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하루는 공자께서 제자 칠조개에게 벼슬에 오르라 하니 칠조개는 벼슬하기에는 아직도 배움이 부족하다며 한발 물러섰고, 또 공자 생전에 벼슬에 나선일이 없다. 이런 제자를 두고 공자께서는 자신을 잘 안다며 기뻐하셨다는 게 논어가 전하는 말이다. 공자께서 직접 제자를 콕 집어 벼슬을 하라고 한 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공문에서 정치에 발군인 제자는 두어 서넛 되는데 민자건과 염구이다. 민자건은 정치력도 출중하지만, 특히 덕행에 뛰어난 인물이고 덕행은 모자란듯하나 정치력이 뛰어나기로는 염구다. 두 사람은 공자의 빼어난 제자로서 후대에 두고두고 비교되는 인물이다. 스승 공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인물을 들라면 염구를 드는데 그는 스승의 가르침보다는 자신의 출세와 명예를 세우는데 사활을 건 인물이다. 그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초기의 염구는 훌륭한 제자였다. 논어 곳곳에 그는 겸손했고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아는 그런 제자였다. 공자도 그런 제자를 기특히 여겨 믿고 노나라 실세 계씨에게 추천했는데 권력의 맛을 본 후 염구는 빠르게 진화되어갔다. 소극적이고 소심했으며 오로지 스승 공자만이 최고라며 열심히 따르던 그가 공자는 지는 해라는 사실을 알고는 누
[용인신문]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여 정국이 파국으로 치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75년 헌정사에 제1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최초라 반발하면서 오는 2월 27일로 예상되는 ‘체포동의안’을 부결처리 한다는 방침이다. 박정희 유신 독재정권 시절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하였던 적은 있으나 검찰이 야당 대표를 구속하겠다며 영장을 청구한 적은 없었다. 김영삼 총재를 제명하자 부마항쟁이 발발했고, 소요사태 진압을 둘러싼 차지철과 김재규의 갈등은 대통령을 현직 중앙정보부장이 술자리에서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태로 번졌다. 검찰이 야당 대표, 그것도 국회 다수당의 대표를 구속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54년 전인 1979년 10월 4일의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국회의원직 제명이 오버랩된다. 김영삼 총재의 제명을 주도한 것은 당시의 대통령 경호실장 차지철이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검찰이 국회 다수당 대표를 구속하겠다’고 나섰다. 이것은 명백한 검찰권 남용이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혐의가 위중하다면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하면 된다. 검찰의 주장이 재판에서 인정되면 이재명 대표는 유죄판결을 받을 것이고, 증거가
[용인신문] 최근 윤 대통령은 난방비 폭탄으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올해 상반기까지 공공요금을 동결하라고 지시했다. 보수언론은 이번에는 불가피한 조치라며 윤 대통령의 지시를 옹호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요금 동결은 무책임한 포퓰리즘의 전형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공공요금 동결은 현실을 반영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 역시 전임 문재인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해 틈만 나면 비판했고, 보수언론은 이에 동조해왔다. 상대에 따라 입장이 상반되는 보수언론의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것은 뿌리 깊은 진영논리와 시장 우선이라는 자본의 논리에 따른 것이다. 보수언론은 언론 대자본의 소유다. 자본가가 시장을 우선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인 시민의 입장에서는 공공요금의 인상은 극히 제한적이어야 하며 가격결정은 정치의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 우선은 자본주의의 논리이지 민주주의의 논리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모든 권력은 시민에 의해 통제되어야 하며 그것은 정치(권력)와 시장(자본권력)에 똑같이 적용된다. 이것이 부정되면 그냥 자본주의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다. 정부가 공공요금도 통제하지 못하면 그것은 정부이기를 포
[용인신문] 용인지역 유일의 ‘사립공공도서관’인 느티나무 도서관 운영비 예산 삭감을 두고 용인시와 지역 정치권 간의 공방이 이어져 논란이다. 도서관 지원예산은 경기도의회에서 삭감됐음에도 애먼 용인시가 오해를 받게 됐고, 예산을 살리자는 서명운동이 이어지며 정치권 다툼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느티나무 도서관 운영진 및 이용자들이 국민의힘 측에서 예산 삭감을 주도했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벌이자, 이상일 시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측에서 반발하고 나선 것. 특히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용인시가 예산지원을 끊었다는 식의 오해가 발생하자 시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반박했고, 다시 수지지역 민주당 시의원들이 보도자료에 대해 시 공직자들을 질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공공시설 개방 조례 논란 등 민주당 정춘숙 국회의원과 용인시 간 다툼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시와 느티나무도서관 등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해 말 2023년 예산안에 느티나무 도서관 운영지원 예산 1500만 원을 편성했다. 도와 용인시는 지난 2016년 개정된 도서관법에 따라 ‘사립공공도서관’에 대한 운영비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각각 3:7의 비율로 예산을 지원해 왔다. 지원금액은 2017년과
[용인신문] SRT는 용인 발전과 시민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교통수단입니다. 용인역 설치는 2개의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BC값 2.6을 넘어서며 용인에 설 수 있는 여건이 되었습니다 용인역에 SRT가 서게 되면 인근 수지와 기흥 처인 모두에 큰 편의를 제공할 것이고, 플랫폼시티와 L자형 반도체 밸리 그리고 반도체 고속도로에서 지방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교통의 흐름의 중심에 용인이 서게 됩니다 즉, 수지 신봉-동백 신교통수단, GTA-A, L자형 반도체밸리, 그리고 반도체 고속도로까지 이 모두를 한 번에 잇는 화룡정점이 ‘SRT 용인역’인 것입니다 용인시는 성남시에 비해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가 완료되어 훨씬 유리한 입지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만약 이를 그대로 방치해 성남시에 SRT역을 뺏긴다면 용인시민에게는 큰 재앙이자 기회의 손실이 될 것입니다 용인시민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되는 SRT를 적기에 추진해, 용인시가 성남시보다 더 발전되는 기회를 꼭 잡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용인신문] 난방비가 2배로 올랐다. 장미꽃 한 송이가 2만 원이다. 2023년 2월 현재, 대한민국 서민들이 일상으로 겪고 있는 일들이다. 그동안 난방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서민들은 실내 적정온도를 정부의 권장 사항에 맞추고 살았다. 그래도 겨울철의 관리비 지출에서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았다. 1월 아파트 관리비와 가스비 청구서를 받아든 국민, 특히 서민은 거의 두 배로 치솟은 난방비와 가스비에 대단히 놀랐다. 공공요금은 한번 오르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이러한 가운데 시중의 4개 금융지주회사,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5조 8506억 원이라는 뉴스가 신문 경제면의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미국의 연준(Fed)이 물가 인상을 둔화시킨다는 명목으로 금리를 살인적으로 인상하자 한국은행도 이른바 몇 차례의 빅스텝을 단행하여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4개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이 사상 최고치로 급등한 것은 금리인상으로 이자수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가장 고통받는 것은 서민, 즉 경제적 약자들이다. 물가가 오르면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대자본은 엄청난 폭리를 취한다. 2022년 국제
[용인신문] 유희(1773~1837)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재야학자로 용인, 모현에서 태어났다. 유희는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문통(文通)이라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용인시는 서파 유희의 모친인 사주당 이씨가 남긴 ‘태교신기’에 따라 용인을 태교 신도시로 지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벌였으나 시장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되었다. 용인시는 지난해 문화도시 지정에서 탈락하였다. 탈락 사유는 아마도 문화도시로 지정될 소프트웨어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용인은 조선조부터 유명한 인물들이 잠시 살거나 사후에 유택(幽宅)을 마련한 대표적인 고장이다. 대표적으로 포은 정몽주, 조광조, 남구만 선생이 있다. 정몽주 조광조 남구만은 용인 땅에 묻히거나 잠시 살았지만 용인에서 태어나지는 않았다. 반면 유희는 용인에서 태어나고 용인에 묻혔다. 유희는 다산 정약용(1762~1836)과 동시대 인물이다. 정약용이 조정에 출사하여 이름을 날렸다면 유희는 18세에 향시에 급제했으나 벼슬을 포기하고 재야에 묻혀 학문을 연구했다. 정약용은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500여 편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고, 2012년 다산 탄생 250주년을 맞이하여 ‘2012년
[용인신문]
[용인신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지난해 10월 나경원 전 의원이 임명되었으나 3개월 만에 해임됐고, ‘출산 시 대출 탕감’이란 정책을 제안했으나 이견이 많았다. 새로 임명된 김영미 부위원장은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문제, 사회복지 분야에 대해 촉망받는 학자라고 한다. 올해부터는 2자녀 가구도 다자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 사이에 끼어있는 세대들이 직면한 높은 부동산가격, 교육비, 경제적 불안 등 젊은 층이 가족을 꾸리지 못하게 하는 요인들의 해결이 우선 되어야 할 것 같다. <글·사진: 황윤미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기흥역세권 주민들이 벌써 몇 년째 어떤 이유로 중학교를 신설해달라고 요청해왔는지, 용인시나 용인교육지원청 모두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상일 시장님도 중학교 신설을 공약하셨던 것 잊지 않으셨을 거라 믿습니다. 심지어 구갈2지구 개발과 관련해 개발회사가 중학교 신설을 위한 학교 용지를 기부채납하겠다고 나섰음에도, 시와 교육지원청의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태도는 백군기 시장 시절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난 1월 27일 회의에서 학교용지로 부적절하다는 교육지원청 지적을 받아들여 개발회사가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교육지원청 담당자는 부정적인 의견만 말하다 중간에 퇴장해버렸습니다. 올해 기흥역세권내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수가 몇 명인지는 아십니까? 왜 많은 초등학교 학생을 둔 가정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하는지 아십니까? 이 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용인시장님의 공개적인 답변을 요구합니다.
[용인신문] 어느 시대에나 백성들은 큰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면 집을 나서 일터로 가고 해지면 돌아와 가족 모두가 온순 도순 저녁을 함께한 후 아무 걱정 없이 발 뻗고 잠잘 수 있는 것이다. 그 정도면 백성들은 여타의 것들에 대해 크게 욕심내는 일이 없다. 맹자는 이를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백성들에게 일을 주되 위로는 부모 섬기는 데 충분하게 하며, 아래로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데 충분하게 하라.” 이게 이천 삼백 년 전쯤 왕이 통치하던 시대에 했던 말들이란다. 본래 백성들을 못살게 한 왕들은 대부분 비명횡사하던가 쫓겨나 밟히거나 한다. 훌륭한 정치란 백성들이 어려움을 몸으로 체감하지 않으면서 잘 먹고 잘사는 거다. 옛날 어느 시대에 격양가라는 노래가 있다. 땅바닥에 드러누워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배를 까딱까딱 튕겨가며 흥얼거리는 노랫가락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나라 임금이 내게 무슨 소용이랴. 이렇게 잘 먹고 잘살다 보니까 도대체 임금이 누군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맹자는 말한다. “왕이 홀로 즐기고, 그들만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서도, 백성을 구호하지 않는다면 백성들은 그를 원망할 것이며, 왕의 그 즐거움은 길지 못
흐르는 물을 붙들고서 노작 홍사용 시냇물이 흐르며 노래하기를 외로운 그림자 물에 뜬 마른 잎 나그네 근심이 끝이 없어서 빨래하는 처녀를 울리었도다 돌아서는 님의 손 잡아다리며 그러지 마셔요 갈 길은 육십리 철없는 이 눈이 물에 어리어 당신의 옷소매를 적시었어요 두고 가는 긴 시름 쥐어틀어서 여기도 내 고향 저기도 내 고향 젖으나 마르나 가느니 설움 혼자 울 오늘 밤도 머지 않구나 노작 홍사용(1900-1947)은 경기도 용인에서 출생했다. 유년기는 화성 동탄의 돌모루에서 성장했다. 동탄 1기 신도시 옆 동산에 노작문학관이 있고 손택수 관장이 부임하면서 홍사용문학전집을 발간하고 체계 있게 운영하고 있다. 「흐르는 물을 붙들고서」는 민요풍의 연가다. 빨래하는 처녀를 울린 남자고 돌아서는 옷소매를 잡아다녀 물에 적신 여자고 혼자 울 오늘 밤이 시름인 연인이다. 즉물적인 요즘 세태와는 다른 연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