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자유한국당 이우현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의원은 마지막까지 범죄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하지만 상고심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한 원심을 확정 판결했다. 이로 인해 용인정치사는 또 하나의 흑역사를 기록하게 됐다. 이우현 의원 개인이나 용인지역 유권자들 모두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이 의원은 고향인 용인을 떠났다가 자수성가해 낙향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첫 정치활동은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용인시의회 원삼면 선거구에 출마, 당선되면서였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용인시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같은 선거구에서 단독 출마, 무투표 당선되면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용인시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엔 집권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용인시장 경선에서 장관 출신 거물 남궁석을 제치고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했다. 하지만 당시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저조해 참패했다. 이후 대선정국에서는 열린우리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나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 실패했다. 철새 정치인이란 비판 속에서도 다시 탈당해 친박연대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의원은 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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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박신규 달맞이꽃처럼 순식간에 터져요 참지 않는 울음은 봉선화 씨앗처럼 간지럽게 뿌려요 눈물 매단 웃음은 열매 감춘 씨방보다 연하게 나무를 새긴 씨눈보다 완고하게 사철 지치지 않고 활짝, 무궁한 꽃이 피었습니다 흔들리고 주저앉을 때 귀신같이 쪼르르 달려오는 꽃은 배고프다는 그 꽃은 친히, 목젖 찢어져라 피어납니다 꽃을 품고 굽신굽신 밥벌이에 단내가 납니다 박신규는 꽃을 슬픔으로 노래한다. 꽃은 슬픔의 은유이며 상징이기도 하다. 참지 않는 울음이 달맞이꽃처럼 순식간에 터지고 눈물 매단 웃음은 봉선화 씨앗처럼 간지럽게 뿌려지는 공간에서의 울음이나 웃음은 슬픔의 다른 이름이다. 그에게 무궁한 꽃으로 활짝 피어난 꽃은 ‘열매 감춘 씨방보다 연하게/나무를 새긴 씨눈보다 완고하게’ 사철 지치지 않고 피는 꽃이다. 연하고 완고하게 피는 무궁한 꽃이라면 몸이다. 몸만이 무궁하게 피는 꽃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몸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열매를 감춘 씨방’은 연한 몸을,‘나무를 새긴 씨눈’은 완고한 몸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문장이다. 연하고 완고하게 ‘사철 지지 않고 활짝’ 피어 있는 무궁한 몸은 우리들의 몸이어서 순식간에 터지는 울음을 가진 몸이고 눈물 매단
장 미 이경림 너는 젊고 아름답다 너는 젊고 웃는다 너는 젊고 웃지 않는다 언제부터 너는 젊고 시작되었다 언제부터 너는 웃고 아름답지 않는다 언제부터 너는 웃지 않고 아름답지 않는다 그리고 너의 칠요일은 온다 아침이 오지 않는다 저녁이 오지 않는다 저녁만 시작된다 아침만 시작될 것처럼 더듬더듬 한 이파리씩 이경림은 장미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 있다. 장미를 향해 ‘너는 젊고 아름답다/너는 젊고 웃는다’라고 노래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도취 이상이다. 그러나 장미는 도취에 머물게만 하지는 않는다. 장미는 쉬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유자철망을 치고 있다. 그것이 가시다. 가시가 있어 새침하고, 새침해서 언제나 웃어주는 것은 아니다. 장미에 그녀의 서정이 얹히는 순간, 그녀는 이미 장미였으니 새침해지는 것은 그녀이기도 하다. 장미는 언제부턴가 젊었고 아름다운 사랑이 시작되었지만. ‘언제부터 웃고 아름답지 않는다/언제부터 웃지 않고 아름답지 않는다’고 아름다움의 연원과 아름답지 않음의 연원을 생각하는 것이다. 웃고 있지만 아름답지 않은 장미는 이제 아름다움의 절정을 지나기 시작한 장미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 했으니 장미인들 다르겠는가. ‘아름답지 않는다’는 문장은
‘국회의원을 밀어?’ 어느 국회의원이 했다는 지극히 짧은 단발마 탄성은 말의 인플레이션을 느낀다. 아니 권력 맛에 기울어진 인성의 정체성에 대한 절창이란 생각이 든다. ‘사람을 밀어?’라고 했어도 그 두려움은 만만찮았을 텐데 ‘국회의원을 밀어?’라는 말 한 마디 속에는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 따라 가공할 수 없는 공포로 다가올 수도 있다. 힘없고 그야말로 들풀보다 더 여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들이 한 표씩 찍어줘서 저들은 국회의원이 됐다. 선거 때는 코가 땅에 닿도록 굽실거려가면서 세상에 이보다 더 착하고 이 보다 더 예의바른 사람은 아마도 없을거야라는 듯이 한 표를 위해 온갖 겸손과 갖은 아양을 떨때가 있었거늘. 이젠 금뺏지 달았으니 적반하장 플러스 안하무인격. 의원님 됐다 이거지? 이런 보도를 접할 때마다 뒷맛이 개운치 않다. 아니 일주일 내내 기분이 나쁘다. 또 다른 어느 국회의원은 누군가에게 인간으로서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 부었다 한다. 당사자는 모멸감에 치를 떨며 하소연은커녕 찍소리도 못 내고 서둘러 사표를 쓰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권리이리라. 해당 국회의원은 사과문 몇 자 읽고는 ‘뭐 어쩌겠어. 대한
취산화서聚散花序* 송재학 수국 곁에 내가 있고 당신이 왔다 당신의 시선은 수국 인 채 나에게 왔다 수국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잠깐 숨죽 이는 흑백사진이다 당신과 나는 수국의 그늘을 입에 물 었다 정지 화면 동안 수국의 꽃색은 창백하다 왜 수국이 수시로 변하는지 서로 알기에 어슬한 꽃무늬를 얻었다 한 뼘만큼 살이 닿았는데 꽃잎도 사람도 동공마다 물고 기 비늘이 얼비쳤다 같은 공기 같은 물속이다 * 수국의 꽃차례는, 꽃대 끝에 한 개의 꽃이 피고 그 주위 가지 끝에 다시 꽃이 피고 거기서 다시 가지가 갈라져서 그 끝에 꽃이 핀다. 송재학은 꽃차례에 남다른 관심이 있다. 미시적 풍경에 대한 그의 애정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서정적 이미지의 운용에 남다른 미학을 보여온 그는 수국의 꽃차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나는 지금 수국 곁에 있다. 수국의 공간을 고유한 나는 이미 수국이기도 하다. 수국에 시인의 시선이 머물기 시작하면 시인의 서정이 투사된 것이어서 수국과 시인은 등가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 개입되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다. ‘당신의 시선은 수국인 채 나에게 왔다’고 노래하는 것으로 보아 당신은 오면서 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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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43 1만 년 성의 역사를 민낯으로 마주하라. 에로틱 세계사 ◎ 저자 : 난젠 & 피카드 / 출판사 : 오브제 / 정가 : 18,000원 몰랐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섹스에 병적 아니, 광적으로 집착해왔다는 사실을. 또 1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현재 우리보다 더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적극적이었다는 걸. “동굴 벽에 포르노그래피를 그렸고 파피루스에 음담패설”을 썼던 호모사피엔스의 1만 년 동안의 성 연대기. 인류가 역사에 남긴 수많은 유물과 문헌, 사건, 사례를 보여주면서 1만 년 동안 끊임없이 변화하며 지속되어 온 인류의 성 문화를 심도 있게 조망한 책. 독일의 젊고도 뜨거운(?) 저널리스트 그룹인 난젠&피카드의 발칙하고도 유쾌한 성이야기. 그들은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요즘엔 욕정을 억누르는 자들이 교무실이나 풍기 단속반 혹은 사제관에 있지 않고, 우리의 머릿속에 있다.”고. 인류의 출현부터 철기시대, 헬레니즘 로마 시대, 중세, 르네상스 시대, 계몽주의 시대, 혁명의 시대, 세계대전과 학살의 시대, 냉전 시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남긴 문헌과 예술 작품 등에서 유추 또는 확인할 수 있는 당대의 성 풍속을 중
용인을 상징하는 ‘용인8경’이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시 관광과는 이를 위해 선정 자문단을 구성했고, 이미 2차례 회의를 한 상태다. 늦어도 오는 10월까지는 재선정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었기에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용인8경’은 지난 2001년 본지에서 용인시에 제안, 용인시가 민·관 전문가들을 포함한 10여명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렇게 구성된 ‘용인8경 선정위원회’는 2년여에 걸친 시민 추천과 후보지 답사 등을 통해 2003년 5월9일 최종 확정 발표했다. 이때 선정된 8경이 △성산일출(구성) △어비낙조(이동) △곱든고개와 용담조망 △광교 설경(수지) △선유대 사계(양지) △조비산(백암) △비파담 만풍(모현) △가실 벚꽃(포곡) 등이다. 당시 본보에 따르면 시는 난개발 오명을 씻고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8경 후보지를 추천 받았다. 또 선정 위원들은 후보지역의 4계절 풍경을 답사·확인한 후 최종 심의를 통해 결정했다. 아울러 용인8경을 확정 발표하면서 사진공모전을 비롯해 표지판·포토존을 설치하고, 진입로와 편의시설을 확충은 물론 8경 확정지에 대한 경관훼손 방지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리고,
깔끔한 돼지국밥에 부추무침 척~ ‘환상궁합’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기흥구 수원·신갈IC 근처에 위치한 토박이 밀양 돼지국밥입니다. 보통 돼지국밥이라고 하면 냄새 때문에 꺼리는 분들이 많은 음식! 아무리 잡내를 잘 잡았다고 해도 살짝 냄새가 나기 마련이라 크림도 거의 찾지 않는 음식인데 토박이 돼지국밥은 워낙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혹여 국밥에서 냄새가 나 못 먹더라도 일품 등갈비가 있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큰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고 간판도 아주 커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주차는 매장 바로 앞 가능하고 식사시간에는 복잡하다고 하는데 주차관리 잘해주셔서 걱정 없겠더라고요. 언제 오픈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고요.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해서 피크 타임에는 신발 분실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소문난 맛집답게 메뉴는 선지 해장국, 돼지국밥, 부추수육, 숯불등갈비 네 가지로 아주 단출해요. 모든 테이블마다 커다란 등갈비 화로가 놓여있어서 돼지국밥만 먹으러 가도 등갈비까지 저절로 주문하게 되겠더라고요. 처음 방문이라 시그니처 메뉴 두 가지 돼지국밥과 숯불 등갈비 주문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배추김치, 무김치, 백김치, 동치미 네 가지와 돼
나무 아래 고요히-오규원 선생님을 그리며 임후남 소나무인가, 굴참나무인가 발목에 달고 있는 작은 번호표만 보느라 미처 그것들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 이젠 돌아가야지 다시 길을 물어 와야지 앞으로도 뒤로도 젖은 나무들이 길을 가로막는다 맞아도 아픈 것은 나무가 아니라 비다 그래도 나무들아, 누가 그를 잠재우고 있느냐 돌아서서 소리치려는데 그의 이름이 빙긋이 웃는다 이름표를 가슴에서 찾아야지! 큰 소나무가 이름표 하나 달고 물기 머금은 몸을 열어 제 집에 잠든 그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진흙투성이 내 신발을 닦아주고 있다 임후남은 오규원의 서울예대 제자다. 스승의 수목장지를 찾아가 나무에 매단 번호표를 확인하는 중이다. 나무의 발목에 스승의 번호표는 달려 있을 것이지만 나무들은 번호표를 선듯 내어놓지 않는다. 제자의 안타까운 마음은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 ‘다시 길을 물어 와야지’에 이른다. 그렇게 다시 오르는 영혼들의 숲에는 ‘앞으로도 뒤로도/젖은 나무들이/길을 가로막는다’. 젖은 나무는 스승의 은유일 것이다. 스승은 제자의 눈물을 차마 볼 수 없어 되돌려 보내고 싶었는지 모를 일이다. 나무들은 비에 젖어 숙연하고 스승의 영혼이 숨쉬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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