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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신문 | 2025년 9월 3일 9시(한국시간 10시)에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다자외교 데뷔 공식 무대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에서는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했다. 26개국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 중국 80주년 열병식은 중국 국영방송 CCTV를 통해 전 세계에 70분에 걸친 열병식이 중계되었다. CNN, BBC를 비롯한 서방의 주요 방송언론도 중국의 80주년 열병식을 실시간으로 방송하였다. 한국에서도 주요 방송언론이 실시간으로 CCTV에서 제공하는 열병식을 실시간으로 방송했다. 80주년 열병식에는 역대 최대규모인 2만 2000여 명의 인민해방군과 최신예 군사 장비가 동원되었다. 한국 국민은 중국이 80주년 열병식을 성대하게 거행한 것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10년 전 2015년 제70회 전승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텐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바로 옆자리에 섰다. 하지만 80주년 열병식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위치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차지했다. 중국은 1937년 7월 7일에 발발하여 1945년 9월 2일에 끝난 중일전쟁에서 공식적으로 2200만 명의 사
 
								
				용인신문 | 늦은 달밤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여기는 콜롬비아 친구 마테오네 집. 시골 산골짜기에서 커피나무를 키우며 살아간다. 동생이 넷이나 있는 대가족이다. 정말 환대해 주셔서 지내는 동안 편안했다. 동생들에게 한국 놀이 참참참을 알려줬다. 간단한 규칙이니까 쉬운 스페인어로도 가르쳐줄 수 있었다. 헤어지는 날, 또 언제 올거냐며 다시 보자고 말한다. 배웅 나온 어머니도 언제든지 힘든 일 있으면 오라고 하셨다. 그 따듯한 마음에 찡한 헤어짐이었다.
 
								
				용인신문 | 흔히 야동을 보면 성욕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야한 영상이 도파민 보상회로의 폭발적 자극으로 아드레날린·테스토스테론 같은 호르몬이 흥분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단기적이지 장기적으로는 성욕에 불리하다. 순간적 불꽃일 뿐, 반복되면 뇌가 둔감해져 오히려 리비도 저하와 성적 에너지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뇌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강렬한 흥분을 보장하던 영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리비도, 즉 성적 욕망을 떨어뜨리고, 정자 건강에도 좋을리 없다는 이유가 명확하다. 첫째, 뇌의 보상회로가 과부하에 걸린다. 포르노 영상은 현실보다 훨씬 자극적이다. 짧은 시간 안에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고, 극단적인 연출이 이어지며, 뇌는 폭포수처럼 도파민을 쏟아낸다. 도파민은 쾌감을 ‘학습’하게 만드는 신경전달 물질인데, 문제는 지나친 반복에 있다. 보상회로가 끊임없이 자극되면 수용체는 둔감해지고, 같은 자극에도 반응이 줄어든다. 결국 실제 파트너와의 자연스러운 관계나 일상적 친밀감으로는 충분한 흥분을 얻기 힘들어진다. 마치 설탕을 과하게 먹으면 단맛에 무뎌지는 것과 같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도 적용이 된다. 둘째, 성적 반응이 특정 조건에만
 
								
				용인신문 | 엄마 뱃속에서 들었던 음악, 임신 중에 벌어진 사건, 부모의 대화까지 태아가 모두 기억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부모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지만, 뇌과학의 시선에서 보면 절반은 진실이고 절반은 과장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은 해마다. 해마는 경험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고 꺼내는 창고 구실을 한다. 하지만 해마는 태어날 때 완성된 구조가 아니다. 출생 후에도 오랜 기간 발달을 이어가며, 생후 2~3세가 지나야 비로소 에피소드 기억을 온전히 저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유아기 이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없는 ‘소아기 기억상실’을 겪는다. 태아가 임신 중 사건을 마치 소설처럼 기억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발달 과정을 무시한 과장이다. 그렇다고 태아가 백지 상태라는 뜻은 아니다. 임신 16~20주가 되면 청각 수용이 가능해지고, 반복되는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모든 소리를 똑같이 듣는 것은 아니다. 청각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고음역대는 잘 들리지 않고 저주파에 더 민감하다. 실제로 자궁 속에서 가장 강하게 들리는 것은 엄마의 심장 박동, 혈류의 울림, 위장의 소리 같은 내부 리듬이다. 외부에서 들
 
								
				용인신문 | 기흥구 청명호수마을 신안인스빌 아파트부터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까지 이어지는 덕영대로 보행로에 안전펜스 설치를 요청합니다. 해당 구역 차도는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까지 이어지는 도로로, 교통량이 매우 많은 구간입니다. 특히 수원‧신갈IC는 국내 고속도로 IC중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으로 하루 평균 9만여 대 차량이 드나듭니다. 이렇다보니 신갈IC와 연결된 덕영대로는 하루종일 차량들로 붐빕니다. 특히 대형 버스나 트럭 등 큰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구간입니다. 반면 해당 구역 보행로는 폭이 너무 좁을뿐더러 안전 펜스조차 없습니다. 다른 구역 덕영대로 보행로는 안전 펜스가 있지만 이 구역에는 왜 없는지 의문입니다. 걷다 보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보행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 구조물 설치를 청원합니다.
 
								
				용인신문 | 청렴은 단순히 부패하지 않는 것을 넘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원칙을 지키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의미한다. 국민연금에 있어 ‘청렴’은 단순한 윤리적 덕목을 넘어 국민의 신뢰를 좌우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다. 특히, 지역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국민연금은 그 어떤 기관보다 청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전국 지사마다 ‘청렴 실천반’을 운영하며 반부패·청렴 교육 및 청렴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청렴 문화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8년 연속 2등급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입자 2200만 명, 수급자 700만 명, 기금적립금 1213조 원 규모의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커진 규모만큼 엄격한 기준으로 모든 업무 절차를 공개하고 공정·투명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모두가 공감하는 공정한 청렴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고령화 심화와 저출산 문제로 우려가 커지면서 27년 만에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는 곧 국민연금 제도가
 
								
				용인신문 | 미술사 속에서 ‘아나모르포즈(anamorphosis)’는 조금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개념이다. 이는 원근법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특정한 각도에서만 제 모습을 드러내는 기법을 뜻한다. 한 방향에서 보면 기괴하게 일그러진 형상이지만, 시선을 달리하면 그 속에 숨겨진 진짜 모습이 나타난다. 16세기 화가 한스 홀바인의 회화 대사들 속 해골은 정면에서는 알아보기 어렵지만, 옆으로 비스듬히 바라보면 선명하게 떠오른다. 관람자는 그림을 단순히 ‘보는 자’가 아니라, 시선을 이동하며 적극적으로 ‘발견하는 자’가 된다. 아나모르포즈의 원리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이버스페이스 문화와 묘하게 닮아 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정체성과 관계, 정보와 소통은 언제나 다층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SNS 계정을 정면으로만 바라본다면, 화려한 여행 사진과 꾸며진 일상만 눈에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각도를 달리해 그 사람의 댓글, 좋아요 패턴, 혹은 때때로 흘리는 짧은 문장을 관찰하면, 그 이면에 숨은 불안과 고독, 또 다른 욕망이 드러나기도 한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자아란 본래 아나모르포즈처럼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존재’인 셈이다. 아나모르포즈의 특
 
								
				용인신문 | <특별사설> 이재명 대통령 첫 한미정상회담에 부쳐 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의 강행군으로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귀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내란 수습에 직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를 통해 내란 특검을 비롯한 3대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국내문제는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트럼프 발 관세 태풍은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일견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EU를 필두로 한 동맹국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워 극단적인 보호무역으로 회귀했다. 이로 인해 국제 교역질서는 무너지고 WTO 체제는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관세율 15%(철강은 50%)라는 성적표를 받으며 선방했다. 이러한 가운데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관세 협상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시험대이자 향후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고, 일단 트럼프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 나는 페이스 메이커…”이재명
 
								
				용인신문 | <기획특집> 국제뉴스 바로읽기 3 트럼프 vs 푸틴 알래스카 회담과 우크라이나 전쟁 전망 8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트럼프-푸틴 미·러 정상회담의 결과를 놓고 방송언론의 해석이 분분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정상회담은 “합의(Agreement)는 없었지만 거래(Deal)는 있었다”로 요약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8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정치지도자들과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다자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전쟁을 끝낼 방법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푸틴이 제시한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완전하게 철수하면 헤르손-자포리자 전선 전역에서 휴전할 수 있다”는 휴전안을 설명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이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휴전이 아닌 종전을 원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종전이 아닌 한시적인 휴전을 원한다. 양측의 입장은 팽팽하여 돌파구를 열지 못하다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건부 휴전안을 제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대한 변곡
 
								
				용인신문 |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간의 정체성 구성 방식은 근본적으로 재편되었다. 특히 소셜 미디어 환경은 현실 세계에서의 자아와 구별되는 디지털 자아를 형성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좋아요’ 버튼과 같은 상호작용적 장치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디지털 자아는 단순히 온라인상에서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인정과 정체성 확인의 주요 통로로 기능한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시물에 부여되는 ‘좋아요’는 단순한 수치적 반응이 아니라, 개인이 타인으로부터 사회적 신뢰와 평가를 받았음을 경험하는 구조적 장치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감정 상태와 자기효능감을 조절하며, 디지털 자아는 외부의 피드백을 통해 점차 형성되고 강화된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층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며, 사회적 승인과 소속감을 향한 심리적 욕구가 디지털 상호작용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좋아요’가 제공하는 경험은 보상회로 활성화와 밀접히 연결된다. ‘좋아요’를 받는 순간 뇌의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며, 이는 보상 체계의 활성화를 통해 쾌락 경험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된 연구들은 소셜 미디어 상에서의 상호작용이 음식 섭취
 
								
				1400년·1523년 각 창건된 용인향교·양지향교 1576년·1650년 설립된 충렬서원·심곡서원 등 당대 최고의 인재 양성 공교육 역사적인 현장 인구 1만 7000명 고을에 과거급제자 300명 배출 현재 단국대·경희대·명지대·한국외대로 이어져 1. 왕과 공신이 반한 땅, 용인 ❷ 교육 도시 용인 … 과거 합격율 최다(?) 3. 풍수지리와 명당 '용인 땅' 4. 용인 사람들의 숨은 저력 용인신문 | 조선의 지도에서 용인을 찾는다는 건, 단지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기운’을 따라가는 일이었다. 전국에서 손꼽힐 만큼 과거급제자들이 이 땅에서 많이 배출됐다. 성균관으로 향하던 유생의 발걸음, 붓끝으로 벼슬길을 열던 글재주 좋은 인물들이 용인의 마을과 골짜기에서 나고 자랐다. 왕에게 충성을 다한 공신에게 하사된 식읍의 땅, 그게 용인이었다. 그러나 이 도시는 단지 권력과 명예의 상징으로만 존재하진 않았다. 용인은 경기권 안에서도 유독 사족층. 즉, 양반 지주 가문이 두텁게 자리 잡은 고장이었고, 문과와 무과, 진사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인재를 길러냈다. 곡식만 자라는 땅이 아니라, 사람을 길러내는 땅이었다. 용인은, 처음부터 ‘배움의 자격’을 갖춘 도시였던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