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눈이
“나의 아버지는 친일파가 아니다” 영조는 11세 때 13세 신부와 혼인을 한다. 신부는 진사 서종제(徐宗悌)의 딸로 후일 정성왕후가 된다. 첫날밤 영조가 신부의 손을 잡으며 “손이 참으로 곱구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신부는 “귀하게 자라서 그렇사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발끈한 영조 왈, “뭐라고? 귀하게 자랐다고?……” 뒷말을 속으로 삼킨다. ‘내 어미가 종년이라고 비웃는 구나…’ 영조는 비록 왕손이었지만 어미 출신이 워낙 천출이라 일개 진사 댁 아낙네에게까지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일후로 영조는 그녀 방 출입이 소원해 진다. 한중록 중간쯤에 혜경궁 홍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과거에 합격한 일을 말하면서 당시 인원왕후(조선 제19대 숙종의 계비) 집에도 과거에 합격한 이가 없고, 정성왕후(조선 제21대 영조의 원비)집에도 없으며, 사도세자의 외가야 말할 것도 없다 했다. 궁녀를 모시는 하녀인 무수리를 어미로 둔 시아버지 영조로서는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다산 정약용의 후견인이며, 당시 내의원제조로 있던 번암 채제공은 자신의 문집인 번암집 독노중련 전에서 자신이 목격한 금등지사를 기록했는데 팔십을 넘긴 영조는 시도 때도 없이 잠자
최은진의 BOOK소리 46 짝사랑을 몰래 훔쳐보는 재미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저자 : 모리미 토미히코 / 출판사 : 작가정신 / 정가 : 12,000원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직 리얼리즘 기법으로 풀어나가는 일본의 모리미 토미히코 작가의 경쾌한 소설이다. 천진난만한 여대생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선배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판타지. 일본의 경주라고 불리는 조용한 도시 교토를 배경으로 소설 속에는 수많은 레스토랑과 일본식 여관과 강가에 위치한 주점, 요리점 그리고 다다스 숲이 등장한다. 개성강한 기인들이 등장해 주인공과 얽히고 설키는 관계가 되는데 대개의 소설이 주는 숨막히는 갈등이라든가 깊은 슬픔 따윈 느낄 수 없다. 몽환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체와 전개가 절로 미소짓게 만들 뿐이다. 허구와 판타지로맨스가 뒤섞인 이런 류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황당하게 느껴질지도. 단발머리 여대생 걸음을 뒤쫓아 밤의 도시를 걷다보면 상쾌한 밤공기가 가슴 깊숙이 들어온다. 그러다 어느새 그 뒤를 몰래 뒤따르는, 그녀를 짝사랑하는 순수한 청년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77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 만약 사랑을 완성하는 방법이 있다면, 모두 귀를 기울이지 않을까요. 여기 시인이 들려주는 ‘사랑법’이 있습니다. 묵독도 좋지만 낭독이 더 알맞은 시편이지요. 대상이 원하는 것을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답니다.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침묵할 것.” 어쩌면 존중 이후의 침묵이 곧 사랑의 완성인지도 모르겠군요. 꽃과 하늘과 죽음에 대해 침묵의 언어로 소통하는 일은 경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쉽게 꿈꾸고, 쉽게 흐르고,
기초연금법 시행규칙 개정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지사장 김완수)는 10월부터 기초연금 대상자의 소득인정액 산정 시 적용하는 재산의 소득환산율이 종전 연 5%에서 4%로 하향 조정된다고 밝혔다. 재산의 소득환산율은 재산이 있을 때 일정 소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위해 재산에 곱하는 비율로써 재산을 기대여명 동안 사용한다는 연금화 방법,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산출한 것으로 최근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기대여명 증가 추세, 동일 재산 종신 기준 주택연금과 농지연금 환산율 등을 감안해 4%로 낮춰 적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65세 어르신 중 약 10만 명이 새로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돼 기초연금 수급률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 관계자는 “재산 초과 보유 등을 이유로 기초연금 수급에서 탈락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번 재산의 소득환산율 하향 조정에 따라 금년 10월부터 기초연금을 수급 받을 수 있는 어르신이 더 있다”며 “기초연금을 필요로 하는 분이 꼭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신청 안내 및 홍보를 강화
11월은 모든 것이 이제 헤어져 각자의 본디로 돌아가는 계절 이경철(시인, 전 중앙일보문화부장) 우리 초부리 초록전원마을에서 용인자연휴양림에 이르는 멀지 않은 길 주변에도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가을이 익어갈수록 큰 키에 고개를 더 깊숙이 숙이던 수수 모가지도 댕강댕강 잘렸습니다. 한 이삭만 꺾어 뜸 들이는 밥 위에 쪄 소싯적 통학 길 위에서처럼 한 알씩 까먹고 싶던 수수입니다. 투명한 가을 햇볕에 잘 말라가던 들깨도 수확이 한창입니다. 노부부가 밭머리 양광 아래 앉아 마른 들깨 단을 방망이로 두드리며 그 작은 깨 알갱이를 털어내고 있습니다. 대기 가득 퍼지는 고소하면서도 비릿한 냄새가 피부에 와 닿습니다. 조그만 자투리 땅 텃밭에 가꾼 그 수확물들은 일용할 양식이라기 보단 어쩌면 추억, 마음의 추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그런 마음의 추수를 위해 자연휴양림 산길을 찾고 있습니다. 싸리들국화 그 눈곱만한 꽃만 겨우 피워놓고 땅도 산도 하늘도 햇살도 텅 비어가는 계절. 모든 게 떠나가는 계절 마음 한 자락 붙들려 홀로 산 허리 굽이굽이를 도는 오솔길을 걷고 있습니다. 산길을 걷다보면 잔광(殘光)에 부서지는 산벚나무 단풍 이파리들 그 색색들이 눈에 아리게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지사(지사장 장수목)는 지난달 17일 기흥구 보건소 1, 2층과 청사 앞에서 용인시 의·약단체 및 관계기관과 함께 일반시민을 비롯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건강체험관 건강부스 운영과 금연 캠페인을 실시했다. 지역주민 200여명은 체험현장을 찾아 건강부스를 이용해 신체지수, 비만도, 체지방, 골다공증검사를 측정하고 보건소와 기타기관에서 준비한 내과, 외과, 정형외과, 소아과, 충치치료, 침, 뜸, 약물치료 등 무료 의료봉사 치료와 검사를 받고 약물처방 및 복약지도 등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한편, 건강부스와 함께 펼친 금연 캠페인은 공단의 담배소송 6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담배소송에 대한 지지와 금연 분위기 확산에 도움을 줬으며 참가자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장수목 지사장은 “뉴비전을 통해 공단의 새로운 10년을 향할 것”이라며 “오늘 행사처럼 지역주민들과의 다양한 교류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공공기관으로 도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룡의 역사 타파(86) ‘사단(四端)이란 사물의 이(理)에 해당하는 마음의 본연지성(本然之性)에서 발현되는 것이고, 칠정(七情)이란 사물의 기(氣)에 해당하는 마음의 기질지성(氣質之性)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당대 사림 선비들의 표상이었던 퇴계 이황이 성리학에 대하여 정리한 말 중의 하나다. 1559년, 58세의 성균관 대사성(현재의 서울대 총장) 이황에게 32세의 신출내기 과거 급제자였던 고봉 기대승은 이의를 제기했다. 역사에 등장하는 ‘사단칠정’ 논쟁의 시작이다. 받아주지 않아도 될, 받아주지 않으면 논쟁이 성립될 수 없었던 두 사람은 편지를 통한 논쟁을 8년간 지속했다. 격렬하면서도 심오했던 논쟁에서 퇴계는 나이와 권력을 앞세워 고봉을 압박하지 않았다. 26년의 나이차는 이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느누구도 기대승이 윗사람에게 대드는 ‘건방진 젊은 녀석’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임금이라면 임금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하며, 부모라면 부모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한다. 연장자 역시 연장자에 합당한 행동을 해야만 연장자이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연장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유학의 정명(正名)을 실천한 논쟁이었다. 즉 정명이란 이름에 걸맞은 자세가 필요
용인만평
역사는 역사다. 교과서 왜곡은 이웃 섬나라에서 우리나라를 시샘해 장난치는 ‘전유물’ 쯤으로만 생각했었다. 일본 아베 총리와 극우 세력들은 일본의 양심 세력들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의 거센 항의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집요하게 역사 왜곡을 시도했다. 급기야 위안부와 독도 문제까지 자국 입맛에 맞게 왜곡, 교과서로 만들어 제국주의의 후예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자는 “일본은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존재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과거 없는 미래는 존재할 수 없다. 단순한 이치조차 망각한 국가를 누가 인정할 것이며, 그런 곳에 미래의 신이 어떻게 함께 할수 있단 말인가. 독일은 1990년 나치 정권 피해자 배상법, 1992년 연금 형태 배상법까지 만들어 동독 거주 피해자들까지 모두 배상했다. 1970년, 빌리 브란트 총리는 폴란드 방문 때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했다. 이후 헬무트 콜 총리, 앙겔라 메르켈 총리, 폰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 등도 기회만 나면 계속 참회하고 사죄했다. 2013년에는 70년 전 학살 나치 전범을 재조사했다. 나치 전범은 시한에 관계없이 처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용인시의 ‘장애인 취업지원을 위한 내일 징검다리 채용행사’가 지난달 27일 시청사 1층 로비에서 진행됐다는데. 장애인들의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올해 2번째 열린 장애인 취업 지원 행사에는 12개 기업의 현장면접 진행에 140여명의 장애인 구직자가 참여했다고. 정 시장도 이날 행사장을 방문, 구직자들을 격려하고 장애인 구직자가 더 나은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장애인일자리기관 네트워크 협력을 강화하는 등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는데. 당장 이익을 내야 하는 작금 기업의 현실에 이런 눈물 나는 노력과 간절한 소망이 과연 통할 수 있을까?
최근 누리과정 문제와 재정에 대한 문제로 힘겨운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는 경기도 교육청. 하지만 용인에서는 지곡초등학교 앞 콘크리트혼화제 연구소 문제와 고교평준화, 그리고 고교신설에 대해 속 시원한 행정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용신고등학교 개교가 짧으면 1년, 길게는 언제까지 미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도교육청은 과거 고교평준화를 앞두고 약속한 고교신설에 대해 예전계획이라는 입장을 보여. 주변 상황이 좋지 않지만 지적할 때는 직접 나서는데 정작 자신들이 책임 지는 것은 없는 도교육청의 모습.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하기 전에 스스로 직접 책임지는 행정을 보여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