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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신문 | “선거에서 후보자에 대한 호기심은 가장 강력한 당파성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그러나 꽃은 저절로 피지 않는다. 햇살과 물, 흙과 손길이 모여야만 제 빛깔을 드러낸다. 선거 역시 그렇다. 민주주의의 본령은 국민의 참여에 있고, 참여는 질문과 검증을 통해 완성된다. 링컨이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남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문장은 권력이 어디서 나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새겼다. 참여가 멈추면 권력은 비어 있는 의자처럼 아무나 차지할 수 있고, 검증이 멎으면 민주주의는 간판만 남는다. 겉은 화려해 보여도 속은 텅 빈 제도, 그것이 검증을 잃은 민주주의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간표는 4년 주기의 장(場)과 닮았다. 도시의 시장(市場)은 건물주가 주인이고, 농촌의 장시(場市)는 보부상들의 독무대였다. 앉은 장사는 신용으로 먹고살고, 떠돌이 장사는 말솜씨로 하루를 넘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장돌뱅이들이 5일마다 같은 장터를 찾듯, 장사에는 반드시 ‘다음’이 있다. 그래서 엉터리 물건을 함부로 팔 수 없다. 정치도 그러해야 한다. 선거가 끝나면 결과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고,
 
								
				용인신문 | 다른 사람의 배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좋아. 여유롭게 될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좋아. 상대의 다음 여정을 응원하는 게 좋아. 질투를 빼고 감탄하는 게 좋아. 마음 깊이 축하하는 게 좋아. 고양이가 좋아. 작은 발로 걷는 새끼 고양이가 좋아. 가르릉거리는 소리가 좋아. 가만히 지켜보는 깊은 눈동자가 좋아.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는 게 좋아. 가사를 음미하며 놀라는 게 좋아. 상대의 말뜻을 이해하려고 하는 게 좋아. 더 세밀하게 말의 의도를 궁리해보는 게 좋아. 자기를 잘 아는 사람이 좋아. 일종의 이유가 있는. 차분한 게 좋아. 주변 분위기를 살피는 게 좋아. 그대로 연기하고 튀지 않는 게 좋아. 내가 아닌 것에 섣불리 동의하지 않는 게 좋아. 잠깐 멈춰서 어떤가 생각하고 말하는 거지. 한 박자 쉬고, 멈춰서서 사람을 알아가는 즐거움.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 신나서 이야기하는 반짝이는 눈이 좋아. 상태를 체크하고 체킹 받는 게 좋아. 서로를 돌본다는 감각. 꼭 안아주는 게 좋아. 안김 받는 게 좋아. 다가와 살을 붙이고 앉는 존재들이 좋아.
 
								
				용인신문 | 한국과 미국의 재무 당국이 5개월간의 협상 끝에 환율 정책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10월 1일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성이 공동 발표한 ‘한미 환율 정책 합의문’에 따르면, 양국은 “국제통화기금(IMF) 협정문에 따라 효과적인 국제 수지 조정을 저해하거나 부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조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금융위기처럼 단기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 원리에 맡긴다는 뜻이다. 한미 양국은 외환시장 상황과 안정을 점검하고 상호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분기별로 공개하는 시장 안정 조치 내역을 월별 단위로 미국 재무성이에 비공개를 전제로 공유하기로 했다. 미국은 연간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국을 대상으로 환율 조작 여부를 살펴보는 감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10월 1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4원대다. 이런 수치는 한국 원화가 달러에 비해 현저한 약세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약세 유지 정책을 펴고 있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는 추세임에도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상회하는 것은 우리 금융당국에
 
								
				용인신문 | 사이버스페이스 시대, 우리는 어느 때보다 빠르고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 기술은 인간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일상 곳곳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는다. 휴대폰 하나로 은행 업무와 쇼핑, 학습과 소통까지 해결되는 오늘날, ‘편리함’은 더 이상 희소한 가치가 아니라 생활의 기본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디지털 문명의 최전선에서 ‘낡은 것의 귀환’이라 불리는 뉴트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뉴트로(Newtro)는 단순한 복고(Retro)와는 다르다. 복고가 과거의 양식과 감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뉴트로는 옛것을 현재적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변용한다. 예컨대 카세트테이프 모양의 블루투스 스피커, 도트 그래픽을 차용한 최신 모바일 게임, 아날로그 카메라에서 영감을 받은 필터 앱은 모두 뉴트로의 산물이다. 과거를 경험한 세대에게는 추억의 매개체가 되고,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이국적인 ‘새로움’으로 다가간다. 뉴트로 열풍은 무엇보다 인간의 감각적 갈망을 드러낸다. 디지털 기술은 효율적이고 빠르지만, 그만큼 차갑고 무균질적인 느낌을 준다. 반면 아날로그적 경
 
								
				용인신문 |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뇌 속에 문제를 지니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다. 혹은 후천적인 이유로 강박을 가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이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 중에서도 공황장애로 애쓰는 애덤의 이야기이다. 척 박사의 사무실 13층은 몇몇 청소년이 모여 자신과 주변에서 벌어진 일과 생각을 나눈다. 이주 애덤은 닉네임이 베트멘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고요한 마음을 갖는 것이지만 ㄱ러려면 몇 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그는 정화의식 없이 문턱을 넘을 수 있어야 한다. 이혼한 엄마의 저장 강박에 협박 편지에 대한 비밀도 지켜야 하고, 아빠와 엄마의 집을 오가야 하기도 한다. 애덤은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이라 생각하기에 정화의식을 한다. 최근 척의 사무실에 새로 등장한 로빈을 좋아하게 된 후, 보호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점점 회복되는 로빈에 비해 자신의 상태는 점점 엉망이 되어 속상하기만 하다. 애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애덤에서 의사 척은 말한다. “슈퍼히어로들은 가끔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준단다. 다들 자신만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도 말이지.”(303쪽) 또 곤경에 처한 애덤에게 앞집 폴란스키 부인은
 
								
				용인신문 | 여행 중에 하루 밤에는 내가 자란 마을의 문화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특별한 지점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나는 서울 마포에 있는 작은 공동체 마을에서 자랐다. 밤마실이라고 밤에 친구네 집에 놀러가 그 집에서 자는 문화가 있었다. 늦은 밤 잠옷을 입고 방문해 저녁을 같이 먹고 수다를 떨며 잠을 잤다. 다음날 학교에 같이 등교한다. 친구네 집에 가면 언제나 먹을 게 있었고, 밥 때가 되면 되살림 가게에서도, 마을 극장에서도 어른들이 밥을 사주시곤 했다. 밤새 에세이를 쓰는 날이면 선생님들이 저녁을 사주셨다. 사비로. 길을 지나다 보이는 어른들에게는 모두 인사를 하던 시절 들살이, 바다살이, 숲살이 방학이면 며칠씩 다른 지역에 가서 산과 들에서 놀았고 우리학년 학부모님들과 일년에 두번씩 모꼬지를 갔다. 나의 부모님은 매번 참여를 못하셨는데, 우리 부모님이 가지 않아도 나는 갔다. 다른 부모님 차를 얻어타고, 내 짐만 챙겨서 부모님들끼리 친한 다른 집들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부모님들끼리 친구처럼 지내는 것도 대단하다. 족구를 하고 수영을 하고 이런저런 놀이를 하다가 고기를 구워서 배터지게 먹고 잠을 잤다. 학교에
 
								
				역사 속 중앙 무대 뒤흔든 거물급 인물 드물어 학문적 경쟁력 한계 ‘큰 인물의 고향’ 사각지대 권력자 보단 ‘시대의 소명’ 스러져간 이들 많아 정몽주·조광조·류희 용인 품격 상징적 주인공 ‘스쳐 가는 정거장’ 아닌 ‘인재의 산실’ 거듭나 용인신문 | 2025년 현재, 인구 110만 명에 육박하며 대한민국 특례시로 우뚝 선 용인. 첨단 산업과 거대한 아파트 숲으로 상징되는 이 역동적인 도시는 과연 어떤 정체성을 품고 있을까. 용인신문은 ‘110만 용인특례시, 그 뿌리를 찾아서’ 연재를 통해 이 도시의 인문학적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역사 속 용인의 인물론을 통해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1 왕과 공신이 반한 땅, 용인 2 교육 도시 용인… 과거 합격율 최다(?) 3 풍수지리와 ‘명당’ 용인 4 용인 사람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용인을 대표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본지 기획 특집의 마지막 회를 맞아, ‘용인사람(龍仁사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근원적인 질문으로 돌아왔다. 인구 110만의 거대 도시, ‘세계 반도체 수도’를 꿈꾸는 용인특례시. 그러나 이 질문 앞에 우리는 여전히 선뜻 답하지 못한다
 
								
				용인신문 | 통계청이 9월 25일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 4872명으로 전년보다 894명(6.4%)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자살률 역시 29.1명으로, 같은 기간 1.8명 늘어나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40대 사망 원인 1위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암을 제치고 자살이 차지했다. 10대부터 30대까지의 사망 원인 1위 역시 자살이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40.6명에 달해, 경제 선진국이라는 평가가 무색해졌다.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13년 넘게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OECD 연령표준화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비교에 따르면, 한국은 26.2명으로 OECD 평균(10.8명)의 2.4배에 달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전체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다. 전체 사망자의 24.8%, 즉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했으며,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은 174.3명으로 전년보다 7.5명(4.5%) 증가했다. 암에 이어 심장 질환(9.4%), 폐렴(8.4%), 뇌혈관 질
 
								
				나의 어린 왕자에게 노광희 안녕 나의 어린 왕자 안녕이란 말은 왠지 훅하고 불길 같은 것이 가슴에 안기지 꼬옥 안아봐도 될까 이제 가을 냄새 번져가는 어느 들판에 서서 유언장처럼 사용한 말들의 이름표를 붙이고 있는지 나와 마주한 적 없어서 부스럭거릴 때까지를 한참을 기다렸어 찔레에 맞아 퍼래진 등허리에 뛰쳐나가는 무게를 싣고 따라가던 얼룩들이 꽃을 피웠네 아직도 그 별들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지 하늘이 낮아지면 생기는 별똥별 오래 갇혀있던 너를 업고 부서지듯 던진 기원 처음 지나간 빛을 기억해 꼬리를 물고 떨어지는 시간은 순간이라서 저문 밤 몸살로 며칠을 앓던 무릎에 얹어진 슬픔이 따뜻해져서 하루 한 페이지씩 넘기는 날에 조금씩 너의 얘기로 한 걸음씩 걸어가 어느 작은 목섬 기슭에 자는 파도 같은 푸른 옷깃을 입고 죽는날까지 처음인 날 것들이 많은 날 함부러 달려드는 바람을 걸러 천천히 흔들어 보는 일은 껍질도 꽃잎 인냥 이젠 꼭 안아볼까 하는데 나의 생은 언제나 부끄러운 맨발 그 깊고 푸른 눈으로 나를 기억하는지 순수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및 용인문인협회 회원. 종자와 시인 박물관에 시비 선정 수혜 [상처에 대하여] 시비가 있다. 시집 [따뜻한 남자의 손은
 
								
				용인신문 |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 만든 극우 성향의 민간 역사교육 단체다. 이 단체는 제주 4·3과 여순 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군경의 민간인 학살을 ‘방사선 치료’에 빗대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서술이 들어간 아동용 도서를 공공기관에 추천해 비치하게끔 하는 등의 행위를 반복해 왔다. 리박스쿨이 논란이 되자 국사편찬위원회는 이들의 추천 도서가 “역사 왜곡이 있다”는 공식 검토 결과를 내놓았다. 이런 책이 아무런 제동 없이 어린이 손에 전달된다면, 그 영향은 단순한 논란을 넘어 세대 전체의 역사 인식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런데 용인시 공공도서관에도 현재 리박스쿨 관련 도서가 22권 비치돼 있다. 적은 수로 보여도, 인접 도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수치다. 광주·전남·제주 등 여러 지역이 이미 폐기나 열람 제한을 결정했고, 안양과 파주에서도 시 차원의 조치가 이어졌다. 반면 용인시는 별다른 대응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표현의 자유 논쟁을 넘어, 리박스쿨 도서 유지 여부는 사실 검증과 공적 책임의 영역이다. 아이들이 공공도서관을 신뢰하고 배우는 내용이 허위라면, 공공기관이 직접 거짓을 가르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용인신문 | 처인구 모현읍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입주민입니다. 얼마전 용인시에 실내수영장을 15곳으로 늘린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현재 3만 5000명이 살고 있는 모현읍에는 실내수영장 등 복합체육시설이 없습니다. 지금 초등학생들은 의무로 생존 수영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현읍 지역 학생들은 수영장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수업을 받습니다. 시간적인 문제는 물론, 안전상에도 문제도 불거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난 2003년 모현읍에 복합체육시설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용인시가 한국외대 측과 협의해 부지 문제를 해결한다면 실내수영장을 포함한 복합체육시설 건설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현재 공사 중인 기흥구 실내수영장 부지면적이 7300m² 규모로 알고 있습니다. 외대 내 부지는 10,000m² 이상으로 면적은 충분하다고 사료됩니다. 모현읍 주민들과 한국외대 학생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실내수영장 등 복합체육시설 꼭 생기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