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응급의료의 최종 보루인 응급실마저 셧다운 사태를 맞고 있다. 환자를 태운 119 구급대는 여러 응급 의료시설에 먼저 전화를 걸어서 환자 수용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전공의들과 의료계의 반발이 장기화하면서다. 최근엔 ‘응급실 뺑뺑이’ 사태를 둘러싼 정부 관료들의 대응안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복지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내놓은 대책안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다 보니 당정 충돌은 물론 복지부 장·차관 경질론까지 나왔다. 마침내 여당 내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격한 발언들이 쏟아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낙관적 태도를 보였다.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를 구별, 중증 환자만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는 식의 방안도 제시했으나 세간의 웃음거리가 됐다. 정부는 응급의료 시스템 붕괴 우려가 거세자 고육지책으로 군의관과 공보의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모습이다. 그동안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병원에 군의관과 공보의를 파견한 바 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요식행위로 그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압화壓花 류미월 사선으로 내리꽂히는 햇살은 슬프도록 눈부셔라 끝났나 싶으면 다시 시작되는 미로 모퉁이에선 시궁창 냄새가 나고 우당탕 가파른 절벽에서 무작정 뛰어내리는 폭포수처럼 기우뚱 닳은 구두를 꺾어 신고 여기까지 왔네 여기 섰네 암몬조개처럼 무겁게 닫힌 입 막다른 코너에 쏠리듯 여기 섰네 약력 2008년 <창작수필> 등단 2014년 <월간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운영위원. 농촌여성신문 객원기자. 용인문인협회 수필분과장 시집 『나무와 사람 』,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
꽃 진 자리 함동수 봄밤의 가로수를 보니 화사한 꽃잎은 간데없이 꽃 진 자리만 푸르르 날리는데 꽃 진 자리도 저리 애절한데 사람이 진 자리라 생각하니 아득하다 끝도 없이 꽃이 피고 꽃이 지면 너도 나도 언젠간 소리 없이 지는 법 괜스레 꽃 진자리 서성이지 말자 오늘은 그저 화사한 봄밤이니까 함동수 약력 강원 홍천에서 태어나 <문학과 의식>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하루사는 법』, 『은이골에 숨다』,산문집 『꿈꾸는 시인』,연구서 『송은 유완희시인의 문학세계』를 펴냈다. 제9대 용인문협 지부장 역임. 2019년 용인문화상을 수상했다.
용인신문 | ‘런던 튜브(London Tube)’ · ‘런던 언더그라운드(London Underground)’. 1863년 1월 10일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로 운행을 시작한 지하철 이름이다. 올해가 개통 161주년이다. 이 지하철을 상징하는 로고는 1925년도에 만들어져 100년간 유지되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로고는 빨간 원과 언더그라운드라는 영문을 조합한 것으로 매우 단순하다. 지금은 런던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강력한 상징물이다. 도시브랜드 전문가들은 공공 디자인이 결합 되어 도시 브랜딩 효과를 창출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는다. 100년 전통의 역사성을 살려 런던의 교통 박물관과 기념품 상점 등에서는 언더그라운드 로고와 서체를 활용한 각종 관광 상품을 개발해 판매한다. 언더그라운드 로고와 서체(일관된 공공디자인)가 런던 시민들에게는 공통된 기억 자산으로 도시의 정체성으로까지 확장된 도시 브랜딩 효과를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도시 브랜딩은 다른 도시와의 차별화를 위해 도시의 정체성과 가치를 드러내는 과정을 뜻한다. 서울대 이장섭(디자인과) 교수는 “브랜드란 가치의 구현이며, 도시 브랜드는 해당 도시에 대한 이미지나 인식의 총합”이라고 정
2001년 용인시민장학회로 출범한 용인시인재육성재단은 시 출연기관으로 운영 중이다. 사진은 이상일 용인시장이 용인지역 학생들에게 장학 증서를 수여한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용인시 제공> 용인시 “기부금심사위 거쳐야” 문턱 ↑ 지역인재 육성 선의에도 불가 판정 굴욕 청탁금지법 내세워 기부문화 확산 찬물 용인시장학재단 기본재산 ‘238억’ 불과 인구 적은 안양시 274억·과천시 224억 용인신문 | 평생교육 시대에는 사회복지 차원에서 청소년과 대학생, 일반인들에게까지 장학금 수혜의 폭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학제도와 기구도 많아져야 하고, 지자체 등이 출연하는 장학재단에도 기본 자산이 많아야 한다. 특히 지자체 출연금으로 운영 중인 전국 수 백여 개의 장학기구에는 민간 기탁자들의 참여를 유도해서 늘려야 함에도 청탁금지법을 빌미로 지자체가 기부문화를 퇴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용인시장학재단의 사례와 현 기부금 법의 문제점과 개선책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용인지역 학생수 대비 장학금 수혜자 태부족 용인시장학재단의 전신은 2001년 12월에 교육문화발전 육성기금과 자활자립 기금을 통합해 설립한 ‘용인시민장학회’였다.
용인신문 | 사업가가 지역사회에서 벌어들인 이익금 일부를 장학금으로 지정 기탁하고 싶다는데 행정기관에서 몇 달 후 기부금 심사를 한후 가부를 결정짓겠다고 한다면 과연 기부를 하고 싶을까? 현행 청탁금지법과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사항에 의하면 고액의 기부금을 지자체에 지정 기탁할 경우엔 기부금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심사 내용은 사업가가 지자체와 관련된 인허가 업무 등을 하면서 장학금이 청탁성(뇌물성)인지 아닌지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장학금 기탁 시간을 전후로 해당 지자체와 연결된 사업을 하고 있다면 기탁을 거부하거나 보류하다고 한다. 실제 사업가 A씨는 몇 년 전 용인지역에서 사업이 완료된 후 순수한 마음으로 수익금 일부를 용인시장학재단에 기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시 측은 3개월을 기다린 후 기부금 심사를 통과해야 가능하다고 했다. 게다가 장학금이 아닌 또 다른 방법도 있다는 등의 묘한 뉘앙스까지 느끼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사업가는 과거에도 아무 문제 없이 고액의 장학금을 기탁했던 바, 납득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번 취재를 계기로 2024년 2월 1일 기준 ‘용인시장학재단 기탁자 현황’을 꼼꼼히 들여다 본 결과, 확연하게 느낀 점은 기업가나
둘레길을 걷다 김옥남 겨우내 봄을 기다리며 얼었다 녹았다 하던 물의 언어가 눈부시게 훤하다 고개 내민 냉이와 이름 모를 풀잎들 봄의 향기를 내뿜는다 발걸음 맞추며 둘레길을 걷는다 봄볕에 밝아지는 모습도 잠시 이야기 속에 온갖 걱정으로 깊어지는 주름 고통으로 다가오는 육신의 삐걱거림 호수 수면에 내려앉은 청둥오리 보란 듯이 목청껏 노래하며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깍지 낀 우리의 두 손 햇살 흐르는 호숫가를 걷는다 김옥남 약력 2010년 계간⟪문파⟫시로 등단 시계문학회 회장역임.한국문인협회 저작권 옹호위원. 한국문인협회 용인지부 부회장 시집:⟪그리움 한잔⟫
삼가2지구(뉴스테이)와 역삼조합이 책임 전가만 하던 중 용인시가 2023년 국가권익위원회 조정을 받아 시행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공원부지(임야)에 진입로를 개설 후 ‘원상복구’하는 조건으로 임시도로를 개설 중이다. <사진 임수재 객원사진기자> 용인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국내 최대 ‘상업지구’ 청사진 경기침체·조합원 내분 답보 인프라 실종지대 ‘삼가2지구’ 진입로 없는‘유령아파트’ 전락 용인신문 | 용인시는 10년 뒤면 세계적인 반도체 도시 반열에 오른다. 1983년에 가동이 시작된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단지 하나만으로도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2019년 처인구 원삼면에 SK반도체 클러스터(소부장 포함)조성 계획이 발표됐고, 2023년 이동‧남사읍 일원에 최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됐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용인시 최대 이슈는 반도체 공장 건립건이다. 2045년까지 향후 20년간 반도체 이슈를 뒤엎을 만한 사건은 없을 것이다. 용인시가 다른 도시들에 비해 경제희망이 밝은 이유다. 하지만 빛과 어둠의 그림자는 공존한다. 20년 넘게 표류 중인 용인시청 앞 ‘역삼지구와 삼가2지구’, 그리고 ‘3항공대 이전’ 문제 등….
용인신문 | 제2기 경기도 남부·북부자치경찰위원회는 위원장에 강경량 전 경기경찰청장(남부)과 이상로 전 인천경찰청장(북부)을 각각 임명한 가운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남부자치경찰위원회는 2급인 사무국장(상임)에 용인YMCA 이사장을 지낸 김정연 전 용인동부서 정보보안과장을 선출, 임용했다. 김 사무국장은 “자치경찰위원회는 도지사 직속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시도 경찰청장 지휘 감독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공무원에 대한 인사, 관련 정책 수립 및 예산편성 등 경기도 자치경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인 만큼 임기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지사가 지명하는 1명과 도의회 등 추천기관이 추천하는 6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들은 인권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 여성 위원을 포함한 법조계, 학계, 경찰 출신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다. 임기는 2024년 7월 1일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 3년간이다. 한편, ‘자치경찰제’는 전체 경찰 사무 중 지역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
껍데기論 김호삼 우리는 모두 버려진 껍데기 자꾸만 치받는 속 끝까지 감싸 안는 껍데기 껍데기 없는 속 있을까 조개껍데기 없는 진주 있을까 태양을 출산하는 동녘 세상의 어미는 저처럼 피 흘리고 모든 목숨은 함부로 찢긴 태반에서 잉태되는 것 하늘의 허물은 구름 구름은 비가 되고 눈이 되고 그것 먹고사는 우리는 꽃이고 나무고 우리는 함부로 버려진 껍데기 자식 가진 것 다 내어주고 텅 빈 저 쭉정이 정읍 칠보 출생. 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월간 문학』으로 등단. 시집 『남몰래 가슴에 새겨진 비문』 『즐거운 이별』 『999』(2024, 별꽃) 등이 있다.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김종경 오일장마다 ‘믿음 천국, 불신 지옥’을 부르짖는 붉은 조끼들이 천국행 암표를 팔고 있다 십자가를 등에 진 종말론자는 옆구리에 스피커를 매단 채 그분이 너희 죄를 사했노라고, 여장 남자 각설이는 호박엿은 구원이 아니라 만원에 네 개라며, 이미 구원을 받은 듯 찬송가보다 더 크게 뽕짝을 불러댔다 누런 푸들을 앞에 태운 노인의 전동 휠체어는 호박엿으로 구원을 받았는지 서둘러 귀가하고 땅바닥을 끌며 찬송가를 부르는 박물장수에게 천 원짜리 면봉과 편지 봉투 한 묶음을 사는 사람들, 그가 애벌레를 닮았다며 그림자마저 조심스레 비껴가고 그는 오늘도 온몸으로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노을 밖 세상을 구원 중이다 경기 용인출생. 2008년 계간 <불교문예> 등단. 시집: <기우뚱, 날다>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용인신문 | “우리 사회 언어의 병은 듣기가 안 된다는 것이죠. 말하는 자들만 있어요. 듣는 자가 없으니 인간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담벼락에 말하는 것과 똑같아요.” 요즘 읽었던 산문집 ‘허송세월’의 작가 김훈 선생이 한 말이다. 그의 나이 76세. 산문집 초반부터 건강과 일상에 대한 기록이 눈에 띄었다. 작가와의 친분은 없지만, 한때는 유명 소설 제목보다 등산 또는 자전거를 그의 상징처럼 기억했다. 그의 산문 ‘라면을 끓이며’를 읽다가 대파 한뿌리를 고집하는 나만의 레시피와 똑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라면의 미학’을 발견한 듯 박수를 쳤을 정도다. 어쩌면 작가의 글을 닮고 싶어서 그의 취미나 신변잡기를 표방하려는 심리마저 있었는지 모르겠다. 김훈 선생은 요즘 우리 사회에 말은 많은데, 정작 쓸만한 말이 없고, 그나마 제대로 들어주는 이조차 없으니 담벼락에 대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불통의 시대임을 비판한 것이다. 과거에는 국가 또는 정치지도자가 그릇된 길로 들어서면 나라의 원로나 석학들이 나서서 꾸짖었다. 언론도 정권 눈치가 보이면 종교 지도자나 석학들의 말을 빌려와 에둘러 비판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큰 스님, 원로 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