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새해가 되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현실 속에서 딱히 지난해와 새해를 구분한다는 자체가 연도를 가리키는 숫자의 의미로만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이 변하고 환경의 변화가 빠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현대를 일컬어 초 스피드 시대라고 명명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게 적용되고 또 그 빠른 변화 들에 의해 개개인의 삶이 바뀌고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사실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고 변화를 실감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각자의 생각과 관점이라고 여겨진다. 생각을 달리 표현하면 기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기억을 하고 살아간다. 그 기억들 속에는 오래 간직하고 싶은 기억도 있겠지만 더러는 생각하면 몸 서리 치도록 두렵고 싫은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생각만 하고 살자고 주문처럼 말하지만 순간 순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과 또 불편한 사람과의 인연들로 인한 기억은 좋았던 현실조차 고통으로 인식되는 불편함을 겪고 살아가고 있다. 심리학 용어 중에 <트라우마> 라는 것이 있다.
이는 어떤 두렵고 불편한 일을 경험하거나 원치 않는 상황을 지켜본 후에 겪게 되는 심리적 반응으로 직접적인 외상과 관계없이 우울증을 비롯 공황장애 그리고 심리적 후유증을 겪게 되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수명은 그리 길지 않고 유한하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좋은 생각만 하고 살아도 아쉬운 것이 우리의 삶일 텐데 자의든 타의든 애써 불편하고 힘든 기억을 가지고 고통 속에 살고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세상에 수 많은 사람들 중 좋은 사람만 만나기도 짧은 시간인데 애써 불편한 사람까지 만나서 그 불편한 기억들을 이어가고 상처를 받을 이유가 없다. 인간은 망각하기에 고통스러운 것을 잊을 수 있다. 잊을 수 있기에 현재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기억하는 만큼 망각도 중요하다. 인간의 뇌에 주어진 축복 중 하나는 망각이라 여겨진다. 좋은 기억력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면 망각은 잘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소라 여겨진다. 기억력의 세계 기네스북 기록보유자로서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의 저자 <애란카츠>는 “과거의 실패, 실망감,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망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새해가 되었다. 각자의 삶에 있어서 지난해와 다르게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자신을 돌아보자. 잊어야 할 과거의 상처와 아픔에 묶여 여전히 한 걸음도 나서지 못하고 있지 는 않는지. 불편하고 외면하고 싶은 사람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기억 속에 가두어 놓고 원망하고 탓하는 것은 아닌지, 더러는 나의 패배의식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이유 없는 기억으로 상대를 폄훼하고 질투의 대상으로 삼고 자신의 영혼까지 피폐하게 뒷 담화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기억을 다스리는 자가 행복해진다고 한다. 아울러 현대사회의 모든 심리적 고통은 기억 속에서 온다고 했다. 새해가 되었다. 나를 힘들게 했고 내가 힘들어하는 지금의 기억을 비우고 살아가자. 망각이 축복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유쾌하지 않은 묵은 기억들 리셋 하고 새해를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