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안쪽으로 파고드는 절망의 노래 바람이 잘게 찢어지는 들판에 홀로 서 있는 시간입니다. 마음이 강가에 도착 했습니다. 저무는 가을 강 앞에 오래도록 서 있는 이유는, 공중에 무수히 생겨나는 삶의 바닥을 들여다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밤마다/ 내 가슴에 품겨서, “아프다, 아프다”고 발버둥치는/ 가엾은 새 한 마리.// 나는 자장가를 부르며/ 잠재우려 하지만,/ 그저 “아프다, 아프다”고/ 울기만 합니다.// 어느덧 자장가도/ 눈물에 떨고요.”(이장희,「새 한마리」전문)입니다. 울고 있는 새를 잠재우려는 불가능한 노력에 대한 자신의 성찰이 아프게 그려졌네요. 쓸쓸하고 애달픈 심상을 함부로 토로하지 않았는데도, 눈물겹게 자장가가 이 세계를 울려요. 우리가 날린 자장가가 새의 영혼에 닿는 고독한 기다림의 시간이 흘러갑니다. 아침이 올 때 까지 자신을 돌아다보는 일을 멈추지 않는 꿈의 자세로. 자장가가 새를 지나 아픔을 만지는 자세로. 프리다 칼로는 육신의 고통을 강한 의지로 극복하여 그림으로 승화시킨 작가지요. 그녀의 그림에는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고통스러운 작품이 많습니다. 그림 대부분은 그녀의 통증에 대한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프리다는
남자의 계절 가을에 생각해 보는 벗. 증자 왈, “도에 뜻을 둔 군자는 문으로 벗을 만나 벗의 선한 것을 본받아 인(仁)을 돕는다”고 고했다. 쉽게 말하면 군자는 학문을 강론(講論)하는 일로 벗을 모으고 벗의 선한 것을 본받아서 나의 인성(仁性)을 함양한다는 말이다. <증자曾子 왈曰 군자君子 이문회우以文會友 이우보인以友輔仁 論語顔淵> 주자는 이를 보충 설명 했는데 공부하는 벗과 모임을 가지면 도가 더욱 밝아지고 벗의 선한 것을 취함으로써 나의 부족한 인을 보충한다면 덕은 날마다 증진할 것이다. <주자朱子왈曰 강학이회우講學以會友 즉도익명則道益明 취선이보인取善以輔仁 즉덕일진則德日進> 여기서 증자의 인성함양과 주자의 덕일진(德日進) 사이에는 절절시시가 있다. 자로의 벗에 대한 물음으로 공자의 답변에 들어있는 말인데 서로 절절하게 충고하고 격려했음에도 화기애애 한다면 벗이라고 할 수 있다. <자로문子路問 왈曰 하여사가위지사의何如斯可謂之士矣 자왈子曰 절절시시切切偲偲 이이여야怡怡如也 가위사의可謂士矣. 論語子路> 말이 좋아 충고지 양약은 입에 쓰다고 했듯이 입바른 소리는 듣기가 참 힘들다. 더군다나 충고했음에도 화기애애 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은 추석 연휴(9.30 ~ 10.9, 10일간) 등 장기간 휴일에 따른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17년 9월분 4대 사회보험료(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납부기한을 10월 10일(화)에서 10월 12일로 2일 연장한다. 이번 결정은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됨에 따른 후속 조치로 ‘17년 9월분 4대 사회보험료를 고지서로 납부할 수 있는 기간이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10월 10일 하루에 불과해 보험료 일시납부에 따른 납부창구 혼잡 등 납부시기를 놓쳐 연체금을 부담해야하는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추석 연휴기간에도 4대 사회보험료는 고지서 납부이외에 가상계좌·징수포털·전자수납(인터넷지로, 인터넷뱅킹, CD/ATM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납부할 수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번 4대 사회보험료 납부기한 연장 조치는 추석 등 장기간 연휴에 따라 ‘17년 9월분에 한하여 최초로 시행하는 것이며 매월 부과 고지되는 사회보험료의 특성을 고려해서 10월분 고지서 발송에 차질이 없는 최장 가능한 기간 2일을 연장해 국민들에게 기한의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국민 불편이 없도록
최은진의 BOOK소리 109 동물의 지적 세계를 향한 흥미로운 발견여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저자 : 프란스 드 발 / 출판사 : 세종서적 / 정가 : 19,500원 동물행동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프란스 드 발은 우리에게 재밌는 질문을 던진다. ‘우린 동물이 얼마나 똑똑하지 알만큼 충분히 똑똑한가?’라는. 동물의 똑똑함에 대해선 고사하고, 동물이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조차 없지 않을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오직 인간만이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믿어왔으니까. 그런 인간에게 저자는 경종을 울린다. 동물뿐만 아니라, 나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해 우월감과 오만감은 금물이라고, 다른 존재들도 충분히 나보다 더 똑똑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동물의 마음과 감정에 관한 개념들과 생각들을 소개하며, 우리가 그들을 그동안 얼마나 과소평가했는지를 알려준다. 또, 인간이 스스로를 얼마나 과대평가해 왔는지도. 많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드 발은 생생한 사례를 들어 동물의 놀라운 능력을 알려준다. 동물의 협력, 공감, 감정에 주목하면서 인간도덕성 진화에 관한 문제로까지 확장시켜서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흥미진진한 연구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아비의 뺨을 칠자는 자식뿐이다. 자성제인야子(誠齊人也)에서 子는 2인칭 대명사주어 ‘너는’이고, 성(誠)은 부사 ‘영락없는’이며 제인(齊人)은 제나라 사람이고 야(也)는 종결어미이다. 해석을 하면 “너는 영락없는 제나라 사람이구나.”쯤 된다. 사서(四書)엔 가끔 한글어순과 동일한 이런 식의 어순으로 된 문장이 더러 있다. 이 문장은 공손추장구상1문장(孟子公孫丑章句上1文章)에 나오는 말인데 공손/추가 꽤 싸가지 없이 묻는다. <‘공손/추’에서 이름에 축(丑)을 씀은 못된 버릇을 고치라는 부모의 잠(箴)이다.> 선생님이 제나라에서 벼슬을 하시면 관중이나 안자처럼 할 수 있겠습니까. <공손/추문왈(公孫/丑問曰) 부자당로어제(夫子當路於齊) 관중(管仲) 안자지공(晏子之功) 가부허호(可復許乎)> 맹자는 관중이나 안자가 별로다. 이를 모르지 않는 제자 공손추가 그따위로 물은 거다. 에둘러서 그러나 완곡하게 답한다. 너는 ‘영락없는’ 제나라 사람이라 관중과 안자만 아는구나. <맹자왈(孟子曰) 자성제인야(子誠齊人也) 지관중(知管仲) 안자이이의(晏子而已矣)>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은 (公孫/丑)의 축(丑)이다. 공손/추로 읽어
밀레 - 이삭 줍는 사람들 참 많은 생명들의 수런거림 계절이 깊이 뿌리를 박는 땅 위, 숲이 더욱 울창해집니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구원의 출구를 찾아 키를 키워가는 풀들도 무성해집니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김수영,「풀」부분)이 생각납니다. 풀의 꽃 같은 사람들이 여럿이 모여 같이 울 수도 있는 그런 공간을 떠올려봅니다. 그 숨결들로 당신이 피어나고 한 세계가 환해집니다. 성실하고 진지한 고백과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나면 벽이 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오후입니다. 우리는 오래 달려온 햇빛처럼 사물에 도착해 잠시 침묵해야 합니다. 바다와 숲, 그리고 대지의 말을 모두 알아들을 수 있을 때까지. 어쩌면 풀은 위대한 대지의 언어이기도 하니까요. 장 프랑수아 밀레는 농촌의 풍경과 생활을 그렸지요.「이삭 줍는 사람들」은 추수가 끝난 황금빛 들판에서 이삭을 줍고 있는 세 여인의 모습입니다. 그림의 전면은 실제 농촌의 생활을 그렸고요. 배후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목가적
이상엽의 사진창작노트 8 사회 사진 사진의 사회적 역할 내가 처음 사진을 찍던 무렵, 90년대 초반은 민주와 독재의 중간 어디쯤 있던 시대였다. 이런 시대에 사진을 찍던 자들은 ‘사회적 책무’를 회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모두를 아스팔트를 스튜디오 삼아 작업하던 시기였다. 낮에는 방독면을 챙겨 돌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거리에서 사진을 찍었고 밤이면 암실에서 필름을 현상하며 사진사를 읽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회 사진가로 부류된 자들을 제외한다면 아마 사진 역사상 가장 적극적으로 사회 변혁을 꽤했던 이는 루이스 하인(1874∼1940)이었을 것이다. 사회학자였던 루이스 하인은 대학에서 강의할 때 필요한 교재를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뉴욕 항 앞에 있는 엘리스 섬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초라한 모습에서부터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건설하는 위험천만한 노동자들의 모습까지 그의 관심은 도시의 최하층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이중에서도 루이스 하인의 대표작은 노동하는 아동들을 찍은 사진이다. 석탄을 캐는 광산에서 실을 뽑는 방직공장에서 그는 셔터를 눌렀다. 당시 뉴욕주민들에게 그것이 일상이었다 해도 그것은 고쳐야할 사회적 문제였고 변화해야할 시대였다.
거주불명등록 어르신도 기초연금 신청하세요!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지사장 정대성)는 거주불명등록으로 기초연금을 못 받는 어르신들에게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오는 11월 10일까지 실태조사 및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한다. 실태조사는 2014년부터 지자체와 합동으로 매년 일정기간동안 추진해왔으며 올해는 수급자로 발굴할 가능성이 있는 어르신 위주로 대상을 압축해 보다 집중적인 조사를 추진 할 예정이다. 최근 거주불명으로 연락 가능성이 높은 연금 미수급 어르신 본인에게 유선 및 방문 조사 등 방법으로 연금을 신청하도록 안내한다. 현수막 게첩, 노숙인 쉼터, 무료급식소방문홍보 등 현장홍보를 중심으로 지사의 사회공헌 활동 등과 연계할 예정이다. 아울러 채무관계 등으로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한다면 어르신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신분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신분미노출 신청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기초연금 수급 상담 및 신청은 주소지 관계없이 전국 국민연금공단 지사 또는 상담센터, 콜센터(국번없이 1355)로 문의하면 된다.(주소지 읍면동주민센터나 보건복지부 콜센터(국번없이 129)로도 가능) 거주불명등록 상태에서도 기초연금 수급이 가능하며 채무관계로 급여 압류를
인류의 화약고가 된 동방의 고요한 나라 임진왜란 직전 일본을 다녀온 통신사 정사 황윤길과 부사 김성일의 보고는 전혀 상반됐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황윤길은 전쟁이 난다. 김성일은 전쟁은 없다. 듣는 이로 하여금 꽤나 헷갈리게 하는 말임에 분명하다. 여기서 최종 결정은 임금이 내려야한다. 물론 고통은 백성들의 몫이다. 범인(凡人)들에게는 가서는 안 될 자리가 있다. 어떤 사안을 결정짓는 자리가 그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제 깜냥 것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거다. 능력도 안 되는 것이 한 때 우쭐해가지고 남들이 하란다고 해서 불쑥 덤볐다가는 뼈도 못 추리는 수가 있다. 남북한 상황이 영락 그 꼴이다. 지금 북한의 김정은이가 천지분간모르고 저리 날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천진사방으로 쏴 댈 때는 정치적 계산은 끝났다는 말이다. 음모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저리 행동하는 이면에는 대한민국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쯤이야 그까짓 거 정도도 안 된다는 다분히 무시의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 거기다가 트럼프를 톡톡 쳐보니까 저거 별거 아니라는 것을 김정은이 확신한 것이다. 동시에 바로 이점이 트럼프의 쇼라면 쇼다. 어찌 보면 이건 트럼프의 전략일수도 있다
오키프 - 여름날 긴 여름을 우리는 끝없이 걸었지요 현대인에게 운명처럼 각인된 고독과 비애는,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눈이 있습니다. 고독하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델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양 헝클어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김광균,「와사등」부분)입니다. 제 속에 슬픔의 음률을 품고 서 있는 창백한 진실의 이미지로 등불은 다가옵니다. 영원이라는 말을 발로 툭툭 차며 조용한 거리를 걷는 시인의 뒷모습을 봅니다. 인간의 방향을 잃어버리고 침묵으로 도시를 배회하는 쓸쓸한 정서가 선명한 이미지로 펼쳐집니다. 일상의 어느 결에서 문득 상처가 만져질 때 우리는 저녁의 불빛에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쓰게 되지요. 저 허구적인 불빛과 회색의 불안을 향해 깨어나듯이.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한 무언가를 생각하느라 몇 번의 사랑과 몇 번의 몰락을 견디며, 우리는 어딘가로 걸어갑니다. 등불이 말해주지 않아도요. 오키프는 뉴멕시코의 사막을 사랑한 화가였지요. 자신이 보는 것. 그 대상이 의미하는 것을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