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늦은 달밤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여기는 콜롬비아 친구 마테오네 집. 시골 산골짜기에서 커피나무를 키우며 살아간다. 동생이 넷이나 있는 대가족이다. 정말 환대해 주셔서 지내는 동안 편안했다. 동생들에게 한국 놀이 참참참을 알려줬다. 간단한 규칙이니까 쉬운 스페인어로도 가르쳐줄 수 있었다. 헤어지는 날, 또 언제 올거냐며 다시 보자고 말한다. 배웅 나온 어머니도 언제든지 힘든 일 있으면 오라고 하셨다. 그 따듯한 마음에 찡한 헤어짐이었다.
삼가2지구 민간임대주택 ‘산넘어 산’ 용인신문 | 1950세대의 아파트를 완공하고도 진입로가 없어 4년이 없도록 방치돼 온 용인시청 앞 삼가2지구 민간임대주택의 분양 및 임차인 모집 승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용인시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등을 거쳐 대체 임시도로를 개설하면서 민간 사업자 측이 임차인 모집 승인 등을 요청했지만, 시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 서민 주택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시 측이 적극 행정을 펼쳤지만, 건축물이 4년 이상 방치된 탓에 하자 보수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업자 측이 제시한 월세 등 분양가격의 적정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임차인 모집 승인에 대한 시 측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분양·임차인 모집 승인 앞두고 논란 건물 4년 이상 방치… 하자 보수 불씨 사업자 측 제시한 표준 계약금액 원성 건설업·지역사회 부적절 임대료 지적 시에 따르면 삼가2지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도시기금과 민간 자본을 투입해 건설하는 기업형 임대주택(8년 임대 뒤 분양 전환) 사업으로 지난 2021년 3월 공사를 완료했지만, 진출입로가 없어 입주하지 못한 채 비어 있는 상태다. 당초 이 아파트 진출입로는 인접한 역
용인신문 | 용인시의회가 지난 6월 의정 연수 당시 불거진 성희롱 논란의 가해자인 이창식 부의장에게 30일 출석정지 및 공개사과를 결정했다.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던 유진선 의장은 ‘징계 없음’으로 마무리됐다. 시의회가 윤리특별위원회에서 결정한 징계 수위를 최종 확정했지만 징계 의결과정에서 또다시 여야가 충돌, 시의회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지난 4일 제29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장정순(민주·아선거구) 의원을 임시 의장으로 선출한 뒤 비공개 회의로 전환해 이창식 부의장과 유진선 의장에 대한 징계 건을 의결했다. 이날 시의회는 이 부의장에 대해서는 ‘출석 정지 30일+공개회의에서 사과’, 유 의장에 대해서는 ‘징계 없음’을 각각 가결했다. 출석 정지 징계 효력은 5일부터 30일 동안 발생한다. 해당 기간 각종 회의에 출석하지 못하고 의정활동비도 지급하지 않는다. 이 부의장은 징계 수위가 확정된 후 “용인시민과 공직자, 시의원들께 누를 끼쳐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남은 임기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공개 사과했다. 유 의장 역시 ‘징계 없음’ 처분을 받았지만 신상 발언을 신청해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
천리역 한정우 너 천리로 가는 지름길을 알고 있니 오백 년 늙은 느티나무 아래 작은 집이 있었어 나는 매일 밤 느티나무에 불을 질렀고 지친 오백 년 사랑은 소진됐어 불 탄 빈터만 남은 천리땅 아무도 찾지 않는 죽은 느티나무 자리에 천리역이 생겼으면 해 삼월의 눈송이가 기차 소리처럼 멀리 날리고 죽은 가지에 걸린 방패연은 밤새 붕붕거렸어 천리 밖이 어두워지면 간혹, 빈터를 표류하는 간이역이 보이고 좇아가면 다시 빈터로 사라지는 바람역 간 적 없는 과거를 횡단하여 오고 어디에도 없는 미래를 달려서 개찰구를 빠져나와 또 정신없이 달렸어 천리를 버리고 멀리멀리 나는 지금 너무 멀리까지 와 있어 선로를 따라 휘어지는 천리행 기차를 잡지 못하고 등에 업은 느티나무 묘목을 달래며 얼마나 더 기다려야 천리역에 닿을지 천리 밖에서만 보이는 천리, 천리역 한정우 시인 강원도 춘천 출생 2019년 제2회 남구만신인문학상 수상 2023년 첫 시집 『우아한 일기장』 펴냄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용인신문 | 흔히 야동을 보면 성욕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야한 영상이 도파민 보상회로의 폭발적 자극으로 아드레날린·테스토스테론 같은 호르몬이 흥분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단기적이지 장기적으로는 성욕에 불리하다. 순간적 불꽃일 뿐, 반복되면 뇌가 둔감해져 오히려 리비도 저하와 성적 에너지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뇌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강렬한 흥분을 보장하던 영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리비도, 즉 성적 욕망을 떨어뜨리고, 정자 건강에도 좋을리 없다는 이유가 명확하다. 첫째, 뇌의 보상회로가 과부하에 걸린다. 포르노 영상은 현실보다 훨씬 자극적이다. 짧은 시간 안에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고, 극단적인 연출이 이어지며, 뇌는 폭포수처럼 도파민을 쏟아낸다. 도파민은 쾌감을 ‘학습’하게 만드는 신경전달 물질인데, 문제는 지나친 반복에 있다. 보상회로가 끊임없이 자극되면 수용체는 둔감해지고, 같은 자극에도 반응이 줄어든다. 결국 실제 파트너와의 자연스러운 관계나 일상적 친밀감으로는 충분한 흥분을 얻기 힘들어진다. 마치 설탕을 과하게 먹으면 단맛에 무뎌지는 것과 같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도 적용이 된다. 둘째, 성적 반응이 특정 조건에만
용인신문 | 엄마 뱃속에서 들었던 음악, 임신 중에 벌어진 사건, 부모의 대화까지 태아가 모두 기억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부모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지만, 뇌과학의 시선에서 보면 절반은 진실이고 절반은 과장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은 해마다. 해마는 경험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고 꺼내는 창고 구실을 한다. 하지만 해마는 태어날 때 완성된 구조가 아니다. 출생 후에도 오랜 기간 발달을 이어가며, 생후 2~3세가 지나야 비로소 에피소드 기억을 온전히 저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유아기 이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없는 ‘소아기 기억상실’을 겪는다. 태아가 임신 중 사건을 마치 소설처럼 기억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발달 과정을 무시한 과장이다. 그렇다고 태아가 백지 상태라는 뜻은 아니다. 임신 16~20주가 되면 청각 수용이 가능해지고, 반복되는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모든 소리를 똑같이 듣는 것은 아니다. 청각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고음역대는 잘 들리지 않고 저주파에 더 민감하다. 실제로 자궁 속에서 가장 강하게 들리는 것은 엄마의 심장 박동, 혈류의 울림, 위장의 소리 같은 내부 리듬이다. 외부에서 들
용인신문 | 기흥구 청명호수마을 신안인스빌 아파트부터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까지 이어지는 덕영대로 보행로에 안전펜스 설치를 요청합니다. 해당 구역 차도는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까지 이어지는 도로로, 교통량이 매우 많은 구간입니다. 특히 수원‧신갈IC는 국내 고속도로 IC중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으로 하루 평균 9만여 대 차량이 드나듭니다. 이렇다보니 신갈IC와 연결된 덕영대로는 하루종일 차량들로 붐빕니다. 특히 대형 버스나 트럭 등 큰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구간입니다. 반면 해당 구역 보행로는 폭이 너무 좁을뿐더러 안전 펜스조차 없습니다. 다른 구역 덕영대로 보행로는 안전 펜스가 있지만 이 구역에는 왜 없는지 의문입니다. 걷다 보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보행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 구조물 설치를 청원합니다.
용인신문 | 경기도의회(의장 김진경·사진 좌측)는 타이베이시의회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두 의회 간의 우호 관계를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로 격상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2일 밝혔다. 김진경(더민주·시흥3) 의장을 단장으로, 이영주(국힘·양주1)·이홍근(더민주·화성1)·장한별(더민주·수원4)·최병선(국힘·의정부3)의원 등이 참여한 도의회 대표단은 지난 1일 타이베이시의회를 공식 방문해 다이시친(戴錫欽) 의장 등을 접견하고, 두 의회 간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친선의원연맹 협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번 협약 체결은 지난해 7월 타이베이시의회 대표단의 도의회 방문 당시 김 의장이 교류 정례화를 위한 공식 파트너 관계 수립을 제안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김 의장의 제안에, 다이시친 의장 또한 깊은 공감을 표했고, 1년여 만에 공식 협약 체결이라는 뜻깊은 결실을 보게 됐다. 이날 도의회와 타이베이시의회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도시 거버넌스, 의정 교류, 경제 발전 및 문화·관광 진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 확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청년 간 교류 추진 ▲ 상호 방문 지속 추진을 통한 관계 심화 노력 등에 나서게 된다. 김진경 의장은 “이번 협약을
용인신문 | 청렴은 단순히 부패하지 않는 것을 넘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원칙을 지키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의미한다. 국민연금에 있어 ‘청렴’은 단순한 윤리적 덕목을 넘어 국민의 신뢰를 좌우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다. 특히, 지역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국민연금은 그 어떤 기관보다 청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전국 지사마다 ‘청렴 실천반’을 운영하며 반부패·청렴 교육 및 청렴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청렴 문화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8년 연속 2등급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입자 2200만 명, 수급자 700만 명, 기금적립금 1213조 원 규모의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커진 규모만큼 엄격한 기준으로 모든 업무 절차를 공개하고 공정·투명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모두가 공감하는 공정한 청렴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고령화 심화와 저출산 문제로 우려가 커지면서 27년 만에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는 곧 국민연금 제도가
용인신문 | 미술사 속에서 ‘아나모르포즈(anamorphosis)’는 조금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개념이다. 이는 원근법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특정한 각도에서만 제 모습을 드러내는 기법을 뜻한다. 한 방향에서 보면 기괴하게 일그러진 형상이지만, 시선을 달리하면 그 속에 숨겨진 진짜 모습이 나타난다. 16세기 화가 한스 홀바인의 회화 대사들 속 해골은 정면에서는 알아보기 어렵지만, 옆으로 비스듬히 바라보면 선명하게 떠오른다. 관람자는 그림을 단순히 ‘보는 자’가 아니라, 시선을 이동하며 적극적으로 ‘발견하는 자’가 된다. 아나모르포즈의 원리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이버스페이스 문화와 묘하게 닮아 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정체성과 관계, 정보와 소통은 언제나 다층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SNS 계정을 정면으로만 바라본다면, 화려한 여행 사진과 꾸며진 일상만 눈에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각도를 달리해 그 사람의 댓글, 좋아요 패턴, 혹은 때때로 흘리는 짧은 문장을 관찰하면, 그 이면에 숨은 불안과 고독, 또 다른 욕망이 드러나기도 한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자아란 본래 아나모르포즈처럼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존재’인 셈이다. 아나모르포즈의 특
용인신문 | <특별사설> 이재명 대통령 첫 한미정상회담에 부쳐 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의 강행군으로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귀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내란 수습에 직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를 통해 내란 특검을 비롯한 3대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국내문제는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트럼프 발 관세 태풍은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일견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EU를 필두로 한 동맹국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워 극단적인 보호무역으로 회귀했다. 이로 인해 국제 교역질서는 무너지고 WTO 체제는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관세율 15%(철강은 50%)라는 성적표를 받으며 선방했다. 이러한 가운데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관세 협상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시험대이자 향후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고, 일단 트럼프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 나는 페이스 메이커…”이재명
용인신문 | <기획특집> 국제뉴스 바로읽기 3 트럼프 vs 푸틴 알래스카 회담과 우크라이나 전쟁 전망 8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트럼프-푸틴 미·러 정상회담의 결과를 놓고 방송언론의 해석이 분분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정상회담은 “합의(Agreement)는 없었지만 거래(Deal)는 있었다”로 요약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8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정치지도자들과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다자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전쟁을 끝낼 방법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푸틴이 제시한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완전하게 철수하면 헤르손-자포리자 전선 전역에서 휴전할 수 있다”는 휴전안을 설명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이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휴전이 아닌 종전을 원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종전이 아닌 한시적인 휴전을 원한다. 양측의 입장은 팽팽하여 돌파구를 열지 못하다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건부 휴전안을 제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대한 변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