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행정은 행위의 과정과 결과로 평가를 받는다. 행정 책임자의 능력도 그걸로 검증된다. 용인 공세동에 제2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며 2년 간 공을 들인 네이버가 지난달 계획을 백지화한 것은 시 행정의 무기력, 시장의 역량 부족에 기인한다. 네이버가 염두에 둔 부지 주변의 주민들이 불안감을 나타낸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전력과 냉각수를 대량 소모하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인근 주민들과 주변 학교 학생들이 유해 전자파나 환경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그 동네에 사는 주민들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주민들이 모여서 반대의 깃발을 든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행정은 어떠해야 하는가. 주민 불안에 근거가 있는지, 괴담은 없는지, 걱정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시설의 공익성을 살려 주민 삶과 조화시킬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관련 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또 주민·사업자와 소통하며 접점을 찾고 ‘윈-윈’할 수 있도록 중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용인시는 이런 행정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시의 무능과 방관에 실망한 네이버는 다른 곳에서 사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 네이버에 손을 내민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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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용인시민청원은 용인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두드림’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중 용인신문 편집국 자체 검토를 통해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용인신문사에 보내준 민원성 글도 게재 가능합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경부 고속도로 신갈‧수원IC를 나오면 용인의 얼굴이자 처음으로 들어서는 길목이 신갈 5거리입니다. 시장님은 이 곳을 지나보셨다면 창피하지 않았나요? 시의 입구이자 얼굴이지만, 노후 지역으로 방치된 곳. 오거리를 중심으로 인근 구도심은 학교 주변임에도 술집과 모텔, 혼잡한 도로, 노후 주택 등이 방치돼 있습니다. 이 곳 초등생들은 술먹은 사람, 모텔에 드나드는 사람, 노래방에서 술먹고 나오는 남녀, 술 먹고 한국인에게 행패부리는 외국인 등을 매일 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학교 선생님들이 포기한 동네라 할까요? 외국인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한국인은 무서워 외출도 못하는 동네. 상황이 이러니 부모들은 아이를 밖에 내보내지 못합니다. 이곳을 재정비 한다고 예산을 들여 폐교될 학교에 수영장과 주차장, 체육시설을 한다는데, 차라리 그 돈을 보태서 재개발을 검토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정치도 모르고 이곳에
[용인신문] 흔하게 마주쳐지지도, 그냥 가볍게 지나쳐 지지도 않는 소녀상. 오늘은 기다리던 비가 내려 뜨거웠던 어깨를 식혀주려나 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소녀상 앞에 섰다. 하지만 소녀상의 볼에는 빗물대신 눈물이 흘러 표정이 무겁게 내려 앉아 있었다. 복잡하게 얽힌 한일 관계와 며칠 전 소녀상에 침을 뱉었다는 한국인 보도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아 되돌아섰다. <글/사진: 황윤미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용인시는 도시변화 속도만 본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빨리 급성장한 도시 중 하나다. 도시 형성 과정은 부침도 많았지만, 아직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사상 초유로 난개발 도시라는 불명예까지 얻은 어정쩡한 도농복합시. 불과 20~30년 사이에 원주민 비율이 10%대로 떨어졌으니 상대적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급격한 도시변화를 온전하게 지켜본 시민들은 차라리 유구무언이다. 정부의 주택 정책에 따른 도시개발과 부동산 투기 심리를 온몸으로 겪었기 때문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상대적 박탈감 또한 적지 않았으리라. 도시 공동체가 아파트 블록화 내지, 주택단지화 되면서 사실상 신공동체에 대한 희망이 없어졌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부분의 용인 사람들은 주택 때문에 외지에서 이사를 왔다. 아파트 유목민들은 일자리와 잠자리를 오가며 도시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래서 온전한 지방자치를 논하긴 사실상 쉽지 않은 전형적인 베드타운이다. 그러니 용인시에 대한 애정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시민의식이나 정주의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신유목민들은 부동산, 학군, 직장 등에 따라 이사를 다닌다. 신도시 지역이 빨리 안정화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상
무더위 굿바이… 입에 착 감기는 ‘냉우동’ [용인신문]지난주 초복도 지나고 한여름 정중앙.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음식만 생각나는데요. 용인에 입에 착 감기는 맛있는 냉우동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기흥 동백에 위치한 ‘미락제면1941’. 2층 단독 건물이고 찾길 가에 자리 잡고 있어 우동 맛보러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아요. 주차는 1층에 6~7대 가능한데 동물병원과 함께 사용해서 만 차일 경우에는 길 건너 공영주차장 이용이 가능합니다. ‘미락제면1941’은 2층만 사용하는데 입구가 외부 계단과 내부계단 두 곳으로 이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내부계단이 좀 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실내는 빨간 의자 덕분(?)에 분식집 분위기구요, 오픈 주방에 직원분들은 주방에서만 일하셔요. 그래서 주문도 자판기에서 하고 픽업과 식사 후 그릇 반납까지 꼭 잊지 않고 해야 해요. 식기류와 기본 반찬도 자그마한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이용하면 됩니다. ‘미락제면1941’은 동백에 오픈한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1941년 대전에서 오픈해 현재까지 3대째 영업해온 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에요. 대전에서는 소문난 맛집으로 사랑받는 곳이고,
최은진의 BOOK소리 147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감성에 젖고 싶을 때 밤하늘 아래 ◎ 저자 : 마스다 미리 / 출판사 : 애니북스/ 정가 : 10,000원 [용인신문]밤하늘의 아름다움과 우주의 경이로움에 눈을 뜨게 되었다면 늙고 있다는 증거! 아니면 아직 어른이 되기 전이거나. 어린 시절 호기심에 찬 눈으로 올려다보던 밤하늘을 다시 찾을 때 이미 인생은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삶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나는 천문학, 물리학 같은 학문을 하면서 삶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얼마나 행운인지 몰라!”라는 어느 천문학자의 말처럼. 마스다 미리의 감성 폭발하는 그림에 곁들인 소소한 일상의 얘기를 들으며 뜨거운 여름밤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낸 우주 이야기. 친근한 만화와 따뜻한 이야기로 특별한 것 하나 없는 우리 일상을 감성적으로 잘 풀어내는 작가. “우주에는 무수한 별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 별들 아래에서 우리들은 일생을 살아갑니다. 끝없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존재이지만, 우리
[용인신문] “용인 시장님이 너한테 축하 카드를 보냈네” 카드를 건네자 딸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나를 쳐다봤다. 발신인은 용인 시장이었고 올 해 성년이 된 딸을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어떻게 보면 형식적인 축하 카드일 수도 있지만 그 카드를 읽은 딸의 표정은 밝아졌다. 공식적으로 성년이 되었음을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치열한 입시를 치르고 대학생이 된 딸은 미성년이던 시절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급하게 누리기 시작했다.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가 잦아졌고, 귀가 시간은 자꾸 늦어졌다. 미성년으로서 금지되었던 많은 것들이 해제되면서 성인이 된 의무보다는 권리만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딸에게 자유와 방종을 운운하며 잔소리를 해대곤 했다. 그런데 시장이 보낸 축하 카드를 보며 정작 엄마인 나는 딸이 성년이 되었음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여전히 딸을 고등학생 취급하며 구속하고 있었다. 딸은 이제 시장으로부터 성년 축하 카드를 받을 만큼 커버렸는데 엄마의 생각은 딸을 성년으로 생각할 마음도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할 마음도 없었던 것이다. 자녀가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면 부모들은 감격하며 입학식에 참여한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의
몽유운무화 이원규 몸이 무너져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너무 쉬운 여자는 지루하고 너무 뻔뻔한 남자는 지겨워서 저잣거리는 침침하고 산중 헤매는 것도 심심해서 7년 동안 모터사이클 타고 별종 위기 야생화를 찾아다녔다 바위 뒤에 숨은 아이 산그늘 깊이 무너진 남자 아예 얼굴을 지워버린 여자 안개 치마를 입고 구름 이불 덮어쓴 몽유운무화夢遊雲霧畵 저 홀로 훌쩍이는 꽃을 찾아 지구에서 달까지 38만 4300킬로미터 오지의 야생화들이 병든 나의 폐를 살렸다 이원규는 지리산 시인이다. 어느 날 기자로 일하던 서울살이를 훌쩍 떠나 지리산으로 숨어들어 21년째 살고 있다. 1990년 청사민중시선으로 출간된 시집 『빨치산 편지』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그럴줄 알았다 했을 것이다. 그는 이번에 시사진집 『그대 불명의 눈꺼풀이여』와 시집 『달빛을 깨물다』를 동시에 출간했다. 지리산의 밤과 달과 별과 야생화와 바람과 숲과 계곡을 모터사이클의 굉음과 마음의 렌즈로 담아낸 서정적인 시편들이다. 시집을 받고 인사동, 출판기념회에 가겠다 약속하고 지키지 못한 것을 이 지면으로 대신한다. 몸이 무너져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야생화였다. 일상이 지루하고 지겹고 심심해서 모터사이클을 타고 지리산을
[용인신문]순자(荀子) 성악(性惡) 장 첫줄은 이렇다. 사람의 성품은 악하다(人之性惡). 그것이 선한 것은 가짜다(其善者僞也). 이를 삶속에서 증명해 준 여인들이 있었으니 세상은 이를 갑질삼모녀(甲質三母女)라 불렀다.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한 여자는 부자 남편을 두었고, 두 여자는 부자 부모를 두었다. 암튼 생전에 그녀의 남편이자 그녀들의 아비는 그런 처와 딸을 둔 탓에 온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리기도 했다. 그걸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었다. 맹자는 시경의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가 헤아려야 한다<타인유심他人有心 여촌도지予忖度之 맹자양혜왕장구상>고 했다. 가진 거라곤 돈이 전부인 저들로서는 남을 돌아본다는 것은 사치를 넘어 범죄행위로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맹자의 생각은 달랐다. 측은한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無惻隱之心 非人也). 부끄러운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無羞惡之心 非人也). 사양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無辭讓之心 非人也). 옳고 그름의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無是非之心 非人也). 맹자 공손추장구상의 이 말은 ‘사람이 사람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용인신문] 얼마 전 용인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에 있는 스승 댁을 오랜만에 찾았다. 서울 유명 사립대 총장까지 지내다 내려와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는 곳이다. 단지 앞에는 용인농촌테마파크가 넓게 펼쳐져 철마다 꽃을 거저 완상할 수 있는 곳. 이른 뙤약볕 자운영 꽃 둔덕 아래 우산만한 연잎이 짙푸른 그늘을 드리우며 금방이라도 꽃을 피울 것 같았다. 그래 요즘 사는 재미 어떠시냐 물으니 처음엔 낯설고 새로워 좋았는데 이젠 낯익고 친밀감 있어 좋으시단다. 한 10년 살다보니 이웃도 생기고 동호회며 마을모임에도 나가 즐겁게 보내신단다. 그런데 요즘 땅값, 집값이 두 배, 세 배 너무 올라가며 혹 이 좋은 공동체가 사라질까 염려스러우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원삼면에 들어서기로 확정되며 땅값이 오르리라는 건 알았지만 너무도 급히 뛴다는 것. 특히 외지인들이 돈 싸들고 훑고 다니며 공동체 인심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판교 벤처밸리를 문자 그대로 조그만 골짜기 촌으로 만들 세계 최첨단 반도체산업 집합단지를 필두로 지금 용인은 개발호재로 한창 부풀어 오르고 있다. 마북·보정 플랫폼시티 정부 수도권3기 신도시포함이며 용인경전
[용인신문] 아파트 상가에 얼마 전 개업한 생선구이 집입니다. 요즘은 집에서 생선들을 잘 굽지 않아서인지 주인 솜씨가 좋아서인지 북적 댑니다. 그런데, 며칠 전 식당 문앞에 붙은 안내문을 보는 순간,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저출산시대에 온 동네 사람들이 축하해야 할 일입니다. 개인 사정으로 ‘휴업’한다 안해서 대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이 젊은 주인은 아이 하나를 키워내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단걸 아는 지혜로운 청년입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서 건강하게 자라길, 또한 사업이 번창하길 기원합니다. <황윤미/ 본지 객원사진기자>