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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사자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권이 되길

10년 전. 그러니까 2002년 6월은 전국을 붉은 물결로 물들였던 월드컵 열기로 한 없이 기뻤다. 대학생이었던 당시 거리에서 학교 광장에서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대한민국 국민임을 한 없이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그 기쁨이 절정에 오를 때 쯤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바로 故 심미선·신효순 양의 사망소식이었다. 온 국민이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기쁨에 빠져 있을 때 어린 두 영혼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얼마나 서러웠을까. 또 그 부모의 심정은 어땠을까. 월드컵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미군에 대한 공분을 느꼈다. 더욱이 재판에서 당시 장갑차를 운전했던 미군 병사들이 무죄로 판결되며 우리 정부의 무능함에 대한 비판과 반미 감정은 더욱 상승했다. 그러나 얼마 전 진행된 故 효순·미선양의 10주기 추모행사를 앞두고 고인의 가족들이 “이제 가족끼리 조용히 딸의 죽음을 추도하며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가족들의 말은 어떤 의미였을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정치권은 여전히 이념논쟁 중이다. 종북세력, 친미, 반미세력 등 좁은 나라에 뭔 세력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애국가는 우리 국가가 아니다”라는 국회의원이 있질 않나, 무슨 일만 생기면 “종북 세력이 판을 치고 있다”며 선동하질 않나.

한국전쟁이 발생한지 62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이른바 ‘색깔논쟁’은 분단된 국토처럼 계속 진행형이다.

이 같은 논쟁이 故 효순·미선양의 가족들이 “딸의 죽음을 조용히 추보하며 보내고 싶다”고 말한 이유가 아닐까.

국방부와 한국전쟁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6.25전쟁당시 한국군 13만 7899명과 UN군 4만 670명 등 총 17만 8569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한국군 45만 742명, UN군 10만 4280명 등 55만 5000여명에 달한다.

실종자도 한국군 3만 2838명, UN군 9981명 등 군 인명피해만 총 77만 6360여명이다. 민간인과 북한군 인명피해까지 합하면 500여만 명을 넘어선다.

UN군 찬전용사 피해만 15만 4881명이다. 이들 참전용사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이국땅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잃었다.

타국땅에서 가족들과 영원한 이별을 해야 했던 참전국15만 여명의 전사자들과 그 유가족들은 ‘2012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논쟁을 어떻게 바라볼까?

지난달 25일 육군 제55사단 사령부 연병장에서 제6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억울하게 죽은 미선·효순의 어린영혼과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산화한 참전용사와 호국영령들의 영혼이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