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이재명 대통령의 쾌도난마(快刀亂麻)가 눈부시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정부의 국무위원들과 토론을 통해 3대 특검을 이재명 정부의 1호 법안으로 공포했다. 이어서 6월 12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각각 3명씩 추천한 특검후보 6인 중에 조은석, 민중기, 이명헌 3인을 특별검사로 지명했다.
특검으로 지명된 3인 중 내란특검과 김건희특검은 민주당에서 추천한 후보자를, 채 해병특검은 조국혁신당에서 추천한 후보자가 지명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신속한 일처리를 보면서 국민은 비로소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변화는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3000에 근접하고 대결 일변도로 치달리며 경색되었던 남북관계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한국경제는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고 6개월간 계속된 내란으로 골목상권은 파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고 열흘 남짓이 지나면서 국민은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일단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던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러나 아직도 내란세력은 반격의 기회를 엿보며 이재명 대통령이 실수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며칠 전에 JTBC 뉴스룸의 뉴스를 보고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뉴스의 요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JTBC가 백악관에 확인을 요청했고, 백악관과 국무성은 이례적으로 통화한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는 보도였다. JTBC는 일부 극우 유튜버를 중심으로 ‘이재명-트럼프 통화는 조작된 것이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백악관에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JTBC의 순수한 의도는 이해하지만 뉴스를 보면서 참담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국민의힘 일부 중진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즉각 하지 않은 것’을 놓고 시비를 걸었다. 즉 트럼프 행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희망 사항을 곁들여서 한마디씩 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선출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기반은 대한민국 국민이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가 늦은 이유는 외신을 통해 알려졌듯이 국내의 정치 사정에 따른 것이었다. 트럼프는 재집권의 일등공신인 일론 머스크와 험악하게 갈라섰다. 지금은 일론 머스크가 다시 납작 엎드리며 관계회복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갈라설 당시 머스크는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미국은 현재 내전이나 다름없는 극심한 국론분열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해병대까지 동원한 불법체류자 추방 작전(?)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벌여야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야당은 일단 이재명 정부가 협상을 벌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돌이켜보면 미국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면서 협상의 폭을 좁힌 것은 윤석열 전 정부였다. 특히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관세 협상에서 대폭 양보하더라도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고 국민의힘은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한미동맹이 제아무리 중요해도 대한민국의 국익에 우선할 수는 없다. 야당은 윤석열이 망쳐놓은 굴종적인 한미관계를 최소한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태로 바로잡으려는 이재명 정부의 노력에 조용히 협조하는 것이 그간의 잘못을 다소나마 덜어내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특검정국은 12·3내란의 진상을 밝히고 윤석열 정권이 망쳐놓은 주변국과의 외교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윤석열 전 정부가 망친 경제와 외교관계가 역사의 새옹지마(塞翁之馬)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특검이 대한민국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국가 경제, 특히 서민의 살림이 나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야당은 지금 특검으로 멸문지화를 당하게 생겼다고 아우성이지만 세월이 지나면 윤석열, 김건희와의 단절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이었음을 실감할 것이다. 특검 출범을 바라보면서 역사의 새옹지마를 다시금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