예방과 양지면과 남곡리 학생들의 자율교육을 위해 남곡초중통합학교의 신설을 촉구합니다
[용인신문] 보라동 주차난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보라동 택지개발지구 상업지역 앞에는 두 곳의 공영주차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낳습니다. 다른지역 공영주차장과 달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보니, 상가 관계자나 종업원 등이 대부분 종일 주차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실제 병원과 식당 등 이 지역 상가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골목 등에 불법주차를 하거나, 아예 인근의 다른 상업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근 기흥호수공원의 경우 공영주차장을 유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공원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라동 공영주차장이 특정 주민들의 전유물이 되는 것을 막고, 이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공영주차장의 일부 유료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인근지역 제2동탄지구의 공영주차장은 최초 90분 무료 그이상은 유료이고, 주말은 무료로 운영 중입니다. 신속한 해결 부탁드립니다
[용인신문]
[용인신문]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진중권 교수는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역대 최악의 기념사였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기념사 중에 논란이 되었던 부분인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대목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일본에 국권을 들어 바치는데 앞장섰던 매국노 이완용이 “우리가 힘이 없어 일본에 합방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던 것과 맥락이 같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일본과 동반자 관계라는 것을 강조했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라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동맹 강화를 왜 하필이면 다른 날도 아니고 ‘3.1절 기념식’에서 강조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3.1절 기념식에서 ‘일본과 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탄된 것은 세계사의 흐름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가 아니다. 당시의 세계정세는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이 약탈적으로 벌어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식민사관으로 무장한 식자(識者)들은 일제에 병탄 된 책임을 내부에서
[용인신문] 요 임금은 나라 다스리기를 자신보다 백성을 더 잘 위하고 더 훌륭한 성군을 찾고자 평생을 애쓴 인물이다. 그렇게 천하를 돌아 찾아내고자 애를 쓰니 당시 현자라 불리는 피의와 설결과 왕예 여타의 현자들이 입을 모아 한 사람을 천거하는데 허유라는 사람이다. 그의 사람됨은 의에 근거하여 방정하며, 나쁜 자리엔 앉지 않으며, 나쁜 음식은 먹지 않는 것으로 몸을 온전히 보전한 인물이다. 이처럼 천거와 소문을 들어 알게 된 요임금은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하고자 찾아가 말하길,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 허유께서 임금이 되시면 천하는 절로 다스려 질 터이니 청컨대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라고 말했다. 이에 허유가 “나는 임금 자리든 천하든 다 쓸모없으니 요임금께서는 그만 돌아가시오.”라며 화들짝 놀라 달아났다 한다. 여씨춘추에 따르면 하루는 순임금께서 요임금은 어떻게 천하를 다스렸는가를 알고자 요임금의 스승이던 선권을 찾아가 물으니 선권은 요임금을 평하길 “천하를 다스림에 가르치지 않아도 백성이 그를 따랐으며, 권면하지 않아도 천하는 평화롭고 백성은 안정되어 크게 말하거나 억지로 함이 없었으니 백성으로부터 원망의 소리도 없었다.”고 했다. 이에 순임금은 크게 깨
[용인신문] 자신만의 취미활동이던 덕질이 재테크의 수단도 되는 것이 덕테크다. 아이돌‧드라마‧게임‧애니메이션‧ 그림 등등 좋아하는 대상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돈도 벌 수 있다고 한다. 희귀한 식물 재테크는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고, 최근에는 ‘더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온 가족이 원작 만화 구매와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기도 하고, 그 인기가 농구용품으로까지 이어지며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젠 덕질도 온 가족이 공감하고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다. <글‧사진: 황윤미 본지 객원 사진기자>
[용인신문] 정치는 실천이 따르지만 과학에는 정치에 비해 실천이나 효용성이 의무로 따르지 않는다. 실용적인 측면보다는 정확한 연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제는 핵무기처럼 인류를 위험하게 만드는 결과물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과학 연구는 투입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무엇을 연구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투자되는 자원은 얼마나 될지 등의 항목을 정하는데 연구자가 속한 사회의 가치관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과학 연구가 가치관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과학에 관한 정책을 입안하는 이들과 과학자가 속한 사회가 생각하는 실천과 과학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스탈린을 예로 들며 과학에도 철학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당대에 육종학이 중요하다고 주장한 과학자 리센코와 환경 개선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자는 바빌로프가 있었다. 바빌로프의 주장은 스탈린과 통했다. 게다가 스탈린에게는 집단농장 정책에 대한 실패에 대해 희생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육종학을 강조하며 유전자 연구를 중요하게 생각한 리센코는 감옥에서 죽게 된다. 리센코의 죽음과 같은 안타까운 사례를 막기 위해 필자는 ‘투명성’, ‘대표성’, ‘참여’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