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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드라미 송남순 담과 담 사이를 몰래 훔쳐보며 골목을 좋아했던 날도 있었다 모자 속에 숨어 있는 하얀 얼굴 빨간 옷이 잘 어울리는 건넛집 오빠 골목을 지날 때면 나무 그림자까지 살금살금 걸었는데 바람이 옮긴 걸까 그 소문 눈썹 짙은 언니 내 동생 그림자도 좋아하지 말라고 한다 봄부터 시작된 내 마음 저 맨드라미도 벌써 알고 있었나 보다 어느 날 꿈속에 오빠는 담벼락에 서서 웃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 오래 기억하고 싶어 붉은 얼굴로 골목을 막 뛰어다녔다 약력: 2020년 공직문학상 시부분 동상 수상. 시집으로 너에게, 첫/ 가장 깊은 곳의 초록이 있음. 2022년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지원금 수혜
 
								
				용인지역 2023학년도 1만 5874명서 2024학년도 1만 6450명… 576명 증가 2025학년도 1만 6823명… 373명 늘어 인구 유입·우수한 교육 인프라 구축 사교육 집적 효과 따라 ‘나홀로 성장 용인신문 | 전국적으로 대입 응시생 수가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용인시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한 인구 증가를 넘어 용인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3~2025년까지의 데이터를 통해 용인시의 독특한 대입 진학 현황과 그 의미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 전국적 응시생 감소세와 대조적 전국적으로 2023학년도에서 2024학년도로 넘어오면서 대입 응시생 수는 약 2800명(–0.6%) 감소했다. 학령인구 감소란 자연스런 현상이었지만 재수·N수생의 비중 확대가 감소 폭을 상쇄했다. 의·약학 계열 및 소위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N수 참여와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 확대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2024학년도에서 2025학년도로 넘어오면서는 전국 응시생 수가 약 1만 8600명(+4.2%) 크게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2007년생 고3
 
								
				조선시대에 요업 번성하던 지역… 가마터 유적 여럿 남아 ‘옹기가마’ 플라스틱에 밀리고 이번엔 산단조성에 또 밀려 아름아름 자리잡은 중소기업 89곳 근로자 수천명도 대이동 모산마을 구렁 고개 위 수령 350여년 된 느티나무 자리잡아 효자가 시묘살이 한 데서 유래한 시미리 모두 산단에 포함 용인신문 | 논과 밭, 푸른 산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던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가 거대한 변화의 기로에 섰다. 무려 600조 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가 이곳에 조성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는 용인시 역사상 가장 큰 발전 기회로, 미래 첨단 산업의 심장부로 거듭날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사라지게 될 마을 남사읍 지역(창3리 꽃골·1456호 6면)에 이어 이동읍(화산리, 시미리, 덕성리) 지역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정부는 지난 2023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시미리·화산리·덕성리, 남사읍 창리 일원에 710만㎡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2024년 12월 국토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거쳐, 710만㎡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이하 국가산단) 조성 사업이
 
								
				용인신문 | 2025년 7월 11일 발표된 미국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의 전세계 주요국 정상들의 지지율 조사에서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이 조사 대상 24개국 정상 중에 2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긍정 59%, 부정 29%로 1위를 차지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긍정 75%, 부정 18%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반면 최하위는 체코 대통령 페트로 파벨,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각각 긍정 18%, 부정 74%로 공동 꼴찌(24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주요국 정상들의 지지율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긍정 44%, 부정 58%로 13위를 기록했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는 긍정 26%, 부정 65%로 21위를 차지했고, 얼마 전 자민당 총재직을 사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긍정 20%, 부정 66%를 기록하여 22위에 그쳤다. 한편 지난 4월 4일 헌재에 의해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3년 임기 내내 최하위권을 굳세게 고수했었다. 2개월 전의 기록이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2위에 오른 것은 최초의 기록이다. 3위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 긍정 57% 부정 37%, 4위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로 긍정 56% 부정
 
								
				용인신문 | 콜롬비아 남부, 산도나 마을의 특산물은 왕골을 엮어 만든 모자와 가방이다. 동네의 모든 여자는 나이를 불문하고 왕골공예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 손으로 엮어 만든 모자가 하나에 3만 원. 하나를 엮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콜롬비아 내에서도 이 지역의 특산물로 유명하다고 한다. 내가 머무는 집의 할머니도 모자를 만드신다. 밤마다 한 시간씩 소일거리로 짜신다. 홀로 앉아 모자를 만드는 그 시간이 마치 명상 같다며 웃으신다. 식물을 얇게 째서 물을 발라서 엮는다. 위아래로 직조하듯 엮어가며 문양을 만든다. 하나하나 모자가 너무 예뻐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용인신문 |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를 맞았다.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해 독거노인 비율은 65세 인구 중 22.1%에 달한다. 초고령사회에는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그중 하나가 ‘돌봄’ 문제다. ‘돌봄’을 제공할 때도 새로운 패러다임, 즉 초고령사회에 맞는 돌봄기술(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3월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내년 3월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돌봄통합지원 시범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업은 131개소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용인시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서부지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지난 8월 3차 공모를 통해 98개가 추가 선정돼 앞으로 전국 229개 지자체가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사업에는 재정확보, 전문 인력 충원, 다양한 연계 서비스 확보, 여러 사업 간 중복 서비스 통합, 지역사회의 관심 및 참여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21세기의 ‘돌봄’ 문제는 더 이상 개인 영역이 아니고, 모두가 관심 갖고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돌봄 체계를 이룰 수 없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용인신문 | <기획특집-국제뉴스 바로 읽기-4>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집중된 세계 언론 2025년 9월 3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80주년 전승절 행사는 중국 국영 CCTV의 중계로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이 실시간으로 TV를 통해 시청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방송언론도 실시간으로 텐안먼(天安門) 광장에서 펼쳐지는 세기의 열병식을 지켜봤다. 뉴스의 초점은 텐안먼 망루에 나란히 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쏠렸다. 서방언론의 관심은 단연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등장에 집중되었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2019년 트럼프-김정은 하노이 노딜 이후 6년만이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최초의 다자외교 무대에 극적으로 등장하면서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북한이 국제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하면서 남북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였다. 서방의 주요 언론은 중국·러시아·북한의 세 정상이 연대를 과시한 것을 두고 ‘반미·반서방 연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의 방송언론도 서방언론의 논조를 그대로 전하면서 베이징에 특파원을 파견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전 회장의 묘역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인구 포곡읍 호암미술관 일원에 위치한 이 묘역은 뒤로는 산, 앞으로는 호수를 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다. ‘생거진천 사거용인’ 정몽주·이병철 묻혀 모현 능곡로·지장실 마을·통삼리 일대 등 지역에 길지 산재…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무분별한 개발에 곳곳 지맥 끊겨 우려도 땅 숨결 살리는 선택이 희망찬 미래 견인 1. 왕과 공신이 반한 땅, 용인 2. 교육 도시 용인… 과거 합격율 최다(?) 3. 풍수지리와 ‘명당’ 용인 4.용인 사람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용인신문 | 110만 인구가 살아가는 역동적인 용인특례시. 본지는 ‘110만 용인특례시, 그 뿌리를 찾아서’를 통해 용인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시민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왕과 공신이 사랑한 명당의 비밀부터, 수많은 과거 합격자를 배출한 유생의 고장까지, 우리가 몰랐던 용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편집자 주> ■ 뛰어난 산세와 수세… 공동체 영혼 지탱해 준 장소 용인은 왜 명당인가. 오래된 듯하지만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 있다. '생거진천 사거용인'. 살아서는 진천이 좋
 
								
				기획 특집/읽는 힘4 -디지털 시대, 종이 신문이 필요한 진짜 이유 스마트폰으로 뉴스 접하는 아이들 수많은 정보 스크롤 흘려보내지만 종이 신문 읽는 아이는 흐름 붙잡아 용인신문 |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손쉽게 얻는 시대다. 넘쳐나는 디지털 콘텐츠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은 오히려 길을 잃고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이 약해지면서 교과서, 문제집은 물론이고 세상과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 이는 비단 국어 과목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는 ‘읽는 힘’이 무너지면, 학업 전반이 흔들리게 된다. 이 기획 연재는 디지털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아이로 키워낼 특별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신문 읽기는 단순히 시사 상식을 쌓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력과 논술 실력, 자기 주도 학습 능력까지 키워 궁극적으로 대학 입시를 포함한 모든 공부의 상위권 진입을 돕는 최고의 솔루션이다. 총 4회에 걸쳐 연재되는 이번 기획 기사는, 전 월간 조선 이승주 기자의 <신문읽는 아이, 성적이 달라집니다>라는 미발표 글을 참고했음을 밝힌다. 이번 연재를 통해 신문 한 장이 우리 아이의 미래를
 
								
				용인신문 | 프랑스 파리에 가보면 부도심 곳곳에 조성된 넓은 광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도시 구조는 예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중반 이전의 파리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당시 권력자였던 나폴레옹 3세는 이 낡은 도시를 개선한다며 오스망 남작에게 대대적인 도시 개조를 지시했다. 그는 도시 미관의 정비와 위생 개선이라는 공익적 명분을 내세웠고, 시민들도 처음에는 이를 반겼다. 하지만 그 속내는 달랐다. 파리는 1830년 7월 혁명, 1848년 2월 혁명 때마다 시민들이 좁은 골목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군의 진입을 막아내며 저항의 상징이 된 도시였다. 권력자는 이게 위협이었다. 그래서 오스망으로 하여금 직선 대로와 광활한 광장을 조성하게 했다. 이 경우 군대의 신속한 진입과 배치가 가능하고, 시위대를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 결국 숨은 본질은 권력 유지와 저항 무력화였던 셈이다. 결국 도시의 구조조차도 정치의 산물이며, 권력의 의지에 따라 형성된 결과물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다. 이 사례는 지금의 용인을 돌아보게 만든다. 용인특례시는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수성을 안고 있다. 행정적으로는 하나의 도시지만, 실제 시민의 체감은 그렇
 
								
				용인신문 | 엽편소설은 단편소설보다 짧게 쓴다. 엽편소설은 ‘소설의 위기’라는 시대에 맞서 독자도 창작자도 빠르게 대처하는 한 방편이라 볼 수 있다. 1900년대 초기부터 쓰기 시작했다는 엽편소설은 다시 출간되고 있다. 올해 초 출간된 이진하의 『설명충 박멸기』에 수록된 소설들은 허구와 진실을 오가며 삶의 실체를 파헤친다. 표제작 「설명충 박멸기」는 설명충 때문에 질병에 걸린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우울을 경쾌하게 담아냈다. 현대인은 할 말을 못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너무 많이 해서 혹은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아서 우울에 잠긴다. 작품은 이들이 설명충에 감염되었다는 상상을 한다. 이들의 질병이 어떻게 나을 것인가 살피는 것이 이 소설의 결말이다. 플라잉이라는 말의 유행 속에 땅에 발붙이고 살지 못하는 아이들은 결국 우주로 날아갔을까? 소설집에 실린 이야기들은 짧지만 단단하게 사람들을 붙잡아주는 제도나 멘토가 부재한 우리 현실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이야기 속에서 고용자도 노동자도 설 자리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천국은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일까? 이야기가 우리 시대에 투척하는 아이러니는 서글프다. 언제까지 우리는 “아름답고 빛나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