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배우의 갑작스런 죽음 그 앞에서 뒤돌아보는 인생 눈이 부시게 푸른 날이었다. 하늘도 맑았고 만나고 싶은 누군가를 만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마침 국회에 사진 전시회가 있어서 겸사겸사 바빠서 만나지 못했던 친구에게 연락하여 오후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전시회에서 만난 분들과 인사를 나누다보니 약속 시간이 촉박해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처음에 약속했던 장소를 중간에서 만날 수 있게 변경하고 급하게 택시를 탔다. 퇴근 시간이 한참 남은 오후 4시 정도였기에 길은 크게 막히지 않았다. 이 속도라면 두 번째 약속 시간은 늦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약속 장소에 거의 다 와갈 무렵 택시가 꼼짝을 하지 못했다. 그곳이 상습 정체 구간이긴 하지만 그날따라 좀 심각했다. 주변을 살펴보니 택시 저 앞에 구급차가 서있는 것이 보였다.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았다. 어쩔 수 없이 택시는 더 움직이지 못하고 나는 가까운 곳에서 내렸다. 그리고 한번 더 약속 장소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약속 장소에 나타난 친구는 이러려고 만나자고 했냐며 계속 투덜대기 시작했다. 나는 먹고 싶은 모든 것을 사주겠노라며 그 친구의 마음을 달랬다. 달콤한 카라멜 마끼아토 한 모금을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부·서부지사(지사장 백용호 박은주)는 지난 14일 용인YMCA와 공동으로 용인시청소년수련관 앞마당에서 지역사회 금연분위기 조성을 위한 청소년 흡연예방 교육 및 금연캠페인을 실시했다. 캠 페인에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제도(금연치료지원 사업) 및 흡연의 폐해와 흡연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 실시됐고 청소년들이 만든 금연피켓을 활용한 퍼포먼스와 일반시민이 금연운동에 함께 동참하는 금연포토존도 운영됐다. 또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및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제도,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정보 등 국민 알권리 충족을 위한 홍보활동도 함께 전개됐다. 공단 관계자는 소비자·시민단체와 상호 교류·협력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권익보호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고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한 금연문화 조기 정착에 공단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YMCA 관계자는 “깨끗한 세상,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위한 공단의 금연캠페인, 윤리경영 청렴캠페인 활동 등을 지지하며 공단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소비자·시민단체가 적극 홍보하는 등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더 작은 입자보다 조그만 진수미 턴테이블을 느리게 회전하는 오보에 선율은 연주자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여주지 않네. 허나 소리를 삼키는 소리를 볼 때, 개미소리로라도 울어야 한다네. 목소리는 무엇입니까. 더 큰 것이 큰 것을, 큰 것이 작은 것을, 작은 것이 그보다 작은 입술을 감춰버릴 때, 자신의 진열대에서 말없이 천칭을 꺼내보는 자여. 저울은, 평등은 무엇입니까. 차라리 비대칭의 지워진 얼굴을 들고 뛸까요. 마구 편향된 날개처럼 돌아가는 세계, 프로펠러여 -------------------------------------------------------- 가을, 시 속에 등장하는 일그러진 얼굴을 그려봅니다. 나아가 들리지 않지만 존재하는 소리들에 귀 기울여 볼까요. 발화하는 존재의 최대 문제는 무언가 우리의 “작은 입술을 감춰버릴 때” 발생합니다. 시인의 존재증명은 시적 발화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말이지요. 그럴 때 우리는 시인과 같이 “차라리 비대칭의 지워진 얼굴을 들고” 뛰고 싶은 상태가 됩니다. 저울도 평등도 사라진 세계, “마구 편향된 날개처럼 돌아가는 세계” 내에서 존재의 현기증은 체화되겠지요. 어느새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존
-쑹화강은 여유로웠고, 아무르강은 멀리있었다- 부여가 사라진 북만주는 개마무사의 고구려였으며, 해동성국의 발해였다. 북간도에는 무수한 역사가 땅속에 묻혀있다. 부풀어 올라 농염한 검붉은 땅은 징징거렸다. 바람은 가슴을 후벼 파내고도 부족한지 귓가에서 앙앙댄다. 가을볕에 알알이 여문 옥수수는 꽉찬 풍성함으로 반짝거렸다. 밥을 먹어야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인간에게 흙덩이를 밀고 올라왔을 강인한 생명력이 이 너른 땅, 만주의 삶을 억척스럽게 이어온 동력이다. 지나온 시간속에 돌들은 무너져갔고, 집들은 사라졌으며 사람들은 흩어졌다. 소멸된 왕조의 역사를 밀어 낸 세월은 푸순의 북쪽 고이산에 흩어져있다. 산속깊은 성안에서 발굴된 500여점 무기에서 전쟁의 살기는 사라졌고, 100개의 완전한 질그릇과 화폐에선 사람의 온기를 찾을 수 없다. 신성의 남쪽으로 흐르는 혼하는 연신 요하로 물들을 내려보냈다. 밀어내는 물의 기세에 편승한 고구려의 개마무사는 혼하를 이용해 요동으로 진출했을 것이다. 1619년, 이 물길을 역으로 따라 들어 온 명나라는 중국사의 운명을 가르는 사르후에서 후금의 누루하치에게 대패했다. 만주를 통일한 건주여진은 혼하를 타고 내려가 산해관을 넘어 중원대
14 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지속 초월적 세계를 꿈꾸는 꽃나무에게 벌판한복판에꽃나무하나있오.근처에는꽃나무가하나도없오.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열심으로생각하는것처럼열심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오.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오.나는막달아났오.한꽃나무를위하여그러는것처럼나는참그런이상스런흉내를내었오. 이상의「꽃나무」전문 입니다. 벌판 한복판에 외롭게 서 있는 꽃나무를 보고 자신의 내면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동 기술적 기법으로 표출해냅니다. 꽃이 만개해 있다고 하기도 하고, 꽃나무에게로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네요. 이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또 다른 세계를 꿈꾸듯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미학을 비현실적으로 기술해 몽상적 세계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지요. 허공이 자신의 허공을 가만히 만져보는 것처럼 말이에요. 꽃나무는 꽃나무에게로 갈 수 없지요. 내가 나에게로 갈 수 없듯이 말입니다. 세상의 풍경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 화가가 바로 살바도르 달리입니다. 그의 작품에는 독특한 세계관이 엿보이지요.《기억의 지속》은 녹아내리는 시계로 잘 알려진 달리의 작품입니다. 달리는 사물을 지속해서 응시하는 순간, 사물이 왜곡되거나 변형되는 기이한
잊지 마라, 미국가면 거지도 영어는 잘한다. 한비자(韓非子)12. 세난편(說難篇)의 키워드는 ‘듣는 자의 마음을 읽어, 내 말을 그 사람의 마음에 맞춰야한다<說之難 在知所說之心 可而吾說當之>.’로 압축된다. 說은 설. 열. 세. 탈. 네 개의 독음을 갖는데 說을 설로 읽을 때는 설운(屑韻)에 입성으로 수설절(輸爇切)이 되고, 說을 열로 읽을 때는 설운(屑韻)에 입성으로 욕설절(欲雪切)이 되고, 說을 세로 읽을 때는 제운(霽韻)에 거성으로 수예절(輸芮切)이 되고, 說을 탈로 읽을 때는 갈운(曷韻)에 입성으로 타괄절(他括切)이 된다. 혼자 말할 때는 설로 읽어야 하고, <孟子離婁下. 博學而詳說之 將以反說約也> 남에게 말할 때는 세로 읽어야 하고, <史記酈食其傳. 酈生常爲說客 馳使諸侯> 들을 때는 열로 읽어야 하고, <論語學而.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부의(賻儀)를 보낼 때는 탈로 읽는다. <禮記 檀弓上. 使子責說驂而賻之> 국제 정치에서 說은 요체다. 논어자로편(論語子路篇)13-16문장에서 초(楚)나라의 대부(大夫)섭공이 정치를 묻자 <葉公問政> 공자는 답했다. 가까이 있는사람은 <북한 김정은&g
경기 1000년, 용인의 용트림을 기대해본다 박숙현(본지· 이사주당기념사업회 회장) 독립선언 후 2017년까지 241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이란 나라는 무려 219년 동안 전쟁을 치렀다. 전쟁을 치르지 않은 해는 21년에 밖에 안될 만큼 전쟁으로 존재하는 국가다. 따라서 미국은 군사·경제적으로는 세계1위일지 몰라도 절대 문화국가가 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물리적인 역사도 짧거니와 오랜 기간 축척된 고고한 정신문화가 없다. 반대로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고, 남북분단이라는 현대사 질곡이보여주듯 여전히 강대국들의 지배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우리나라가 미국과 크게 다른 것은 숱한 부침 속에서도 단일 역사를 이어왔다는 점이다. 정체성이 모호한 민족들끼리 뭉쳐 인종 합체를 만든 미국과는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를 비교할 수는 없지 않는가. 더군다나 2018년이면한 국가의 일개작은 도시가 1000년의 역사를 맞이하게 된다. 바로 대한민국의 중핵도시로 발돋움한 경기도다. 그리고 용인시는 3년 전인 지난 2014년이 지명 탄생 600년이 되던 해이기도 했다. 단언컨대 국가와 도시의
15. 박상용 마북동장 기흥구 마북동 ‘929숯불닭갈비’(대표 호지영) 맛있는 숯불닭갈비 무한리필 감동두배 단체회식명소 강추 올해 초부터 연재한 ‘명사들의 단골집’이 15회를 맞았다. 이번에는 박상용 마북동장이 기흥구 마북동 502-385에 위치한 올리브스퀘어 내 무한리필 구이전문점 ‘929숯불닭갈비’(구성점)를 소개했다. 소개하면서 주차장을 이용할 때 넓어서 좋긴 하지만 입구와 출구가 따로 있으니 입구로 출차 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지역주민과 상생하기 위해 주민밀착형 행정을 펼치고 있는 박상용 마북동장은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행사참여가 잦다. 지난 5월 마북동민의날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를 치르고 김병돈 마북동체육회장을 비롯해 행사 진행에 수고한 멤버들과 회식자리를 함께한 곳이 ‘929숯불닭갈비’였고 호지영 대표와의 첫 만남이었다. 박상용 동장은 “우선 주차공간이 넓어서 맘에 들었고 무한리필 구이전문점치고는 홀도 꽤 넓은데다가 분위기 또한 무거운 고기집이라기보다는 쾌적한 카페 같은 분위기가 맘에 들어 회식장소로 정했다”며 “들어와 보니 ‘929숯불닭갈비’라는 상호와는 달리 돼지고기도 무한리필이었고 사이드메뉴가 다양해서 회
“언니, 내가 질문하나 할 테니까 잘 생각해보고 대답해봐” 오랜만에 만난 친한 후배가 대뜸 질문 하나를 던졌다. “언니가 만약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어서 누워서 살아가야한다면 매달 얼마 정도의 돈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 엉뚱한 질문을 듣고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떻게 돈을 받아, 가만히 누워있는데” 심지어 나는 내가 돈을 들여서 간병인을 고용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그 후배는 자신도 그렇게 대답했다면서 그런데 그때 자신이 받아야하는 것이 ‘존재급여’라고 했다. ‘존재 급여’는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아니라 순수하게 내 존재에 부여되는 급여라고 한다. 존재급여가 많으면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지만 없거나 낮으면 자신에게서 노동만이 가치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는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마음이 여유롭고 풍성할 수가 없다. 늘 쫓기고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노동만이 가치를 생산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나 자신을 쉬게 두지 않고 쉬고 있는 동안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후배의 얘기를 듣고 보니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다 예상치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