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혹자는 첫사랑은 마음속에 간직할 때에만 아름다운 것이라 주장하지만 프레야 심슨의 소설 속 주인공은 60년째 첫사랑을 찾아다닌다. 88번 버스에서 만난 ‘그녀’를 찾기 위한 프랭크의 이야기 『88번의 기적』은 2010년 뮤지컬 공연을 영화로 리메이크 했던 ≪김종욱 찾기≫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속 초록초록한 사랑이 생각나게도 한다. 투르게네프의 「첫사랑」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있다. 프랭크가 ‘그녀’를 만난 것은 88번 버스에서였다. 첫눈에 둘은 사랑에 빠지고 빨간 머리의 ‘그녀’는 버스표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 주고 내린다. 안타깝게도 프랭크는 그녀의 메모를 잃어버리고 60년 동안 88번 버스를 타게 된다. 그녀와의 만남에 인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 프랭크는 치매 진단을 받고 요양원에 들어가면 버스도 타지 못할 위기에 처하는데…. 프랭크가 버스에서 만난 리비는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부모의 간섭으로 꿈도 잃은데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직장까지 잃은 리비에게 프랭크의 첫사랑 찾기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소설은 펑크족을 표방하는 프랭크의 요양보호사 딜런과 온 동네 참견쟁이 페기가 등장하며 흥미를 더한다. 소설 속
[용인신문] 오랜만에 한강에 갔다. 한 주 만에 가을 느낌이 물씬 난다. 하늘은 높아지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다. 잔디밭에서 또치가 지칠 때까지 공을 던져주었다. 난 뛰지 않는데 내가 먼저 지칠 뻔했다. 봄과 가을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므로 부지런히 나들이하러 다니지 않으면 놓친다. 나들이하러 갈 짬이 나지 않으니 더 자주 걸어야겠다. 이번 가을은 천천히 흐르면 좋겠다.
가을의 각도 정연희 산수책 손에 쥔 적 없는 어머니는 숫자나 도형의 각도는 모르지만 가을의 각도는 달달 외운다 뒤로 젖힌 목 15도와 125도로 굽혀야 하는 허리 따거나 찾을 수 있는 각도에 익숙하다 벌어진 각도를 벗어난 작은 산밤을 금세 한 움큼 찾아낸다 알밤 두세 개 주워 들고 좋아하던 유년의 나만큼 작아진 어머니 동그랗게 키를 말고 푸른빛 설가신 질경이 잎 사이사이를 더듬고 있다 도둑 풀 사이에서도 하나 개미취나물 사이에서도 하나, 가을보다 먼저 노랗게 변해버린 이름 모를 풀숲을 빼놓지 않고 곁을 트며 가신다 벌써, 밤묵 내놓으실 생각에 이마의 주름이 출렁댄다 자식들 얼레던 오래된 기울기와 무량대수로 쏟았던 모정의 숫자에 앞산이 벌겋게 타오르고 어머니는 지금 작아진 엉덩이로 파랗게 질린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정연희 약력 전남 보성 출생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귀촌」 당선 2017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잔등노을」당선 2017년 경기문화재단 창작기금 2023년 용인문화재단 출간기금 용인문학회 회원, 동서문학상 수상자 모임 회원
[용인신문] 영국은 철도를 민영화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마거릿 대처 보수당 정권이 들어서고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였다. 그 결과 런던~리버풀 400여km 구간 요금이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5만 원까지 치솟았다. 국민들의 불만은 당연히 폭발했다. 보수당 정부는 꼼수를 써서 1년 치 정기권을 끊으면 차액을 정부가 민영철도회사에 보조하는 방법으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철도로 출퇴근하는 국민을 의식해서다. 그러나 정기권이 필요 없는 국민은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려면 생돈 35만 원을 내던가 자동차로 가야 한다. 높아진 철도 요금은 자동차 운행을 폭증시켰다. 출퇴근대가 아닌데도 상습 정체 도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철도 민영화 여파로 스코틀랜드 관광객은 급감했고, 젊은이들은 그 돈이면 모로코로 휴가를 떠나는 것이 유행으로 번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했다가 도로 정체를 계산하지 못해 조문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던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윤이 목표인 민영 철도가 되면서 철도회사는 선로 보수를 소홀히해 대형 사고가 터졌다. 철도회사는 사망자 보상금을 최소한으로 지급하기 위해 파
[용인신문] 독립영화만 출연하는 개념파 배우 아델 에넬 아델 에넬은 1989년 2월 11일생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이자 개념 있는 여배우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셀린 시아마 감독과 마찬가지로 아델 에넬은 레즈비언이다. 13세 때 ‘악마들’로 데뷔하였다. <워터 릴리스>, <라폴로니드: 관용의 집>, <수잔>, <싸우는 사람들>, 다르덴 형제의 <언노운 걸>, 피에르 쉘러의 <원 네이션>,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에 출연하였다. 세자르상 연기상 부문에 6회 지명되어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각각 1회씩 수상하였다. 그녀는 파리 출신의 오스트리아계 프랑스인으로 게르만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금발벽안(金髮碧眼)에 175cm에 이르는 훤칠한 키에서 당당함이 넘치는 여배우로 연기력 또한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기자도 여성이지만 남성들에게 오랜 세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애 낳는 암소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다. 용인신문에 <통계로 보는 세상>이 있는데 여성을 중노동에서 해방시킨 문명의 이기(利器) 1호는 다름 아닌 세탁기였다. 프랑스대혁명 당시 바스티유
[용인신문] 여성 해방의 선봉 셀린 시아마 감독 셀린 시아마는 1978년 11월 12일에 태어난 프랑스의 여류감독으로 레즈비언이다. 감독은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고 권리를 행사한다. 셀린 시아마의 대표작은 2019년 칸영화제에서 한국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Portrait de la jenue fille en feu)이다. 셀린 시아마 감독이 프랑스가 아닌 다른 나라 감독이었다면 확실하게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에게는 그녀가 프랑스인이라는 것이 행운이었다. 작품성만 놓고 따지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기생충’보다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봉준호 감독도 그 점은 인정하고 있다. 칸영화제 측에서는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대신할 동양권의 감독이 필요했고 봉준호가 가장 적합했다. 봉준호의 영화는 칸영화제도 절대 무시할 수 있는 흥행성을 갖추었다. 비슷한 조건이면 굳이 자국(自國)의 영화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수여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칸영화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에 이어 동북아시아 한국의
[용인신문] 죽전도서관은 용인지역 내 도서관 중 최고 수준의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차 공간이 부족해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최근 도서관 뒤편의 폐건물 부지에 새로운 사업이 추진된다는 얘기를 듣고, 해당 부지의 사업에 맞춰 죽전도서관 주차 공간을 늘릴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해당 부지는 주차장 용도의 부지로, 지난 2010년 12월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사업성이 부족해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사업자가 다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도서관 이용자가 편리하게 주차장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과의 연결로 및 연계 방법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용인시가 먼저 사업자에게 방법을 제시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 주시길 바랍니다.
임계홍 수지지사장 [용인신문] 국민연금공단 수지지사(지사장 임계홍)는 추석 명절을 계기로 1개월간 ‘기초연금 신청’을 위한 집중 홍보를 실시한다. 가족과 이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명절 기간에 홍보 역량을 집중해 기초연금이 꼭 필요한 어르신들이 빠짐없이 받으실 수 있도록 알리기 위해서다. 기간 동안 수지구청 등 지역 주요 장소에 기초연금 신청을 안내하는 현수막과 포스터를 게시하고 읍·면·동행정복지센터 및 노인복지시설 등에 기초연금 안내문을 비치할 예정이다. 한편,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고 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2023년 4월 기준 약 640만 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2023년 기준, 신청 가구의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산한 소득인정액이 단독가구의 경우 202만 원, 부부가구인 경우 323만 2000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공단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한 분이라도 더”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우편 또는 모바일로 개별 안내하고 있으며 명절이나 기초연금 인상 등 주요 이슈시기에 맞춰 집중 홍보하고 있다. 거동 불편 등으로 방문 신청이 어려우면 국민연금공단 지사(1355, 유료)
[용인신문] 명절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몇 년 전까지는 갈비에 잡채, 각종 전을 준비하느라 하루 전부터 할아버지 댁에 갔다. 요즘엔 전은 시장에서 사고, 한두 가지만 직접 부친다. 제사는 아침에 소박하게 지낸다.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던 할아버지도 몇 년간의 끈질긴 설득 끝에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햅쌀로 지은 밥을 먹고, 일 년간 열심히 자란 과일을 먹는다. 설거지는 손녀 손자가 모여 가위바위보로 정한다. 짧은 시간에 희비가 교차한다. 혼자 사는 친구들 몇몇은 모여서 따듯한 저녁을 차려 먹는다고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풍성한 한 끼 먹고 든든하게 남은 몇 달을 지내보자!
[용인신문] '병 속의 악마'는 읽기에 아주 쉬운 이야기이다. 선한 의도가 성공하고 사랑은 위대하며 인간의 탐심은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도서의 표제작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명성도 자자하지만 뒤에 실린 작품도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사유를 품고 있다. 케아웨에게 팔려간 병은 소원을 들어주는 병이다. 케아웨는 병을 사기 위해 쓴 50달러가 자신의 소원대로 주머니에 돌아온 현상을 보고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의심하지 않은 채 마냥 신이 났다. 하지만 자기에게 주어진 행운이 다른 사람의 희생에 의해 치러진 댓가임을 알게 되고 절망한다. 병이 팔리고 소원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케아웨는 문둥병이 걸린다. 결혼을 하게 된 케아웨, 그를 사랑한 코쿠아는 남편의 절망을 목도하고 다른 사람을 시켜 병을 사서 그의 지옥을 가져간다. 시간이 지나 케아웨는 코쿠아가 자신의 지옥을 가져간 사실을 알고 아내 몰래 2상팀의 가격에 병을 사도록 어느 뱃사람에게 지시한다. 케아웨가 처음 병을 샀을 때는 50달러였지만 마지막에는 1상팀-아마 1센트 쯤 되겠다-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코쿠아에게 2상팀에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선원은 병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용인신문]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의 대안으로 브릭스(BRICS)가 부상하고 있다. 2024년 1월 1일부터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디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6개국이 브릭스의 회원국이 된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머릿 글자로 현재 실질적인 국가 GDP에서 G-7을 압도하고 있다. 여기에 6개국이 공식적으로 합류하면 이들 11개국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경제 블록이 된다. G-7은 이제 형해화(形骸化)되어 명목만 유지하고 있고 미국에 면피하기 위해 정례회의만 개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G-7에서도 독자노선을 고수하는 대표적인 국가이고 이탈리아도 언제든지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미 실질 GDP 면에서 중국은 미국을 크게 앞질렀고 인도는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세계 경제에서 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워 미국의 패권이 형식상 유지되는 것 같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미국의 패권은 이미 상실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미·일과 G-7 일변도의 외교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용인신문] 연합뉴스는 2023년 8월 23일 오후 6시 4분께 인도의 달 착륙선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달 착륙은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이룬 과학적 쾌거다. 통계로 보는 세상에서 인도의 달 탐사 착륙선이 달의 남극에 착륙했다는 뉴스를 다루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다. 인도는 브릭스(BRICS)의 중심국으로 세계 제3위의 경제 대국이다. 인도는 이미 인구로는 세계 1위이고 경제적으로는 중국, 미국에 이어서 3위 국가이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을 가리키는 것이다. 2024년부터 브릭스 회원국은 5개국에서 11개국으로 늘어난다. 한겨레신문 8월 25일 자 보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디오피아, 아랍에미리트연합 6개국이 브릭스 정회원국이 된다. 단일한 경제 협력체로 세계 최대의 경제 협력체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들 나라는 한국과 교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세계 경제가 다극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미·일과 G-7 일변도의 외교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은 인도와 경제 협력에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