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농의 세설 박근혜, 드디어 천하를 잃다. 걸왕과 주왕이 천하를 잃은 것은 그 백성을 잃은 것이며, 그 백성을 잃은 것은 그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천하를 얻는 데는 도가 있나니 그 백성을 얻으면 이것이 천하를 얻는 것이다. 그 백성을 얻는 데도 도가 있나니 그 마음을 얻으면 이것이 백성을 얻는 것이다. 그 마음을 얻는 데도 역시 도가 있나니 백성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도와주고 모아주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하지 않으면 된다. (孟子 曰 桀紂之失天下也 失其民也 失其民者 失其心也 得天下有道 得其民 斯得天下矣 得其民有道 得其心 斯得民矣 得其心有道 所欲與之聚之 所惡勿施爾也孟子離婁章句上7-9.) 서경에서 말하길 하늘이 볼 때는 백성을 통해서 보고, 하늘이 들을 때는 백성을 통해서 듣는다.(天視 自我民視 天聽 自我民聽.書經 周書 泰誓 中篇7) 돼먹지 못한 자가 나라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돼먹지 못한 자가 천하를 얻는 자는 있지 않다.(不仁而得國者 有之矣 不仁而得天下 未之有也.孟子盡心章句下14-13) 백성이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벼운 존재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孟子盡心章句下14-14) 이를 순자는 순자왕제편에서 주수군민론(
최은진의 BOOK소리 86 꿀잠 자는 사회를 위하여! 안녕히 주무셨어요? ◎ 저자 : 페터 슈포르크 / 출판사 : 황소자리 / 정가 : 13,000원 현대문명은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자고 일어나도 늘 어딘가 개운치 않고 피곤하다. 자연이 우리 삶에 왜 잠을 설계해 놓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다만 모든 과학자 및 의학자가 동의하는 사실이 있다. 잠은 신경계를 가진 동물만의 특성이며, 잠을 통해서만 우리 삶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더 늦기 전에 잠 잘 자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는 신경생물학자 페터 슈포르크. 꿀잠이 왜 중요한지, 그 구체적 실천강령들을 과학적으로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 올빼미족들에게 모범적인 생활을 해야겠단 생각을 심어주는 경고장 같다할까?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잠들고 깨어나고 있다 여기지만, 그 모든 것은 우리 몸 속에 있는 생체리듬이 좌우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생체리듬이 본래의 기능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아서 만성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단다. 빛의 어두운 얼굴에 대해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더 이상 국민들을 아프게 하지 마라 얼마 전 호주에 갔다가 한국교민 신문사를 방문했다. 이곳 신문 1면에도 교민 1000명 이상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거리마다 촛불집회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사람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능력에 대해 한탄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체류하는 내내 한없이 부끄러웠다. 이젠 삼류 드라마의 상상력보다 더 쇼킹한 뉴스들이 매일 쏟아져 나와 국민 모두가 멘붕인 상태다. 국민감정을 거슬리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일부 여당 정치인들의 말과 행위는 갈수록 분노의 감정만 부추기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일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4%였다. 각 세대별 긍정·부정률은 20대 0% vs 99%, 30대 0% vs 98%, 40대 4% vs 93%, 50대 6% vs 91%, 60대 이상 9% vs 84%다. 국민을 무시하면 여론도 악화되는 법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급기야 탄핵국면으로까지 접어든 것도 국민을 무시한 결과다. 공교롭게도 기자는 박 대통령 취임 초부터 “과연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엔 그 대처 방식을
이은규 시인의시로 쓰는 편지 거짓된 눈물의 역사 김중일 (…) 새벽잠에서 깨어난지 오래됐는데,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지 오래됐는데, 잠보다 너무 길고 어두웠던 꿈에서 깨어났을 때, 처음 맞닥뜨린, 내 옆에 모로 누운 허공의 어정쩡한 자세, 나 어렸을 때 병이 깊어 복수 찬 배를 땅에 질질 끌며 마당 한 바퀴 돌고, 집 버리고 나가 죽은 그 작던 강아지만한 눈물 한 방울이 오늘밤 내 발등에 떨어져 김이 모락모락 나도록 따뜻하고 축축하게 삶은 작은 행주 같은 혀로 내 발등부터 나를 닦아낸다 먹고 살고 죽는 저 높은 식탁위에 물얼룩처럼 묻은 나를 말끔하게 아무런 흔적도 없이 감쪽같이 ----------------------------------------------------------------------------- 시인은 역사에 대해 말합니다.‘거짓된 눈물’의 역사에 대해 말이지요. 어쩌면 역사란, ‘잠보다 너무 길고 어두웠던 꿈’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 순간을 대면하는 것이 역사적 과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모든 인식적 가치를 지닌 작품은 인간과 세계에 대해 새로운‘무언가’를 알게 합니다. 그 ‘무언가’는 과학, 철학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부지사(지사장 백용호)는 지난 15일 김중식 용인시의회 의장을 일일명예지사장으로 위촉하고 대고객 민원 및 상담 업무를 함께 수행했다. 이번 행사는 공단과 지역 간 교류를 통해 현안을 공유하고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추진됐다. 김중식 일일명예지사장은 지사 현황 등 추진 업무를 보고받는 동시에 민원관련 서류를 꼼꼼히 챙기며 직접 결재하기도 했다. 또한, 건강보험증 발급 및 민원상담 등 일일민원도우미 활동을 펼쳤다. 한편, 공단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간호·간병통합서비스사업 확대 △보험료 변동 △반부패 청렴 및 윤리경영 등 공단의 주요현안을 논의하면서 공단이 추진하는 각종 업무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 김중식 일일명예지사장은 “시민의 건강과 복지증진을 위한 공단의 노력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노인복지증진과 맞춤형 건강검진 프로그램 개발 분야에서 공단이 더 큰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은진의 BOOK소리 89 반전이 놀라운 달달한 추리속으로..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저자 : 우타노 쇼고 / 출판사 : 한스미디어 / 정가 : 11,000원 로맨틱한 제목과 서정적인 표지만 보고서 달달한 연애소설인 줄 알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가 많을 듯 한데, 아니다. 충격적인 반전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추리소설이다. 물론, 끔찍하고 박진감 넘치는 추리의 틀 속을 꿰뚫고 지나가는 큰 메시지는‘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이긴 하다. 마지막 한 조각 퍼즐까지 다 끼워맞추고 나서야 비로소 어떤 그림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근사한 명화같은 소설. 읽는 사람을 끝까지 착각하게 만드는 서술트릭 때문에 주인공의 실체를 알고 나서 다시 앞장을 뒤적여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작가의 대단한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어진다. 우연히 살인사건조사를 의뢰받은 주인공 나루세가 자살하려던 여자 사쿠라를 구해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감이 점점 높아지고 흥미진진해지는 작가의 필력이 놀랍다. 지금은 잊혀진 90년대 ‘오렌지족’같은 청년을 연상케하는 나루세가 사실은 70대 노인이었다는 충격적인 반전과 함께, 연령과 상관없이 매력터지는 주인공의 캐릭
이은규 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114 포도나무를 태우며 허수경 서는 것과 앉는 것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까 삶과 죽음의 사이는 어떻습니까 어느 해 포도나무는 숨을 멈추었습니다 … 어느 날 창공을 올려다보면서 터뜨릴 울분이 아직도 있습니까 그림자를 뒤에 두고 상처뿐인 발이 혼자 가고 있는 걸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어봅니다 포도나무의 시간은 포도나무가 생기기 전에도 있었습니까 그 시간을 우리는 포도나무가 생기기 전의 시간이라고 부릅니까 지금 타들어가는 포도나무의 시간은 무엇으로 불립니까 정거장에서 이별을 하던 두 별 사이에도 죽음과 삶만이 있습니까 지금 타오르는 저 불길은 무덤입니까 술 없는 음복입니까 그걸 알아볼 수 없어서 우리 삶은 초라합니까 가을달이 지고 있습니다 ----------------------------------------------------------------------------- 모국어에 대한 탁월한 감각, 삶을 탐사하는 고고학적 상상력, 울먹울먹한 감수성이 여기 있습니다.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노래해온 허수경 시인의 새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를 펼칩니다. 오늘의 시는 포도나무 이야기. 모든 ‘사이
우농의 세설 “법 앞에서는 임금도 예외일순 없다” 먹장 같은 밤 /바닷가에 나 홀로 서서 /외치는 파도소리 듣고 있노라 /이 몸을 던지랴 저 파도 속에 /내 귀를 막으랴 이 바닷가에서 / 4.19당시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다니던 아들이 이승만 하야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가려 하자 “너 아니어도 시위할 사람 많다.”라며 아버지가 대문을 가로막았다 한다. 이때 아들이 울면서 했다는 한마디 아버지 우남(당시 대통령 이승만 아호)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러고는 담을 훌쩍 넘어 시위대 속으로 사라졌다 한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말릴 수도, 그렇다고 권할 수도 없는 벼락같은 선택의 순간에서 아들이 떠난 뒷모습을 보면서 지었다는 『일립一粒』선생의 제하의 시 「먹장 같은 밤」 이다. 지난 11월 12일 청와대 직선 1.3㎞ 거리의 광화문 광장. 동상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칭 강남 임시정부의 대변인 노릇하는 청와대 당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분노의 구호는 하늘을 찔렀지만 결코 절제감을 잃지는 않았다. 국민이 청와대를 향해 외친 소리는 어이없게도 대한민국 헌법 제1조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는 여타의 국가들에서 찾
오룡의 역사 타파(109) 최악의 오보(誤報)라 알려진 동아일보 기사, 언론은 받아쓰기와 베껴쓰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1945년 9월 9일 미군은 서울에 들어왔다. 38도선 이남 지역에 군정을 선포한 미군은 조선총독부 정문에 걸린 일장기를 내리고 성조기를 게양했다. 할복을 시도했지만 살아남은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는 항복 문서에 서명하고 살아서 돌아갔다. 일본을 몰아내 준 미군에 대해 한국인들은 해방군으로 여겼다. 하지만 미군은 점령군으로서 한국인을 대했다. 미국인 기자 마크 게인은 “우리는 해방군이 아니었다. 우리는 점령하기 위해서 한국인이 항복 조건에 복종하는가 않는가를 감시하기 위해서 왔다. 상륙 제1일부터 우리는 한국인의 적(敵)으로 행동했다.”고 썼다. 점령군 사령관 하지는 일제의 통치 기구를 그대로 활용해 남한을 통치했다. 일본에서 군주(君主) 행세로 세월을 보내고 있던 맥아더에게도 한국 문제는 안중에 없었다. 1943년 카이로 회담에서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절차’를 거쳐 한국을 독립 시켜 준다던 약속에서 ‘적당’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미국의 루스벨트는 1945년 2월에 얄타에서 만난 소련의 스탈린에게 20~30년간 한국을 신탁
이상엽의 사진 창작 노트 3 사막에서 핀 사랑 이야기 쿠차는 카라부란(흑폭풍)으로 어두워지고 거리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거대한 모래바람에 갇혔다. 신호등이 고장났는지 차들은 시끄럽게 경적을 울려대고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건물로 피신한다. 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으며 인간이 자연 앞에 무력한 풍경 속에서 쾌재를 부르며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도시 쿠차는 북쪽으로 천산의 황토고원을 남쪽으로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두고 있다. 두 곳의 모래먼지가 만나 거대한 폭풍을 만들면 이름도 으스스한 흑폭풍인 ‘카라부란’을 만든다. 흔히 생각하는 봄철 황사를 100배쯤 강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나던 기차도 전복하고 사람도 날라 간다. 이 같은 불가항력의 풍경을 만나면 사진가는 흥분한다. 세로토닌이 평소 몇 배는 분비된다. 이 폭풍이 사진가에게는 프로작(항우울제)이다. 나는 카메라를 꺼내들고 폭풍 속으로 뛰어들었다.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거리를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는 내게 지나던 사람들이 ‘미쳤다’는 표정을 짓는다. 슬슬 눈을 뜨기 힘들고 입에서는 서걱서걱 모래가 씹힌다. 어!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카메라가 이상해지는 것이다. 자동 초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