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4.27 정상회담을 생중계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전쟁 이후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되는 정치적 사건이 목전에 이르렀다. 국내언론은 물론 세계의 유수한 방송언론이 4월 27일 판문점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른바 ‘한반도운전자론’을 내세워 남북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진력해왔다. 속칭 주류언론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한반도의 운명, 특히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의 의지에 달려 있는데 무슨 수로 한국이 비핵화의 운전대를 잡느냐는 비아냥이 주를 이루었다.” 분단 이후 한반도의 안보문제는 미국의 정책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 잠시 독자적 노선을 걷기도 했으나 큰 틀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었다. 남북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법을 갖고 독자적인 움직임을 꾀한 정권은 노태우 정부였다. 6.15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고 유엔에 남북이 동시가입 하였다. 이후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남북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 관계 개선을 위한 독자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관계개선을 위한 남북의 노력은 북한이 핵개발을 추진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북한의 핵개발은 남북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4
자기 생각에 깨끗하면 남고, 더러우면 물러나라 빈천교인(貧賤驕人)과 육식자비(肉食者鄙)라는 말이 있다. 가진 게 없기에 되레 당당할 수 있는 선비를 빈천교인이라(<설원說苑존현尊賢편)하고, 뒤가 구린 것이 벼슬만 높은 것을 낮춰 부르는 말이 육식자비다.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고기 먹는 자들은 식견이 낮고 속되다’는 말인데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노장공(魯莊公) 10년 기사에 나오는 말로 각각 다른 사자성어임에도 후학에는 한 문장으로 읽히곤 한다. 능력도 안 되는 자가 지위만 높다면 선비는 교만의 끝을 부려서라도 그를 꾸짖는다는 말이다. 송나라 여본중(呂本中)이 동몽훈(童蒙訓)에서 말한다. 벼슬아치된 자가 지켜야할 법은 ‘당관지법(當官之法)’ 오직 세 가지가 있으니 (유유삼사唯有三事)청렴과 신중과 근면이다(왈청왈신왈근曰淸曰愼曰勤). 이 세 가지를 알면(지차삼자知此三者) 몸 지킬 바를 안다(지소이지신의知所以指身矣)고 했다. 청(淸). 신(愼). 근(勤)은 본래 청직신근(淸直愼勤)의 준말로 안으로는 마음을 깨끗하게 즉 청렴과 정직이고 몸 밖으로 남에게 보일 때는 삼감이 있어야 하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공자는 논어 헌문편에서 고지학자위기(古之學
최은진의 BOOK소리 119 우리가 곧 보게 될 ‘보이지 않는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 ◎ 저자 : 리즈 무어 / 출판사 : 소소의 책 / 정가 : 15,800원 언제 어디서든 행복해 지고 싶을 때 각자에게 맞는 행복을 만들어주는 세계가 존재한다면? 그 세계 속에서 우리가 보고 느끼고 듣는 모든 것이 가짜라는 걸 전혀 느낄 수 없다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재생해 주는 가상세계가 가능한 현실이 되고 있다. 과학이 만들어 낼 미래를 전제로, 과거와 현실을 탄탄하게 연결해 나가는 소설.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면서도 동시에 서늘해지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해 줄 소설, ‘보이지 않는 세계’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화두는 묵직하다. 인공지능이 빚어내는 가상현실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금 세상 어딘가에선 이미 실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내 눈앞에 있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진실일까? 철저하게 자신을 감춘 채 살아온 과학자 데이비드가 그의 딸 에이더에게 건네 준 플로피 디스크 한 장. 이것은 ‘보이지 않는 세계’로 가는 수수께끼의 시작이었다. ‘딸에게 아버지는 제우스였고, 자신은 그의 머리에서
서울시장 선거 패배땐 '안철수 대통령병' 치유될까?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7년전인 2011년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한 안철수는 파죽지세였다. 오세훈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그가 출마한다면 당선이 확실시 되었다. 어떤 여론조사에서 그가 출마하면 50%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결심을 굳히고 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박원순은 지지도 5%, 안철수의 십분의 일이었다. 안철수가 보궐선거에 출마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박원순은 백두대간 종주를 중단하고 허겁지겁 상경했다. 안철수와 박원순이 만났다. 안철수는 통 크게(?) 양보의 미덕을 보여줬다. 안철수를 지지하던 표심이 박원순에 더해졌고 그는 민주당 후보와 경선에서 승리했다. 박원순은 야권단일 무소속 후보로 여권후보인 나경원과 대결, 7% 차이로 낙승을 거두었다.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는 홍준표였다. 안철수의 목표는 대권이었다. 다음해 2012년 9월9일 안철수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 이후 과정은 생략한다. 이후 안철수의 정치인생은 도전과 철수의 연속이었다. 줄기차게 새정치를 외쳤지만 내용이 없었다. 그의 새정치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새정치는
시베리아열차를 타고 가는 러시아 기행 4 이르쿠츠크 예니세이를 사랑한 앙가라 글 사진 이상엽/작가 아주 먼 옛날 바이칼리아 신에게는 앙가라라는 딸이 있었다.앙가라는 너무 아름다워 그녀의 아버지는 딸을 호수 깊숙이 감추어 놓았다.앙가라는 너무 답답했다.어느 날 호수로 날아온 갈매기는 호수 멀리에 예니세이란 영웅이 있는데 그는 모든 여성들의 우상이라 했다.앙가라는 그가 너무 보고 싶어 몰래 호수를 빠져나와 예니세이를 향해 갔다.딸이 몰래 빠져나간 것을 알고 그 길을 막으려 거대한 바위를 던졌지만 허사였다.결국 앙가라는 예니세이를 만났다.앙가라강과 예니세이강이 만난 자연적인 환경이 만들어낸 이야기지만 참으로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르쿠츠크의 메인 도로인 맑스가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 도시는 바이칼에서 유일하게 흘러나오는 유일한 강 앙가라를 끼고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바이칼로 수많은 강들이 모여들지만 오직 앙가라만이 바이칼에서 흘러 넘쳐 멀리 예니세이강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다음과 같은 설화이다. 강변을 걷다보면 유난히 앙가라만큼이나 매력적인 젊은 러시아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곳은 시베리아의 각지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어 교육의
깜도 안 되는 자들이 완장을 차겠다고? 논어 헌문편에서 말한다. 옛날의 배우는 자는 자신을 닦기 위해 공부했고(古之學者爲己), 지금의 배우는 자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 공부한다(今之學者爲人). 이 문장에서 왜 공부하느냐 라는 물음을 읽어내야 한다. 나를 위해 공부를 하든, 남에게 보이기 위해 공부를 하든, 옛사람의 공부의 끝은 벼슬이다. 벼슬에는 두 개의 길로 통하는데 청운의 길과 백운의 길이다. 청운은 환로(宦路)이며, 백운은 무관(無官)이다. 다만 수신을 한 후에 벼슬에 나가느냐 수신이 덜됐지만 벼슬에 나가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만약에 수신이 덜된 사람이 벼슬을 하면 자하의 말처럼 벼슬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를 하면서 벼슬을 해야 하는(子夏曰 仕而優則學 學而優則仕.論語子張) 이중고에 시달림은 물론이려니와 벼슬 노릇도, 그렇다고 공부하는 확인 노릇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그러므로 벼슬하려는 사람은 일정량 공부를 한 뒤에 벼슬길로 나가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란 당나라 위징이 말한 수징(囚徵)을 말하는데, 성현의 말씀을 내 몸으로 끌어와 나를 그 말씀 속에 가두는 것이다. 그래서 외적으로는 몸을 닦고(修身), 닦은 몸을 지
나는 누군가에게 반가운 사람이고 싶다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은 별로 반가운 말이 아니다. 앞으로 밥 한번 먹는 것은 우연히 만나면 먹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그냥 하는 말이다. 결국 우연히 만나지 않는다면 서로 밥 먹을 일이 없는 사이라는 말이다. 한번 더 해석하면 언제 한번 만날 기회가 없으면 이렇게 인연이 끝나도 별로 아쉽지 않다는 아주 섭섭한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언제’라는 그 말을 별로 믿을 수 없어서 한 친구의 귀국을 핑계로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 그렇게 나뭇잎만 굴러가도 웃었던 꿈 많던 소녀들이 아줌마의 모습이 되어 작은 동창회가 만들어졌다. 그 만남을 계기로 우리는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맛집 탐방을 타이틀로 1년에 두 번 만나기로 했다. 회비는 한 달에 2만원과 1만원 사이에서 각축을 벌이다가 결국 1만5000원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그리고 한달에 1만5000원이라는 돈을 모아서 만남을 가질 때마다 고급스러운 식당을 찾아다니며 호사(?)를 누리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인생의 아이러니가 느껴졌다. 좀 비약적이기는 하지만 학창시절 가장 부유했던 친구가 아이 둘 키우면 돈이
미국은 신성불가침이다. 적어도 2018년 4월 현재 대한민국의 자칭 보수세력에게 미국은 감히 불경을 저질러서는 안되는 지고지선(至高至善)이며 정의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하도 들어서 귀가 아프다. 친미사대주의라 비난 받아도 마땅할 정도로 이 나라 수구기득권층의 미국숭배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대한 비판의 조류가 거세지고 있는 추세에 반해 한국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명나라가 멸망한지 일백여년이 지났는데도 신종 만력제의 제사를 지냈던 조선 후기 노론을 보는 것 같다. 한국의 수구기득권층은 분단 상황을 철저하게 권력과 부의 독점에 이용해왔다.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북한의 김씨 세습왕조 체제와 핵무기 개발은 수구기득권세력의 안보독점의 호재거리였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압박정책이 통하였다는 분석도 있고, 김정은 정권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시간벌기용이라는 해석도 있다. 나름대로의 정보 분석에 따른 평가일 것이다. 이런저런 평가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4월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한반도비핵화가 핵심의제로 협상테이블에 오른다. 이어 5월말 북미정상
6‧13지방선거 출마자 검증 철저히 해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 출마 예비후보자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됐다. 이중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일찌감치 정찬민 현 용인시장을 전략 공천하면서 불을 당겼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정현, 백군기, 선대인, 오세영, 현근택 등 다섯 명의 예비후보자들이 치열한 경선전에 돌입한 상태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김상국, 우태주 후보가 가세했고, 일부 군소정당과 무소속 출마자들도 나올지 모르니 최소 3~4파전이다. 용인시장 선거 판세는 사실상 정당지지율이 가름할 것이다.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판세가 끝난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높은 정당지지율은 후보군이 대거 몰리는 양상을 초래했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기에 속단은 금물이지만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 등을 감안하면 민주당 대세론엔 큰 변수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한국당 지도부의 실정과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한 이번 선거판은 민주당의 꽃놀이패다. 대신 용인시장 선거를 보면 정찬민 현 시장은 지난 2014년 수도권 50만 도시에서는 유일하게 새누리당 후보로, 당시 13명 후보 중 당선되어 재선에 도전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