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해변은 거닐고 싶어 한다 정인선 가랑비도 커피 향을 맡아가며 젖어들고 있나봐 멧새가 흘리고 간 깃털에 남은 초침의 울림이 뭉그러질 때까지 비는 내리겠지 청춘열차의 기적쯤은 남겨둬야 할 텐데 과거라는 이력서에 파도가 있어 물보라까지 지우고 다닌 해안선을 따라 갈매기의 발자국이 낙관처럼 찍혀있는 그곳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잠들어 있는 거야 연서도 있을게고 떠들썩한 소음도 있겠지 해변은 바다가 삭제 할 수 없는 언어들을 알고 있는 거야 밟을 때마다 각도를 따라 들리는 소리가 다르거든 모두가 다른 이야기들이니까 거기에 가면 지나온 우리가 있는 거지 만나게 되는 거야 정인선 강원도 삼척 출생. 2008년 「문파문학」 등단. 시집: 『잠깐 다녀올게』, 『거기』 『오른쪽이 무너졌어』
용인신문 | 1901년에 폴 쁘레상과 안톤 쁘레상 형제가 서울에 왔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조선관’을 보고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땔감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쁘레상 형제가 선택한 방법은 ‘공짜 커피’ 제공이었다. 육조거리(광화문) 근처에 있다가 무악재를 넘어오는 나무장수들에게 커피 한 잔씩을 주면서 거래를 시작했다. 커피 맛에 중독된 나무장수들은 쁘레상 형제들에게만 나무를 팔았다. 10여 년 만에 서울 땔감의 반 정도를 독점한 그들은 1920년대부터는 화장품을 팔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직수입했다고 선전한 화장품은 돈 많은 부인들과 기생들이 주고객이었다. 대륙침략을 본격화한 일본이 유럽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자 비밀공장을 차려놓고 ‘쎄봉’이라는 화장품을 만들어 팔았다. ‘가짜’는 ‘명품’으로, ‘국산’은 ‘프랑스 산’으로 둔갑하여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쁘레상 형제는 파리 만국박람회장의 조선을 처음 알았을 것이다. ‘조선관’에 걸린 고종의 초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인심 좋아 보이는 조선 왕의 얼굴을 보고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이 조선에 대해 얼마나 알았는지는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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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기상청장 유희동 “가을 9월에 두 마리의 용이 금성(金城, 현재의 경주에 위치한 신라 왕성)의 우물에 나타났다. 갑자기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렸으며, 금성 남문에 벼락이 쳤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수록된 신라 혁거세 거서간 시대(기원후 3년)의 낙뢰에 관한 기록이다. 우리 선조들은 고대부터 하늘을 우러르며 자연현상을 살피고 하늘의 변화를 세밀히 관측하여 꼼꼼히 기록해 왔다. 특히 낙뢰에 관하여서는 하늘과 땅, 사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많은 기록을 남겼다. 고려시대 사회 전반에 관한 내용이 담긴 고려사(高麗史)에는 우레, 벼락 등의 자연현상에 관한 기사가 329건 있고, 조선시대의 기상천문 서적인 서운관지(書雲觀志)에는 낙뢰가 친 시각과 강도까지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낙뢰를 어떻게 관측하고 있을까? 기상청은 1987년부터 낙뢰 관측을 시작하였으며, 2015년부터 우리나라 북서쪽의 백령도에서 북동쪽의 강원특별자치도 간성, 서해 격렬비열도, 동해 울릉도, 제주특별자치도에 이르는 전국 21개 지점에 낙뢰 관측장비를 설치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 내륙과 인근 해상에 대해 초 단위로 낙뢰를 관측하고 있으며,
1995년 3개시군 통합 이후 30년만에 인구 2배, 조혼인율 도내 ‘1위’ 도내 유일 국제무역항, 세계 최대 반도체생산라인, 카이스트 캠퍼스 3개 권역 고른 개발로 시 전체 균형발전 모색, 숙제 정장선 평택시장 용인신문 | 도내 31개 시군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주간 정론지 협의체인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회장 강명희·과천시대신문 발행인)에서는 지난 7일~8일 평택시 일원에서 2024년 1차 회원사 연수를 실시했다. 우리가 살고있는 ‘경기도를 바로 알자’는 목적 아래 추진된 이번 연수는 도내 유일의 국제무역항을 지닌 도시, 세계 최대의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도시, 첨단 반도체 수도로 서해안 시대를 리드해가고 있는 평택시의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정장선 시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평택시의 발전 모습과 비전을 들어봤다. ‘시민중심 새로운 평택’이라는 시정 구호아래 평택시를 이끌고 있는 정장선 시장은 4~5대 경기도의원을 거쳐 16~18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2018년부터 재임중인 재선 시장이다.(편집자주) △경기도 31개 시군 경지협 회원사 독자들에게 평택시의 특징과 현황, 장점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달라. 평택시 인구는 1995년 평
용인신문 | 최근 용인특례시가 생활문화가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교양을 높이는 질적 성장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 때문에 용인시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분명 긍정적 신호다. 지역문화진흥법은 생활문화를 ‘지역의 주민이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하여 자발적이거나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유형·무형의 문화적 활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문화와 예술을 접하고 향유하는 것이 곧 생활문화라는 뜻이다. 뮤지컬, 오페라 등 고차원의 예술이 아니더라도, 퇴근 후 영화를 보러 가거나 카페에서 책을 읽고,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가는 것 등이 생활문화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 문화예술이 녹아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문화 예술인에 대한 ‘교육과 육성’이다. 문화예술은 행정기관의 일방적인 주도로는 성장할 수 없다. 행정기관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성장한 문화예술인들이 지역 내에서 활동을 넓혀 갈수록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서울 신촌에서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용인신문 | 채상병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하여 국회로 되돌아온 재의결 표결이 찬성 179,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부결되었다. 21대 국회는 채상병 특검법을 부결시키는 것으로 임기가 종료되고 이제 6월 1일부터 제22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된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대로 가면 22대 국회 1호 법안도 대통령의 거부권에 가로막힐 공산이 높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모두 10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헌정 이후 2년 남짓한 기간에 대통령이 10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은 제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검법이 재발의되고 재석의원 과반수를 넘겨 의결되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통령 거부권이다. 야권은 국민의힘에서 8표만 이탈하면 재의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장담한다. 언제부터 대통령이 거부권에 의지하여 정치하는 나라가 되었는지 착잡하다. 정치권에 대통령 중임제로 개헌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1년 단축하자는 이야기가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무성하다. 제6공화국 헌법이 발효된 지 어느덧 36년 되었다. 6공 헌법은 노태우, 김
용인신문 | 인간의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인 인문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풍문이 한국 사회에 나돌기 시작한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방 대학의 불어불문학과와 독어독문학과에서 번지기 시작한 인문학 학과 폐과의 불길은 수도권 대학의 불어불문학과, 독어독문학과, 문예창작과로 번지고 있다. 작년 9월 초 필자는 남해군의 의뢰를 받아 남해군이 주관하는 김만중문학상을 심사하기 위해 남해유배문학관을 다녀왔다. 김만중문학상은 시와 소설로 나누어 심사가 진행되었고. 소설 부문의 심사는 대상 부문과 신인상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소설 부문 본심은 예심을 통과해 올라온 작품집들을 놓고 소설가 백시종 선생과 필자가 심사를 진행한 결과 대상 부문에는 김연수 소설가의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선정되었고, 신인상 부문에는 김지연 소설가의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 가 선정되었다. 한편 필자는 올해 5월 초 안산여성문학회가 주최하고 안산시 등이 후원하는 안산전국여성백일장의 산문 부문 심사를 의뢰받아 한양대 에릭카 캠퍼스를 다녀왔다. 안산전국여성백일장은 시 부문과 수필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산문 부문 본심은 예심을 통과해 올라온 작품들
용인신문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직접 도민과 소통하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칭 평화누리특별자치도. 이하 북자도) 도민청원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다. 김 지사는 명칭공모가 끝나고 논란이 불거진지 한달 여 만인 오늘, 29일밤 9시30분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에서 북자도와 관련한 도민들의 질문에 직접 답한다는 계획이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도민들과 소통해온 김 지사는 오늘도 여러 채널을 동시에 열어놓고 실시간 소통에 나선다.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 외에도 유튜브, 엑스(옛 트위터) 등 다른 SNS 채널에 올라온 질문을 읽고 답한다. 김 지사는 1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눈 뒤 이달 31일까지 서면 등의 방식으로 도민청원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게 된다. 이번 SNS소통은 도가 공모전을 통해 북자도의 새 이름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정하자 마자 하루만에 2만명 넘는 청원이 올라온데 대해 도지사가 직접 답하는 것. 청원글은 작성 뒤 한 달간 1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도지사가 직접 답해야하는데 28일 오후 기준 4만7000여명을 넘어서 민선 8기 들어 최다를 기록했다. 27일 파주시 사회복지책마을에서 열린 도의회 북자도 추진위 소속 의원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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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이 투자된다. 데뷔를 할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이 현실이 된다면 그것은 연습생에게는 엄청난 행운이다. 엔터산업은 사람에게 투자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철저한 자본주의 사업이기 때문에 연습생의 가능성을 홍보하고 투자를 받아서 아이돌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낸다. 성공 확률에 비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성공만 한다면 투자금 회수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믿음 덕분에 K-팝 생태계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통제되지 않는 그것이 K-팝 생태계의 근간을 흔들어버렸다. 바로 ‘인간의 감정’이라는 변수다. 그녀의 남다른 재능과 능력을 눈여겨본 대표는 스카우트 제의를 했고 두 사람의 만남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성공적인 걸그룹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 조직 내에서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감정’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시작된 호의적인 만남이 ‘성공’이라는 결과 앞에 ‘감정’이라는 소용돌이를 만난 것이다. 재능있는 사람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재능이 독이 되어 조직을 함정에 빠뜨리게 된다. 황금알을 낳는
용인신문 | 스승의 그림자만 밟았을 뿐인데 이를 불경으로 여기던 시대가 있었다. 스승은 하늘이라며 코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하던 시대도 있었다. 더 먼 옛날에는 스승이 길을 가면 제자는 늘 한 발 짝에서 좀 더 물러서서 머리를 조아리며 따르던 제자들도 있었다. 상고시대에 요 임금에게는 허유라는 스승이 있어 마음의 곧음을 가르쳤다. 허유에게는 설결이라는 스승이 있어 몸의 바름을 가르쳤고, 설결에게는 왕예라는 스승이 있어 어른의 말에 순종하는 바를 가르쳤다. 왕예에게는 피의라는 스승이 있어 남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도리를 가르쳤다하니 훗날 퇴계 이황 선생은 이러한 가르침을 일러 말하길 곧 공경의 가르침이라 했다. 이러한 공경의 가르침은 당대에서 끝난 게 아니라 후학의 가르침을 통해 이어지는데 율곡 이이 선생은 제자 사계 김장생을 가르치면서 스승의 가르침에 제자는 반드시 공으로 섬기고 경으로 순종하라고 했다 전한다. 그러므로 스승의 제자를 향한 가르침이라는 것은 사람됨의 가르침이요, 인성의 가르침이요, 성품의 바름을 향한 가르침이다. 요즘에는 이러한 가르침이 먹고사는 실용의 문제와 거리가 멀다하여 뉘집 개가 짓냐는 식으로 외면시 당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런 스승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