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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만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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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만평 |
용인신문 | 그녀를 찾아 헤엄친 3억의 정자들 매일 아침, 남성의 고환은 묵묵히 일한다. 아무 지시도 받지 않았건만 성실하게, 성실하게, 정자를 만든다. 그것도 하루에 3억 마리쯤. 숫자로 보면 거의 소대급이 아니라 군단이다. 그렇게 많은 정자를 만들어서 뭐하냐고? 물론 대부분은 빛도 못 보고 사라진다. 사정이라는 출동명령이 떨어지지 않으면 전부 폐기처분. 유통기한은 3~5일 남짓이니, 오늘 만들어진 애들은 아무 일도 못 해보고 죽는 셈이다. 가끔일지라도 출격의 기회를 간절히 기다린다. 그녀가 받아만 준다면 언제든 출격할 준비를 갖췄다. 드디어 출동 개시!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본격적인 ‘미션 임파서블’은 이제 시작이다. 정자 입장에서 여성의 생식기는 화려한 성(城)이라기보다 장애물 투성이의 전쟁터다. 정자가 질에서 나팔관까지 가는 거리는 약 15~20cm. 하지만 정자의 몸길이는 고작 0.05mm라, 자기 키의 4,000배를 헤엄쳐야 한다. 사람으로 치면 맨몸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어가는 격이다. 첫 관문인 질은 산성 환경이다. 정자에게는 그야말로 ‘유황지옥’. 정자에게 매우 치명적이고 죽기 쉬운 위험한 환경이라는 얘기다. 정자 수백만 마리가 이곳에서
용인신문 | 삼각 프리즘에 빛이 통과하면 아름다운 태양의 향연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는 무용하고, 그 날카로운 모서리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프리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소설은 사랑이 두려운 네 남녀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네 인물은 각자 사랑을 대하는 방향이 다르다. 프리즘의 주인 예진은 우연을 가장해 마음에 있는 사람과 인연 만들기를 모의하고 있다. 반면 예진이 주시하는 인물 도원은 자신이 고독하다는 사실에 무척 만족을 느끼고 있다. 도원은 그저 일에 매진하며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한다. 한편, 오래전 도원의 마음이 향했던 재인은 제과점을 운영하며 홀로 지낸다. 과거의 상처 속에 머물며 내일을 꿈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과점에서 일하는 호계에게는 더 마음이 쓰인다. 외로운 호계를 보며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호계가 자신과는 달리 사람들과 어울리며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호계는... 프리즘이 반짝이기 위해 빛이 필요한 것처럼 반짝이는 사랑에 필요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서사이다. 어릴 적 경험한 트라우마가 사랑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 일은 다시 다음 다른 이의
용인신문 | 12년간의 긴 법정 다툼 끝에 용인경전철 주민소송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마무리됐다.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시에 막대한 재정 손실을 끼친 책임을 물어, 전직 시장 등에게 214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민간투자사업 실패에 대해 개인적 책임을 지게 된 최초의 사례로, ‘세금은 눈먼 돈’이 아님을 증명하고 주민 감시의 힘을 보여준 역사적 판결이라는 평가다. 분명 이번 판결은 예산 낭비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공직 사회에 던지는 책임의 무게를 실감케 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이 판결에 마냥 박수만 치기 어려운 이유는 책임의 무게추가 과연 공평한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경전철 사업이 추진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용인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 용인시는 중앙정부 주도의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는 폭증했지만, 교통 인프라는 전무해 ‘교통지옥’으로 불렸다. 경전철은 정부로부터 지하철 같은 근본적인 대책을 약속받지 못한 채, 시민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절박한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었다. 물론, 부풀려진 수요예측과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포함한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했던 계약의 과오는 명백하며
생명 축전 홍일선 한때 목화 값이 좋아 귀한 대접을 받았던 밭 어느 해는 너른 토란잎이 참외꽃이 아름다웠던 공경의 밭 지금은 무엇을 심어야 할지 답답한데 작년에 들깨가 흉작이었으니 올해는 깻금이 좋을 거라고 해 참깨 반 되 들깨 한 되 심었는데 허리 아파 며칠 안 나갔더니 쇠비름 명아주 까마중이 여뀌 바랭이풀들 일일이 다 호명할 수 없는 함자들 생명 축전이 장관이었다 약력: 경기 화성 동탄면 출생. 1980년 《창작과비평》등단. 시집 『농토의 역사』 외. 현재 여주에서 〈바보숲 명상농원〉에서 닭을 방사해 키우고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
용인신문 | 콜롬비아에는 세계의 큰 산맥이 있다. 안데스산맥으로 이어진다. 안데스산맥은 지구상에서 가장 길게 뻗어있고, 무려 7000킬로미터에 달한다. 베네수엘라부터 칠레까지. 친구네 집은 첫 산맥을 넘어 중간에 있는 Inzá라는 소도시 근처이다. 작은 차에 넷이 옹기종기 앉았다. 짐이 한가득이라 차 위에도 대롱대롱 매달았다. 처음 출발할 때 날씨는 파란 하늘. 고도가 높아지며 안개와 구름이 끼고 얕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가장 높은 지역에서는 한 해에 단 1cm가 자란다는 나무 프라엘레혼(frailejón)이 곳곳에 자라고 있다. 3미터가 넘어 보이니 300년은 족히 살았을 나무. 한참을 바라보다가 서둘러 차로 돌아간다. 아 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