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죽음을 결정한다. 노년의 공자가 아침 일찍 방문 앞을 서성이며 말한다. “태산이 무너지려고 그런지 대들보가 꺾일려는지 철인(哲人)이 병들려는지(泰山其頹 梁木其壞 哲人其頹)”라며 중얼거리더니 방으로 들어가 문을 마주하고 앉는다. 자공(子貢)이 마당에서 우연히 듣고는 말한다. 태산이 무너지면 나는 어쩌지. 대들보가 꺾이고 철인이 병들면 나는 장차 누굴 의지하나. 스승께서 병이 드시려나. 그러고는 스승을 따라 방으로 들어가니 공자 왈, “자공아(본명 사賜)! 너는 어찌하여 늦게 오느냐”라며 선문답 같은 말씀을 하시더니 몸져 누우시고는 이레 만에 자공과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공자와 같은 큰 사람의 죽음을 일컬어 태산퇴양목절(泰山頹梁木折) 또는 태산퇴양목괴(泰山頹梁木壞)라한다. 사마천은 그의 수필집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에서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 죽지만 그 죽음이 태산처럼 무거운 죽음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새의 깃털보다도 더 가벼운 죽음이 있다(人固有死 或重于泰山 或輕于鴻毛). 이는 죽음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성이씨 괄은 죽음에 저항하지 말고, 삶에 저항하라 했다. 왜냐하면 죽음은 선택이 불가하지만 삶은
길눈이
최은진의 BOOK소리 49 우리가 꿈꾸던 마을이 펼쳐지고 있다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 저자 : 박재동, 김이준수 / 출판사 : 샨티 / 정가 : 14,500원 ‘마을’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낯설어진 요즘이다. 아이들에겐 마을보단 ‘단지’라는 이름이 훨씬 익숙해졌다. 집은 이제 “사는living 곳”이 아닌 “사는 buying 것”으로 이름따라 의미조차 바꿔버린 지 오래다. 이런 세상에서, 대문을 열고 골목으로 나와서 혹은 마을의 공유 공간에 모여서 함께‘놀고, 먹고, 모이고 협동하고, 말하고, 예술하고, 교육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서 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에서 기획하고 박재동, 김이준수가 생동감 있는 글과 그림으로 엮어서 만든 책. 회색도시의 대표 서울과 그 안에 담긴 마을이 만나 공동체를 이룬 모습을 살펴보면,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함께 노는 즐거움을 보여주는 공동육아체 “파크리오맘”. 마을을 놀이터로 만들어 아이들 놀게 하려다 어른들도 함께 놀
세금 바치는 국민들을 괴롭히지 마라. 조선시대 여중군자로 불린 이는 단 한 사람뿐이다. 정부인 장 씨 계향으로 퇴계 선생의 후학으로 일가를 이룬 경당 장흥효 선생의 여식이다. 그의 자녀 중 한분이 소설가 이문열 선생의 선조이신 갈암(葛庵) 이현일(李玄逸1627-1704)이다. 갈암은 광산인(光山人) 이태여(李泰汝)에게 분노에 대해 말하길 유감촉 마한봉섬(有感觸 馬悍鋒銛 한번 일어나면 말처럼 사납고 칼끝처럼 날카롭다.)이라 했다.. 분노란 것은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그러므로 하루를 살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남을 화나게 해서 그 당사자가 분노로 덤비게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옛 말에 마음의 말은 잃어버리기 쉽고, 감정의 수레는 몰기 어렵다(意馬易失 情車難御).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 아닌 이상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기가 여간 힘들다는 말일게다. 공자시대에 노나라 소공 20년에 백성들이 가혹한 세금과 배고픔 끝에 대규모 시위를 했다. 그때 벼슬아치가 유명한 말을 한다. 정치가 관대해지면 백성은 태만해지고 태만해지면 사나움으로 이를 바로 잡아야하며 사나워지면 백성들이 잔악해 지나니 잔악해지면 관대함으로 이들에게 베풀어야한다. 관대함으로 사나움을 구제하고,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80 이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아요 세사르 바예호 “이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아요”라고 너는 내게 말한다. “다 가버렸어요. 응접실, 침실, 정원에는 인적이 없습니다. 모두가 떠나버려서 아무도 없지요.” 나는 네게 이렇게 말한다. 누가 떠나버리면, 누군가가 남게 마련이라고. 한 사람이 지나간 자리는 이제 아무도 없는 곳이 아니라고. 그저 없는 것처럼 있을 뿐이며,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곳에는 인간의 고독이 있는 것이라고. 새로 지은 집들은 옛날에 지은 집보다 더 죽어 있는 법. 담은 돌이나 강철로 된 것이지 인간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 집을 짓는다고 그 집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 집에 사람이 살 때에야 비로소 세상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집이란, 무덤처럼, 사람들이 머무르는 곳이기 때문이지. 이것이 바로 집과 무덤이 너무너무 똑같은 점이지. 단, 집은 인간의 삶으로 영양을 취하는 데 반해서, 무덤은 인간의 죽음으로 영양을 취한다는 게 다른 거다. 그래서, 집이 서 있고, 무덤은 누워 있는 법. 모두들 집에서 떠났다는 것은 실은 모두들 그 집에 있다는 것. 그렇다고 그들의 추억이 그 집에 남은 게 아니라, 그들 자신이 그
▲ 조병태 사두 인생2막/조병태(용무정 사두국궁으로 인생의 희열 느끼다) 정적이지만 전신운동 균형 잡힌 몸, 집중력 향상 90세 넘어도 반듯한 몸 과시 자신과의 홀로운동 임시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서기관으로 35년간의 공직을 마감할 때까지 여러 부서를 경험하며 인생을 배우고 생활을 배웠습니다. 입문한 국궁은 상대가 없는 개인운동으로 나와의 고독한 싸움이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에의 도전에 승리했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 희열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행복합니다.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목표로 고등학교 시절 꿈을 키웠다. 꿈을 이루기 위해 친구와 학원을 전전하며 재도전했지만 아예 포기해야 했다. 지난 1972년 용인시에서 공무원에 도전했다. 임시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1973년 시험에 합격해 면사무소 발령을 받으며 정식으로 공무원이 됐다. 2001년 사무관으로 승진하면서 동장은 물론 교통행정과, 회계과, 재난안전과 등 시청에서 근무했고 2008년 서기관으로 진급, 상수도사업소장직을 1년 동안 수행하고 2009년 공무원 생활을 마감했다. 재직시절을 돌아보니 오지노선에 마을버스 33대를 개통시켰던 기억이 새롭다. 마을주민들에게 받은 감사패는 그 어떤 상장에
한국영유아보육학회(회장 정효정)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안산 인터불고호텔에서 ‘2015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무상보육정책 3년의 평가와 제언’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김근홍(강남대학교 사회복지대학)학장은 ‘정부의 무상보육정책 평가와 제언’ 이라는 제목으로 무상보육에 대한 평가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무상보육의 문제점과 보육시장의 왜곡된 구조현실, 보육시장의 정상화 과제에 대해 기조 강연이 있었다. 이어 보건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 차전경 과장의 ‘맞춤형 보육정책 방향’의 주제 발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밖에도 ‘어린이집 정부재정지원의 형평성과 현실화’(한국보건사회연구원 초빙연구원 서문희 위원), ‘보육교사 양성체계 개편과 자격시험제‘(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이미화 위원), ‘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재무회계 처리’(변호사 임부영), ‘어린이집 아동학대 유발요인 감소와 학대예방 가이드라인’(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장영인 교수) 등의 5가지 주제 발표도 있었다. 토론회 중 김익균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영아보육인들은 지난 3일 남산 백범광장에서 영아보육교사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가정어린이집의 교사와 원장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영아보육교사의 고용안전을 위해 반별 담임교사 인건비 지원을 요구했다. 또한 인건비지원 지지서명을 한 국회의원 112명의 응원과 보육료 현실화 지원에 대한 현장 축사가 있었다. 남산 둘레길 6km코스를 걷는 이날 행사는 6000여명의 영아보육인들이 참여해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염원하는 형태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은 용인시어린이집연합회 가정분과에서도 200여명의 영아보육인들이 참여해 뜻을 함께했다. 용인시가정분과 최영경 분과장은 “현실이 열악함에도 이렇게 마음을 합하여 동참해준 영아보육인들의 노력으로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소망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시어린이집연합회(회장 목민숙)는 지난달 2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보육! 내일의 희망입니다’ 라는 주제로 2015 용인시보육인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송담대 홍보단’과 ‘어린이집인순이 양정은’ 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모범보육유공자 25명에 대한 표창 전수와 보육헌장 낭독, 연합회장의 대회사와 내빈들의 격려사 등으로 기념식이 진행됐다. 목민숙 연합회장은 대회사에서 보육교직원들을 격려하면서도 “국가책임보육과 무상보육을 약속한 정부는 그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여야 하며, 더이상 현장의 차별과 혼란을 야기시켜서는 않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마음 체육대회’는 1000여명의 보육교직원들이 처인구(보라색), 기흥구(자주색), 수지구(파란색) 등 구별 단체옷을 입고 대항전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정찬민 용인시장을 비롯한 내빈들도 지역구별 단체 티셔츠를 입고 함께 줄다리기에 참여하는 등 지역별 교직원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등 성공적인 보육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용인시어린이집연합회 공동주택 어린이집은 지난 18일 용인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공동주택과 어린이집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올바르게 이행함으로써 적정한 임대료 책정은 물론, 공동주택 어린이집이 사적 시설이 아닌 공공의 목적을 가진 필요시설 임을 인식하고자 준비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용인시의회 김상수 의원,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전상억 사무관, 용인시청 아동보육과장, 주택과장, 용인시 주택관리사 협회 지형일 회장, 공동주택 어린이집 원장들이 참석했다. 기조발표를 맡은 이인혜 박사는 (공동주택어린이집 전국위원장) 초창기 우리나라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본 어린이집의 설치연혁에 대해 설명한 후 지난 1993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착화된 문제점으로는 “임대 분쟁의 가장 치열한 현장, 권리금 보호에 취약한 비영리시설, 어린이집에 관한 제도 개선이 가장 느린 주택법, 여기에 사적자치를 고집하는 부처의 업무분장”등을 꼬집었다. 이 박사는 또 공동주택 어린이집의 단점으로는 “높은 임대료 수입을 요구하
용인만평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인데… 지금의 50~60대의 부모들은 학창시절을 군대의 연장선상에서 보내야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특전사나 공수부대원들이 입었음직한 얼룩무늬 전투복 흔히 개구리복이라는 탄띠 각반 요대를 모두 갖춘 학생 군복(교련복)을 입고 등교했다. 운동장에 나와 열을 맞춰 쇠를 박아 만든 무거운 플라스틱 총을 들고 총검술을 익혔다. 그러고 나면 팔과 다리 할 거 없이 온몸이 안 쑤시는 데가 없었다. 틀리면 뱁새눈 강철 군화 교련선생님한테 군화발로 조인트까지는 것은 당연했고, 더욱 힘든 일은 선착순이라는 고약스러운 벌칙이었다. 다섯 명씩 나눠 분대 조를 짜서 무거운 모형 총을 들고 선착순을 뛰는데 늦게 오는 분대 조는 하루 내내 오리걸음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면 정신이 몽롱해져서 내가 지금 학교에 공부하러 온 건지 군대 온 건지 헷갈려 지기 시작한다. 한번은 하굣길에 태극기를 보고 그냥 지나쳐 가다가 뱁새눈 교련 선생님과 맞닥뜨린 적이 있다. 우리 일행은 그 자리에 선채로 조인트 까지고 귀싸대기를 맞고서야 집에 가야 했다. 여학교도 끝나서 여학생들도 잔뜩 지나가는 그 길바닥에서 말이다. 지난일은 모두 추억이라고? 웃기는 소리다. 30년이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