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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86 세 스님 이승훈 먹물 옷 입고 겨울 모자 쓰고 등에는 배낭 메고 젊은 스님 셋이 돌다리 밟고 어디 간 다. 겨울 안거 마치고 어디로 가는 세 스님. 첫 번째 스님은 흐르는 물 보고 손은 비구 옷에 숨기고, 뒤에 오는 스님은 고개 숙이고 검은 장갑 끼고 모자는 스님 모자, 세 번째 스님은 꼿꼿이 서서 돌다리 건넌다. 물은 흐 르고, 집은 보이지 않고, 우물도 보이지 않는 다. 흐르는 물은 무슨 말을 하고, 세 스님은 어디로 가는가. 아침 햇살이 내린다. -------------------------------------------------------------------- 한 겨울 개울물처럼 맑고 시린 풍경이 여기 있습니다. 이승훈 시인은 ‘그냥 쓴다’라고 말한 바 있지요. 아마도 그건 이유 없음의 이유일 것. 그 ‘무심’만이 동력이며 목적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볼 때 시인에게 시는 깨달음의 과정 그 자체. 과연 세 스님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그들은 도반. 물은 흐르는 것으로 무슨 말인가를 건네고, 젊은 스님들은 묵묵히 걷는 것으로 대답하고 있습니다. 이 시를 바르트가 보았다면, 무언어의 상태가 곧 깨달음이라는 확신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용인서부지사(지사장 박은주)에서는 2016년 건강백세운동교실 강사를 오는 25일까지 모집한다. 건강백세운동교실 운동 강사로 활동을 원하는 사람은 1월 25일 18:00(우편 도착 분 기준 포함)까지용인서부지사보험급여부(문의전화031-329-4230,또는 1577-1000)로 소정 서류를 갖추어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2016년 건강백세 운동교실 강사모집 공고문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http://www.nhic.or.kr 알림마당-채용)와 건강인(http://hi.nhic.or.kr 좌측하단 공지사항)에서 볼 수 있으며, 강사모집 소정서류를 다운 받을 수 있다.
오룡의 역사 타파(92) 진실을 왜곡하는 기자들의 기사는 얼마나 많을까? 그 기사로 인해 얼마나 많은 반목과 갈등이 진행되고 있는가?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이다”라고 말한 크로체의 주장은 분명하다. 역사가는 역사의 관찰자이며 참여자이다. 역사가들이 쓰는 역사서는 역사가 본인 시대의 관점이나 그들의 미래에 대한 어떤 교훈을 염두에 두고 쓰게 된다. 우리가 접하게 되는 대부분의 진실이란 것은 어떤 사실을 기억하고자 쓰여진 것이 아니라 기억하려는 것만을 써낸 보고서 일지도 모른다. 1945년 12월27일, 모스크바 삼국 외상 회의가 한창이던 때 남한을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동아일보의 1면 기사는 미래를 계산하고 쓴 기사였을까?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외상 회의에 논의된 조선 독립 문제,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소련의 구실은 38선 분할 점령.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내용은 취재한 기사도, 사실 보도도 아닌, 명백한 오보였다. 한반도의 신탁통치에 대한 언급은 1943년 얄타에서 나왔다. 미국의 루스벨트, 영국의 처칠, 소련의 스탈린이 모인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건 미국이었다. 스탈린은 한반도를 바로 독립시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초저출산 자초하는 무상보육 떠넘기기 만 3~5세 무상교육을 일컫는 누리과정 지원금 중단으로 세밑 민심이 흉흉하다. 우려했던 보육대란이 현실화됐음에도 정부를 비롯해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네 탓 공방만 한다. 먼저 누리과정 지원금이 중단된 유치원은 서울, 경기, 광주, 전남 지역 등이다. 교육청은 교육부 소관 유치원만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고, 보건복지부 소관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세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지방의회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유치원 예산마저 전액 삭감했다. 경기도 역시 유치원 예산을 전액 편성해 올렸지만, 도의회 의결을 받지 못했다. 학부모들은 당장 매달 최대 29만원의 누리과정 교육비를 부담해야 할 판이다. 유치원은 교육청으로부터 매달 20∼25일 누리과정 지원금을 받고, 어린이집은 매달 15일께 학부모가 ‘아이행복카드’를 이용해 보육료를 결재하면 그 다음달 20일 이후 해당 카드사에 보육비가 지급된다. 따라서 다음 달부터는 유치원에 이어 어린이집 보육대란도 불가피하게 됐다. 문제의 발단은 정부로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누리과정에 필요한 돈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미 줬다고 주장한다. 교육청에 내려 보낸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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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리, 내성천변 금광리 풍경 이상엽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면서 이러저러한 사회적인 풍경을 기록한다. 어떤 때는 사회적인 약자인 비정규노동자의 얼굴에서, 또 어떤 때는 분단의 상징인 DMZ 앞에서 기록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환경문제로 오랫동안 기록해 온 것은 4대강 문제였다. 그 개발의 시작부터 종료 시점까지, 그리고 지천인 내성천의 사라짐까지 꽤 시간과 발품을 내서 기록 중이다. 그 기록의 동반자는 지율스님이다. 오랫동안 스님의 길을 쫓아다니며 강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꼈다. 4대강 사업이 한창일 무렵, 스님은 낙동강을 따라 이 곳 영주 땅 내성천으로 스며들었다. 모래가 깊이 흐른다고 하던가? 2011년 지천이 살아야 본류도 산다고 하면서 회룡포, 무섬마을, 삼강 합수 지점을 부단히 돌아다녔다. 나 역시 그 뒤를 따라 맨발에 차가운 강물과 따듯하게 꺼져드는 모래를 밟기도 했고, 허벅지가 터질 듯 차가운 겨울 강바람 앞에 페달을 밟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영주댐으로 사라지는 내성천변에 4대강 기록관을 지어보자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리 쉽지않는 일이다. 대형 포털에서 기꺼이 그 이야기를 싣고 기록고나 건립을 위한 펀딩을 도와주겠다고 했다가, 4대
최은진의 BOOK소리 55 금주가도 술맛에 빠지게 하는 행복한 여행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 저자 : 니시카와 오사무 / 출판사 : 나무발전소/ 정가 : 13,000원 행복한 여행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고 마시는 즐거움이 아닌가. 일본 최고 맛객인 니시카와 오사무의 술사랑은 특별함을 넘어 위대함을 보여준다. “수줍은 남자의 40년 술사랑”이라는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그는 네 살 때 운명적으로 술의 신세계에 빠져 40년 이상을 술과 함께 동고동락했다. 여행의 목적이 오직 술을 마시기 위함인 듯 그의 술사랑은 남다르다. 유럽편, 아시아편, 아메리카·오세아니아편의 총3장으로 구분하여 지구촌 구석구석 그 도시만의 특색을 나타내는 치명적인 술맛에 매료된 자신의 모습과 신변잡기적인 감상을 깔끔한 일기체로 보여준다. 세상엔 우릴 행복하게 해줄 술이 얼마나 많은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매력적인 연인이 유혹해도 그 지독한 냄새때문에 키스를 사양하게 하는 스웨덴의 아콰비트, 우루카(은어내장젓갈)와 함께 곁들이는 니혼슈(청주), 꿈틀거리는 하얀 벌레와
현량(賢良)은 누구고 그놈이 그놈은 또 뭐랴. 민(民)은 노예다. 본래 민(民)은 간(艮)에서 시작되는데 간은 본다는 의미인 안(眼)의 출발이다. 이것이 노예를 나타내는 민(民)을 낳게 된 데는 전쟁의 공이 크다. 전쟁에 패한 쪽은 죽거나 노예가 되는데 그냥 부려 먹자니 혹시라도 이놈들이 덤비면 어쩌나해서 눈알을 뽑은 후 부려먹는다. 간(艮)에서 획을 한자 뺀 것이 민(民)이 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자국인을 일러 민(民)이라 하지 않고 백성(百姓)이라불렀다. 백성과 노예인 민을 분명하게 구분했던 것이다. 이를 모르지 않는 공자께서도 논어에서 인(人)과 민(民)에 대한 교육을 다르게 하고 있다. 노예의 특징은 인간이면서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은 인정되지 않는 것. 논어학이편 5문장 절용이애인(節用而愛人) 사민이시(使民以時)라는 문장에서 인과 민은 다르다. 13세에 황제에 올라 53년 간 통치한 한 무제 때는 정현(鄭玄)의 주(注)가 있었고 남송 때는 주자(朱子)의 주(注)가 있었고, 오늘날에는 한송(寒松)의 부안설(附按說)이 있는데 논어집주(論語集註) 부안설(附按說) 천편(天篇) 47쪽 안설(按說) 하단에서 “사람을 사랑하며 일꾼 부리기를 때에 맞게 하라”에서
시로 쓰는 편지 85 늦게 온 소포 고두현 밤에 온 소포를 받고 문 닫지 못한다. 서투른 글씨로 동여맨 겹겹의 매듭마다 주름진 손마디 한데 묶여 도착한 어머니 겨울 안부, 남쪽 섬 먼 길을 해풍도 마르지 않고 바삐 왔구나. 울타리 없는 곳에 혼자 남아 빈 지붕만 지키는 쓸쓸함 두터운 마분지에 싸고 또 싸서 속엣것보다 포장 더 무겁게 담아 보낸 소포 끈 찬찬히 풀다보면 낯선 서울살이 찌든 생활의 겉꺼풀들도 하나씩 벗겨지고 오래된 장갑 버선 한 짝 해진 내의까지 감기고 얽힌 무명실 줄 따라 펼쳐지더니 드디어 한지더미 속에서 놀란 듯 얼굴 내미는 남해산 유자 아홉 개. “큰집 뒤따메 올 유자가 잘 댔다고 몃개 따서 너어 보내니 춥을 때 다려 먹거라. 고생 만앗지야 봄볕치 풀리믄 또 조흔 일도 안 잇것나. 사람이 다 지 아래를 보고 사는 거라 어렵더라도 참고 반다시 몸만 성키 추스리라” 헤쳐 놓았던 몇 겹의 종이 다시 접었다 펼쳤다 밤새 남향의 문 닫지 못하고 무연히 콧등 시큰거려 내다본 밖으로 새벽 눈발이 하얗게 손 흔들며 글썽글썽 녹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