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진의 BOOK소리 134 자연의 위대한 연결망에 대하여 나무의 노래 ◎ 저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 출판사 : 에이도스 / 정가 : 8,500원 한해가 저물고 있다. 연초의 확고했던 결심과 달리 이쯤이면 길 잃은 것처럼 불안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온다.자연의 일부로 살고 있는 아마존의 와오라니족은 숲에서 길을 잃으면 케이폭나무를 두드린다. 판근을 두드리면 줄기 전체가 진동하는데 이 묵직한 소리로 친구와 가족을 부른단다. 사냥꾼과 전사도 나무를 두드려 원정의 성공을 알린다. 이들의 창조 설화에 케이폭나무가 생명수로 등장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나무의 노래’가 우리의 삶을 구원해주진 못하겠지만 작은 위안은 충분히 줄 수 있을 것이다. 「숲에서 우주를 보다」의 작가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의 두 번째 자연의 이야기. ‘우리 시대 최상급 자연문학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과학적 탐구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섬세한 통찰력과 시적 감수성이 찬탄을 자아낸다. 그는 머리말에서 ‘호메로스 시대 그리스에서 클레오스는 노래로 불렸다. 개인의 삶에 대한 평가와 기억은 공기의 진동에 담겼다. 따라서 듣는다는 것은 오래 남는 것을 아는 것’이라 했다. 뭔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
<용인신문>
동서고금을 무론(毋論)하고 권력에는 늘 보복이 따른다. 물론 권력을 잡은 쪽에서는 “정치적 보복은 없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당하는 쪽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다. 권력을 이보다 더 명징하게 정곡을 찌른 말이 또 있을까. 권력에도 유통기한은 있다는 말이다. 본래 정치란 국민을 보호하고 잘먹고 잘살게 하며 더 나아가 맘 편하게 해주는 행위이다. 옛날 고리짝 아마도 호랑이 담배 물던 시절쯤에 땅을 때리며 노는 늙은이들의 세월 좋은 노랫가락이 있었다. 이 모습을 본 후대 사람이 이를 그대로 적어 전하길 격양가(擊壤歌)라 했다. 해 뜨면 일하고(일출이작日出而作), 해 지면 잠자고(일입이식日入而息), 목마르면 우물파고(착정이음鑿井而飮), 배고프면 밭 갈아 먹으니(경전이식耕田而食) 임금의 힘인들(제력우帝力于) 내게 쓸모가 있으랴(아하유재我何有哉). 내 집에서 우물 파는데 허가 받을 일도 없고, 농사를 지은들 세금 낼 것도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른바 함포고복(含哺鼓腹)의 삶이다. 길바닥에 드러누워 한 손으로는 배를 두드리며 다른 한 손으로는 땅바닥을 토닥이며 흥얼거리는 일이다
국민건강보험 용인서부지사(지사장 박춘식)는 지난 17일 취약계층 지원을 통한 나눔 경영 실천을 위해 자매결연세대인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및 지역아동센터에 먹거리와 물품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했다. 지역아동센터에는 성탄절에 아이들이 필요한 물품을 요구에 맞춰 구매할 수 있도록 온누리상품권을 전달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독거 어르신께는 간편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리가 필요 없는 육개장, 삼계탕 등 냉동식품과 화장지, 키친타올 등 생필품을 전달했다. 박춘식 지사장은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더욱 관심을 갖고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잇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며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의료혜택 사각지대에도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에 대한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용인신문 - 박기현 기자>
연 100회 석성산을 오르내리는 용인마라톤연합회 정일용 회원이 산행 중 철조망으로 인한 불편과 위험을 감지하고 용인시에 바라는 글을 전했다. 기존 주 등산로를 폐쇄하고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우회길이 어느덧 메인 등산로 역할을 하고 있다. 용인시청 뒤편에서 석성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출발 후 약2km지점 중간쯤에 기존 등산로를 막고 ‘군부대 사격 중’이란 표지판과 함께 흉물스런 철조망이 날을 세우고 있다. 석성산은 수많은 용인시민이 찾는 곳으로 아늑한 쉼터를 제공해왔다. 지역특성상 군부대와 접하고 있다는 것도 시민들은 인지하고 있다. 본인도 가끔 군부대 사격훈련으로 인해 등산을 멈추고 기다리던 경험이 있다. 산을 오르다 멈추면 리듬이 끊기기 마련이다. 특히 겨울산행의 경우 체온의 급강하로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훈련기간 안전을 위해 우회로를 만든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둘둘 말린 날카로운 철조망이 아예 주로를 막고 있어 주객이 전도됐다. 이 철조망에 대해 지난 12일 용인시 산림과에서는 군부대에서 설치한 것으로 현재 협의 중이라고 했다. 군부대가 용인시와 사전협의 없이 설치한 것은 불법시설물로써 당연히 철거 대상이란 생각이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국민연금 4차 재정추계결과 및 제도개선방안을 기초로 대국민 토론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의견을 수렴해 국민연금 재정계산의 장기전망과 제도개선 등을 포함한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 계획안’을 발표했다. 과거 1~3차 계획과 달리 국민연금 제도만이 아니라 기초연금, 퇴직연금, 주택·농지연금 등 다양한 연금제도와 연계해 정부안을 구성했다. 특히 이전 계획이 재정안정화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계획은 국민 노후소득보장과 재정안정성의 균형과 조화라는 측면에서 검토하고 급여와 가입제도 개선, 경제 및 인구·사회정책 노력 등 국민들의 공적연금 제도개선 요구를 적극 반영했으며 주요 개선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민연금의 경우 국민신뢰제고를 위한 ‘지급보장명문화’,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지역가입자(납부예외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 출산크레딧 지원강화, 유족연금 중복 지급률 상향, 이혼배우자 수급권 강화, 사망일시금 최소금액 보장 등을 개선했다. 기초․퇴직·농지·주택연금의 경우 기초연금 지급액 단계적 인상, 퇴직연금 활성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 주택연금 일시 인출 한도 확대 및 실 거주 요건 완화, 농지연금 홍보 강화, 연금제도간 연계 및
제철 맛있는 굴 먹으러 가세요~ 무슨 음식이든지 제철에 먹어야 맛도 좋고 영양가도 더 높은 건 모두 잘아시죠? 지금은 정확하게 굴 철입니다. 꼭 먹어줘야 하는데요, 굴 요리 전문점이 많지만 그 중에서 인기 많고 유명한 ‘바위꽃’을 소개해 드릴게요. 상호도 너무 예뻐서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겠더라구요. ‘石花’를 한글로 바꿔 사용하셨는데 참 잘 생각하신 것 같아요. 위치는 용인시청 바로 맞은편 큰길 옆이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살짝 언덕을 올라가야 매장이 있어서 좀 불편했습니다. 주차장도 좁지 않은 편인데 조금 불편한 구조라 피크타임에는 차들이 좀 엉키더라구요. 참고하세요. 제법 큰 규모의 ‘바위꽃’은 테이블과 개별 좌식 룸으로 되어있습니다. 조용하게 식사하시고 싶으시면 방으로 예약 잡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메뉴는 대부분 굴보쌈, 굴 무침, 굴전, 굴튀김, 굴 탕수육 등 굴 요리들이구요. 가장 인기 메뉴는 굴정식입니다. 굴정식에는 생굴, 굴 무침, 굴전, 석화와 돌솥 굴밥이 나오구요. 계절별로 석화 대신 멍게가 나올 때도 있으니 주문할 때 미리 물어보시면 좋을 듯요. 기본 찬에 어리굴젓이 들어가 있고, 기본으로제공되는 굴 미역국까지 푸짐한 한상
그리움 베리에이션 이 경 철 별거 아니에요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거 꽃이 피고 꽃이지는 거 별거 아니에요 가뭇없이 한 해가 가고 또 너도 떠나는 거 별거 아니에요 바람 불고 구름 흘러가는 거 흘러가는 흰 구름에 마음 그림자 지는 거 마음 그림자 켜켜에 울컥, 눈물짓는 거 별거 아니에요 그런데 어찌 한데요 텅 빈 겨울 눈밭 사각사각 사운거리는 저 갈대 맨몸으로 하얗게 서서 서로서로 살 부비는 저, 저 그리움의 키 높이는 어찌 한데요 해가 또 가고 기약 없이 세월 흐르는 건 별거 아닌데요. 이경철의 그리움은 우주의 운행 위에 있다. 우주의 운행으로 해가 뜨고 지는 것이 너무 당연한 것이어서 별거 아닌 것이고 사계가 오고 가는 것 또한 늘 그런 것이어서 별 것 아닌 것이다. 그럴진데 사계 위에서 꽃이 피고 지는 것이 별 것이겠는가. 그에게는 삼라만상이 별 것이 아니다. 바람 부는 것이 별 것 아니고 구름 흘러가는 것이 별 것 아니다. 그러니까 흰 구름에 마음 그림자 지는 것, 마음 그림자 켜켜에 울컥, 눈물 짓는 것이 별것 아니라고 노래하지만 눈물짓는 것이 이미 별 것이다. 왜 울컥, 눈물짓는 걸까. 사랑 때문이다. 사랑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애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묻자 공자는 답한다.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의 정치는 ‘문무지정(文武之政)’기록에 모두 있습니다. 적임자가 있어 그 사람을 들어 정치하면 되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으면 그런 정치는 못하게 됩니다. 중용 20장에 나오는 이 말을 훗날 순자는 자신의 책 순자군도(君道)편에서 이를 주석하기를 나라를 어지럽히는 군주는 있어도(유난군有亂君) 본래부터 어지러운 나라는 없나니(무난국無亂國)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은 군주의 몫이지(유치인有治人)나라를 잘 다스리는 특별한 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무치법無治法). 다만(지只) 그 인재를 얻으면 사는 거고(득기인즉존得其人則存) 그 인재를 못 얻으면 망하는 거다(실기인즉망失其人則亡). 춘추전국시대 이전에는 종법제(從法制)다. 누구든 윗자리에 연결된 끄나풀만 있으면 평생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춘추전국시대가 되면서 출세할 수 있는 오직 하나 뿐인 길이 백 갈래 천 갈래로 나눠진 그야말로 실력만 있으면 재상도 할 수 있고 심지어 군주도 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부지언不知言 무이지인야無以知人也)는 지인知人이다. 군주는 사람을
최은진의 BOOK소리 133 대중문화로 읽는 지금 여기 괴물의 표정들 우리 괴물을 말해요 ◎ 저자 : 이유리, 정예은 / 출판사 : 제철소 / 정가 : 16,000원 우린 본 적도 없는 괴물에 관한 이야기를 어린시절부터 들어왔다. 동화책엔 늘 착한 주인공을 괴롭히는 ‘괴물’이 등장했고, 결말은 늘 괴물의 파멸이었다. 왜 인간은 그렇게 다양한 괴물들을 상상까지 동원해서 만들어내고 서사를 꾸며왔을까? 이 책은 인간의 공포가 만들어낸 괴물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중매체에서 흔히 접했던 여러 괴물들을 끌어와 낯설지 않은 다양한 괴물들이 등장한다. 시대적 배경과 인간의 심리를 기초로 해석한 괴물의 본질엔 인간의 심연에 자리잡은 본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괴물들이 총동원된다. 소설, 영화, 만화, TV 드라마 등 대중문화 속 대부분 괴물은 괴기스런 얼굴을 한 채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생명체라든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우리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 존재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한 가지는 괴물은 반드시 눈에 띄는 흉측한 모습을 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 불멸하는 매혹자 뱀파이어, 워킹데드의
<용인신문>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이대흠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이마에서 북천의 맑은 물이 출렁거린다 그 무엇도 미워하는 법을 모르기에 당신은 사랑만 하고 아파하지 않는다 당신의 말은 향기로 시작되어 아주 작은 씨앗으로 사라진다 누군가 북천으로 가는 길을 물으면 당신은 그의 눈동자를 들여다본다 거기 이미 출렁거리는 북천이 있다며 먼 하늘을 보듯이 당신은 물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는 순간 그는 당신의 눈동자 속에 풍덩 빠진다 북천은 걸어서 가거나 헤엄쳐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당신 눈동자를 거치면 바로 갈 수 있지만 사람들은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고 걷거나 헤엄을 치다가 되돌아나온다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 이대흠이 말하는 북천은 지리적으로는 경상남도 하동군 북천면을 이를 것이지만‘북천은 걸어서 가거나/헤엄쳐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당신의 눈동자를 거치면 바로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노래한 것으로 보아 상상의 공간인 것이 분명하다. 북천에서 온 당신은 남을 미워할 줄 모르는 사람이어서 사랑만 하고 사랑이 깨진 후에도 아파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랑했으므로 아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더 없이 착한 사람이다. 이 작품의 압권은 ‘당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